단편 | 작가의 끄적끄적..

'그' 날 이야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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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야기_






















함께 가던 정국이 나를 멈춰세웠다. 이제 막 봄비가 내리고, 멈추며 초봄이 시작할 듯 말 듯 바람부는 날씨에 나는 팔을 쓸어내렸다. 이에 정국이 말했다



"춥냐." 정국


"살짝."


딱딱하게 이어져만 가던 대화가, 내 한 마디에 멈췄다.


"와아.." 


"...."


"근데, 왜 멈춰?"


"아니야, 그냥..빨리가기나 하자."


"그래."



정국의 도움에 가까스로 버스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있잖아."



한 마디 툭 뱉은 주아에 의해 정국은 다른 곳에 있던 눈을 주아에게로 돌렸다.


"뭔데."


"이제 내가 갈게, 그러니까.."


"됐어, 잘 가지도 못하면ㅅ.."


내가 말을 이으려하자 누나가 내 말에 끼어들었다. 이런 적 없었는데, 이 누나는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던 사람이었는데. 


"나 갈 수 있어, 괜히 그런 취급하지 마."


"갑자기 왜 그래. 내가 도와주는 게 싫어?"


"아니, 그냥..이제 나 혼자해도 될 것 같아."


"야, "


누나이지만, 야라고 부를래. 그냥..친근감 들게.


"누나보고 야가 뭐야?"


"됐고, 이모가 나한테 부탁해서 하는거야 ."


"그래 너는 우리 엄마가 부탁 안 하면 안 할거잖아. 그래서 이제는 너 안 귀찮게 내가 할거라고."


"내가 언제 귀찮다고 했어?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


"야 전정국, 나는 말야 너가 없을 때 수천번 수백번 넘어져도 아직까지 휠체어가 안 익혀져도 다시 일어났어. 너가 없을 때도 잘 했다고. 괜히 내가 불쌍하니까 동정하는 마음에 싫은 내색 하는 척 안 하는 척 하면서 나 도와주는거잖아."


"내가 아무리 장애인이고, 몸이 힘들지만 나 혼자 할거야 이제. 무시하지 마. "


"누나, 난 그런 거 아니ㅇ.."


"네 눈빛에 다 써있어. 그렇다고."


"하아..누나 그리고 어딜봐서 누나가 장애인이야? 그냥 다리가 잘못된 거 뿐이잖아, "


"너 못 들었어? 내 다리 못 고칠 수도 있대. "


"뭐...?"


그렇다 주아 누나는 다리를 다쳤다. 크게..아주 많이, 그래서 몸에 맞지도 않은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간신히 움직인다. 주아 누나는 내 친누나가 아니다. 어릴 때부터 가장 친하고 가깝게 지냈던 누나다.


"그걸 왜 이제 말해..!"


"내가 다릴 다치고 나서, 얼마나 많은 동정과 불쌍하다는 눈빛을 받았는 지 알아? 근데 네가 그런 눈빛을 하고 나에게 전처럼 대하지 않고 딱딱하게 대할 때면 내 자존감이 바닥에 내리쳐서 미치겠어..!!"

"적어도 너만큼은 그러면 안되는거잖아..그런거잖아..!!"


"나 사실 , 이 바닷가 나 혼자 왔었다? 저번에."


"누나, 저번에..늦게 들어왔던 그 날에 이 바닷가에 있었어?!"


"그래,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아서 그게 너무 짜증났어. 너가 저번에 친구들이랑 바닷가 놀러갔다 왔다고 했을 때, 나는 속으로 얼마나 부러워 했는지 알아? 그래서 그냥 내 힘으로 가봤어. 가는 동안 사람들의 미지근한 눈초리에 힘들었고, 올 때..올 때..."


"얼마나 힘들었는 지 몰라."



"어떻게든 가까이서 바다 보겠다고 모래사장까지 들어가서, 거기서 나오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사람들 도움 받기는 싫어서 일부러 산책하는 척도 해봤고, 여기서 길 잃어버려서 혼자 더운 땡볕에 돌아다니기도 했어. 몸은 힘들었는데 그냥 이러고 있는 내가 답답하지 않고 시원했어. 파도처럼."


"근데 들어왔을 때 가족이랑 니가 나한테 뭐라고 했는데..그 뒤로 넌 나를 감시하듯 했잖아. 숨막혀 정국아. 나 그만 놓아 줘.."



"...."




작년 여름 날, 누나가 다리를 다치고 우울해 했던 그 더운 날. 오랜만에 우리 가족과 누나 가족이 모여서 낯선 곳에 놀러간 날 , 누나는 소리없이 사라졌다. 휴대폰은 숙소에 두고 갔었고 다들 금방 오겠지 라며 누나를 기다렸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도 들어오지 않자 모두 난리가 나서 누나를 찾아다녔다. 나는 혹시나 누나가 나쁜 일에 휘말리진 않았을까. 누나가 어디서 아파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과한 생각에 누나를,


감시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나에겐 누나가 너무 소중한 존재였기에..누나가 아픈 게 죽어도 싫었기에..근데 이 생각이 누나에게 족쇄가 될 지 몰랐다. 




"바보.."



"뭐..?"



"나 바보네...누나가 힘들어 한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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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옆에서 버스가 몇 번이나 지나갔고, 파도가 몇 번이나 쳤는 지 모르겠다. 우리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평소와는 다른 눈빛으로 보았다










"내가 미안해 누나..나는..그냥..누나가 너무 소중해서..그런, 건데..진짜 미안해...누나가 나보다 더 아팠을건데...더 힘들었을건데...이해 못해줘서 미안해.."



"...정국아.."



"누나, 앞으로는 '그' 날 같이 아픈 일 없게 할게..미안해 누나.."




소중하고 친해서 이렇게 해도 된다는 착각에 나를 넣어두고, 누나를 잡아뒀던 것 같다.




나에게 누나는 너무너무너무 진짜...소중하고 좋아하는



그런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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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및 장애인을 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작가가 상상한 소설이고 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이번 화는 정국의 시점에서 써봤어요! 주아가 바닷가에 혼자간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감정일까 생각하면서 적어보았답니다 :-)

오늘 학원에서 책 읽는데 이 소재가 생각나서 바로 단편에 쓰러왔어요, 썰ㄹ 최신화 공지에서 자주 못 온다고 했었는데 단편은 가끔씩 올 것 같습니당..!





















'그' 날 이야기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