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9장. 죽고 싶다.>
태형선배에게 내 사정을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태형선배 역시 그들과 똑같은 행동을 해버리면 어떻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난 아무것도 아니라며 말을 돌렸고, 그에게 늦은 시간에 불러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뒤돌아갔다. 그 순간 그는 다급하게 내 손목을 붙잡았다.
"뭔 일 있으면 꼭 말해줘.지은아"태형
그의 말에 내 심장은 덜컥 내려 앉는 것 같았다.지금 당장이라도 말하고 싶지만 몸이 안따라줬다.그는 내 손목을 스르륵 풀고는 제 갈길 갔다.몸은 내 생각대로 안 움직였다. 한걸음 한걸음 집으로 가는 걸어가는 내 몸을 주체하지 못했다. '제발 멈춰 지은아. 지금아니면 안되' 라며 수십번을 외쳤지만 참 이 몸뚱이가 원망스럽게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결국 집앞까지 도착해버렸다.
누군가 우리집 문에 기대며 폰을 하고 있었다.그순간 등짝에는 식은땀이 났고, 단축키를 누를 준비부터하고 있었다. 그때 내 폰에 전화가 왔는지 벨 소리가 울리자 그는 고개를 돌려 날 쳐다봤다.

"왔어?전화를 안받길래 왔는데"
그는 바로 민윤기 선배. 잠시만 저 선배가 우리집을...
난 그의 눈도 쳐다보지 못한채 고민하며 별의 별 생각이 다들었고, 지금이라도 튀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가 어떻게 제 집을.." 지은
"그냥 돈을 좀 이용했을 뿐이야. 근데 지은아 문자 잘못 보낸거지? 그치?" 윤기
"선배 문자 잘못 보낸거 아니고, 저희 집주소를 그런식으로 얻어오신거 모르는척 해드릴테니 돌아가세요." 지은
"싫어.내가 왜?" 윤기
"선배들 하나같이 다 왜 그래요? 저를 못 잡아서 안달난 것도 아니고 다들 왜 그러는 건데요.원래 안그러셨잖아요" 지은
"원래 안그랬다라...왜 그렇게 생각해?" 윤기
"그게 무슨.." 지은
그는 기댄 몸을 일으켰다.짙은머리를 탈탈 털고 몸을 비틀거리며 걸어왔다.그가 가까이 오자 그의 특유의 우드냄새는 어디가고 술냄새만이 진동했다.눈에는 힘이 풀린체 그의 새까만 눈동자에 비치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순간 '아..선배 지금 제정신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그를 피해 한걸음 뒤로 걸어가자 그는 내 어깨 덥썩 잡고 자신의 품에 날 가두었다.
"만약...내가 이렇게 널 붙잡아 가뒀으면 넌 나만 봤을까?"
윤기

"전 누구에게도 붙잡혀 살지않을거예요."
"ㅅ발ㅋㅋㅋ내가 이래서 널 좋아해" 윤기
그는 날 품에서 뺐다.그러고 주저 앉고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어찌나 저 웃음이 소름이 돋던지 말이 안나올 것 같았다.민윤기는 그렇게 웃다가 갑자기 정색을 하더니 벌떡일어났다.자신의 손을 바지 주머니에 꼽으며 나 키에 맞춰 허리를 숚였다.
"내일 또 올께. 기다려" 윤기
"허? 오지마요.제발" 지은
"너의 의견따윈 필요없어. 내일 문 안열면 따서라도 들어갈거니깐 알아두고. 갈께" 윤기
"....." 지은
민윤기의 말에 난 두려움이 휘몰아쳤다.원래 그들의 성격이였던 것일까. 아님 내가 그들을 바꾼것일까. 내가 원한건 이게 아니였는데 왜 이렇게 꼬인걸까. 생각해보면 내가 이 학교 온것 부터가 잘못된 것 일수도 있다.인생에서 처음으로 이 생각이 들었다. 죽고싶다.집으로 들어가자마자 가끔 잠이 안 올때 먹는 수면제를 집어 들었다. 많이 복용하면 안되는 약.

