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당신과 함께
| 04_접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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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V가 뭘 뜻하는 걸까...'
그 남자에게서 V라는 글자를 발견한 여주는
계속해서 생각해봤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이니셜..? 아니면 암호같은 건가..'
"누나, 나 왔어!"
아버지의 회사에서 돌아온 정국이 여주를
불렀지만 깊은 생각에 잠긴 여주는 듣지 못했다.
"어.. 여주누나?"
정국이 다가와서 눈 앞에 손을 흔들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여주가 대답했다.
"아아, 정국이 왔어?ㅎㅎ"
"흐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했어?"
여주의 상태를 이상하게 여긴 정국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아..ㅎ 별거 아니야, 우리 뭐하고 놀까?"
여주는 그 남자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지만,
혹시나 정국이 걱정할까 말을 돌렸다.
"흐음.. 알겠어. 아, 누나 배 안고파?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여주가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챈 정국은 바뀐 화제에 맞춰주었다.
"응, 배고프다. 빨리 가자.ㅎ"
여주와 정국이 카페를 나와 어디론가 향했고,
여주는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누군가 카페 골목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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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른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카페 골목에 숨어 여주를 지켜본 남자는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여주의 동선을 전달했다.
"옆에 한 남자가 같이 있었는데
JK그룹 아들로 보입니다."
"예, 지금 돌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뚝-
"하아.. 왜 또 이런 짓을 시키는거야..."
남자는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골목 밖으로 나섰다.
그때였다.
"아윽-!"
그 남자는 골목 밖에 숨어있던 정국에게 두 팔을
제압당해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윽.. 너 뭐ㅇ..! ...전정국..?"
그 남자는 누군가 지켜보는 것 같다는 여주의 말에
확인 차 온 정국을 보고 당황한 듯 보였다.
"..너 이름이 뭐야."
"...민윤기."
"누구한테 보고한 거지?"
"...."
민윤기. 그 이름 석 자 외에 다른 정보는
말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럼 이거 하나만 묻자, 나 따라온거야?"
잠시 고민하던 윤기는 이 정도는 말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그럼 여주누나를 따라왔다고?"
끄덕-
윤기는 할 수 있는 대답은 다 해주면서도 이 상황에
불만이 많은 듯 뾰족한 눈빛으로 정국을 쏘아보았다.
"..번호."
"내가 왜."
지금 자신이 제압되었다는 사실을 잊은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당당한 대답이었다.
"번호만 알려주면 이거 풀어줄게."
"....."
윤기도 이대로 잡혀있기는 싫었는지, 정국의 핸드폰에 번호를 입력한 뒤 온갖 욕설을 하며 골목을 나갔다.
✦✦✦
정국이 윤기를 만나 정보를 얻어내려 애쓰는 사이,
혼자 남아있던 여주는 안절부절했다.
"무슨 일 있나.."
그때, 갑자기 여주의 앞에 차 한 대가 멈춰섰다.
"...?"
차를 잘못 세웠다고 판단한 여주는 뒤를 돌아
정국에게 가보려고 걸음을 옮겼다.
"이여주!"
누군가 여주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여주가
뒤를 돌아보자 수트를 입은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누구세요?"
여주는 선글라스를 쓴 남자를 이리저리
쳐다봤지만 누구인지 못 알아보는 눈치였다.
"헐.. 나 기억 못해? 서운하네..."
시무룩해진 남자의 모습에
당황한 여주가 어쩔 줄 몰라했다.
"어, 음.. 그게, 이름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선글라스를 벗은 남자가
여주와 눈을 마주치며 대답했다.
"정호석,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