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원래 다른 사람 하려했는데.. 그림이 곧 전정국
고 1, 미술학원에서 처음 너를 만났어. 알고보니 우리반 전학생이더라. 우연히도 난 너와 짝이 되었고, 취미도 그림으로 같았던 우리는 쉽게 친해질 수 있었지.

"나아미~~"
"교실 안들어가고 뭐하고 있어?"
"너도 마중나올 겸, 복도 풍경이 좋길래. 그림그리려고"
"오 진짜? 나랑 같이 그리자"
너의 그림을 처음 봤을때, 나는 엄청 놀랄 수 밖에 없었어.
실력이 진짜 대단했거든. 정말, 정말 대단했어. 표현할 수 없을만큼 말이야. 난 네가 친구로서 정말 좋았어. 나와 함께 그림으로 소통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다는게 기뻤거든. 그래서 널 가까이 했어. 매일 보고싶어 하기도 했고.
네가 아파 학원을 빠지는 날이면, 나도 같이 수업을 빠져 내 집이 아닌 너의 집으로 갔어. 그때 네가 자취를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지.
"흠.. 어떻게 그리지"
나는 주로 실제 풍경에 내 상상을 겹쳐 그려넣었어.
정국이 네가 이걸 보고 칭찬을 많이 해줬었지.
"마음이 가는 대로 그리면 되는거지"
습관대로 이 말을하면 넌 항상 이렇게 대답하곤 했어.
나는 그렇지, 라고 답한 후 네 그림을 쳐다봤어.
진짜ᆢ 멋지더라. 어떻게 고등학생이 이런 그림을 그려 낼 수가 있을까. 이건 단순한 그림이 아니었어. 나는 그때 네가 정말 화가 같았어. 그런 널 보고 내가 그림을 더 열심히 그리게 되었나봐.
나는 항상 너에게 그림을 배우고 싶어 했어. 너는 누군가를 가르칠 만큼의 실력이 되고도 남았거든. 그래서 한번은 내가 말을 했지. 어떻게 그림을 그렇게 그리는지 물었어.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매일 이거더라. 나는 그리고싶은대로 그리는거야. 나의 그림을 따라하지 말고 너만의 그림을 만들어야지.
나랑 같은 나이인데도, 난 네가 어른스럽게 느껴지더라. 그때부터 나도 나만의 그림을 찾기 시작했어. 네 덕분에 어느샌가 그림이 크게 성장한 것 같았어. 난 뛸 듯이 기뻐했어. 너의 방식대로 나만의 그림을 완성했거든.
나는 바로 너에게 자랑하려고 너의 집에 찾아갔어.
딩동-
초인종 소리가 나자마자 문이 열리더라.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맞이하는 네가 보였어.
그림을 소중히 손에 들고 너부터 달려가 꼭 안았지.

"기다렸어"
너의 한마디가 나는 그렇게 좋더라.
우리는 집 안으로 들어갔어.
"정국아, 이것 봐!"
나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그림을 보여줬어.
"나 이번엔 잘했지? 저번에 네가 그랬잖아.
너만의 그림을 그리라고"
"뭐야...? 나 감동받았어..."
내가 그렸던 그림은 바로 너와 내가 나란히
벚꽃나무 아래 앉아있는 그림이었어.
행복하게 웃고있는 표정까지.
"히히 뭘...선물이야 가져!"
"응? 아냐 괜찮아ㅋㅋ 원래 첫 명작은 자기가 갖고 있어야지.
안그럼 나중에 너 후회한다? 이건 가지고 있어."
"치.. 너한테 주는건데 내가 왜 후회를 해.
그럼 나중에 다른 것 그려줄게!"
"고마워. 대신 이걸로 찍어갈게."
너는 이렇게 말하고 서랍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꺼내왔어
그리곤 내 그림을 찰칵. 찍어냈지
사진이 출력되고, 넌 사진의 귀퉁이에 작은 구멍을 내어
끈으로 고리를 만들었어. 그리고 항상 가지고 다니던
가방 지퍼에 매달았지.
"우와. 매일 볼 수 있겠네?"
"응. 이렇게 놔두면 돼"
"정국아. 우리 같이 영원히 그림 그리자! 어때?"
"...미안. 오늘이 마지막이야"
"뭐라구..? 갑자기 네 목소리가 작아져서 안 들렸어"
"아무것도 아니야. 집 놀러온 김에, 영화라도 보고 갈래?"
"지금 늦은 밤인데?"
"괜찮으면 자고 가."
"그래..! 근데 어떤 영화?'"
"몇년 전 영화인데 로맨스 영화야."
"재밌겠다."
"그럼 보는거다?"
"응!"
"여기 초콜릿 있으니까 먹어."
"고마워"
우린 소파에 붙어 앉아 가만히 영화를 감상했어.
.
.
.
"남주 박력봐..."
"여주 완전 이쁜데"
나는 정국을 바로 쳐다보았어.
아니, 거의 째려보다시피 한 거지만.
"이런 외모지상주의"
"너도 이쁘면서."
나는 너의 그 말에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푹 숙였어.
넌 그것 가지고 계속 날 놀리더라.

"어어~? 홍당무다ㅋㅋ"
"아니거든...."
ㆍ
ㆍ
그리고, 영화가 끝나갈 즈음.
피곤했던 나는 그만 잠이 들었어.
정국이 네 어깨에 기대서 말이야.
"잘자, 아미야.
조금 더 놀고싶었는데..."
그게 내 귓가에 마지막으로 어렴풋이 들렸던 네 목소리였어.
다음 날, 나는 잠에서 깼어.
난 분명 어제 소파에서 잠들었었는데, 깨보니 침대더라.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고, 거실로 나가 네 이름도 불러봤지만
집엔 아무도 없었어. 주변이 너무 조용했어.
그러다, 탁상에 올려진 쪽지를 발견했어.
- 아미야, 미리 말 못해서 미안해.
앞으로도 캔버스에 너만의 그림을
가득 그려넣길 바라. 나 없어졌다고
슬퍼하지말고, 우리가 인연이라면
나중에 또 만나자 . 나 영원히 사라지는거
아니다 ㅋㅋ 만약 그때가 온다면 널 계속
기다릴게. 나 너무 찾아다니진 말고.
진짜 우리 다시 만나게 되면 이건 필연이라고
생각할게. 나 잊지말고 언제나 기억해줘. 혹시라도
나 찾다가 지치게 된다면, 외국에서 만나. 이걸로 힌트는 다 줬다.
너라면 꼭 눈치채길 바랄게. 네 말, 나도 기억하고있어.
사랑해-
"뭐야...."
진짜 뭐야 전정국. 왜 슬픈건데. 얘도 나 좋아했어?
근데 왜..왜 도대체 어딜 간 거야?
이렇게 이제서야 마음 밝혀놓고. 사람 심정 흔들어놓고
이렇게 그냥 가는거야?
"....2년 짝사랑 허무하다."
그럼에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어. 꼭 너와 다시 만나겠다
다짐했지.
"내 말을 기억하고 있다고?"
......
....아....
같이 영원히 그림그리자는 말?
💗손팅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