침대위에 약을 있는거 없는거 탈탈 털었다.이걸 한꺼번에 먹게 된다면 죽을까?
그순간 이러고 있는 나 자신이 거울에 빛춰졌다.참 너도 별거 없구나? 이러고 있는게 그저 웃기고 한심했다.약을 뒤로 한채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내 감정을 호소했다. 나를 받아주는건 오로지 이 방뿐. 나를 위로해주는건 이 방뿐. 이 방도 내 기분을 아는지 같이 울어주는 것 같았다.
<제 40장.My life has changed.>
초인종을 계속 누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벌써 아침.내 옆에 널부러져있는 약들. 난 시끄러운 초인종 소리에 밖으로 나갔다.밖에는 민윤기가 정색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정신좀 차릴걸. 잠 한번 잤다고 어제 그가 했던 말을 까먹을 줄이야. 난 다시 문을 닫을려고 했다.그러자 그의 큰 손이 문틈으로 문을 잡았고, 난 그의 힘에 이끌려 어찌하지 못하고 문을 놓아버렸다. 그는 무작정 내 집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뭐하세요?!" 지은
"....넌 이게 무슨짓이야" 윤기
그는 침대 위에 널부러져있는 약들을 보고 한숨을 푹 쉰채 날 쳐다봤다. 어제 빛치지 않던 내가 그의 눈동자에 빚췄다. 그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몸을 움찔했다.어제 그의 모습과는 정반대인것 같았다.
"선배, 제가 아는척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부탁 하나 들어주는게 힘든가요?" 지은
"갑자기 왜그러는데" 윤기
"그럼 선배들은 갑자기 왜이렇게 됐는데요. 왜 다들 미친놈들처럼 행동하는데요." 지은
"어제 말했잖아. 이건 원래 우리라고." 윤기
"선배. 아니 민윤기씨.아침부터 남의 집에서 민폐끼치지 말고 꺼져주세요." 지은
"야. 이지은.너 말 그따구로 할래?"윤기
"어. 그따구로 할거다. 왜 불만있어?" 지은
"아니 . 그러니깐 더 가지고 싶어." 윤기
착각이였다. 조금이라도 어제의 그와 오늘의 그가 다를길 바랬는데.
"미친ㅅ끼.."지은
"3일 뒤 학교에서 보자ㅎ" 윤기
민윤기는 내 볼에 입을 맞추고 나갔다.더럽다. 난 화장실로 뛰어가 내 볼을 미친듯이 물에 씻었다. 이래도 내 볼이 더럽게 느껴졌다. 고작 3주동안 그들에게 이런 신세를 당하니 그들의 스킨쉽은 그냥 더러움에 속해졌다.지금이라도 내 볼을 잘라서 버리고 싶었다. 난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넘겼고, 조금 있을 개학식 날이 두려워졌다. 거울속 나는 마른 몸에 긴 머리카락을 풀어해치며, 손톱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피가 날때까지. 하지만 아픔이란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왜일까.
평소 밝기만 밝았던 내방은 칙칙하고 어두운 방이 되었다. 폰도 예전만큼 보지 않게 되었고, 무엇보다 나갈일이 없어졌다. 기대했던 즐거운 방학이 끔직한 방학이 될줄 누가 알았겠는가.모든걸 포기한다면 내가 편해질까?
[BEHIND: 정국이의 생각]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있던 지은이가 안보였다.난 지은이의 동창중 아무나 붙잡아 물어보니 먼저 갔다고 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은 아는형 가게를 도와주고 있는 관계로 어쩔수 없었다. 그렇게 가게 문을 닫고 폰을 켜 확인하는데 2시간 전 지은이에게 문자가 와있었다. 난 설렌 마음으로 문자를 보니 나에게 날아온 문자는 심장을 관통하는 것 처럼 아팠다. 이제 아는척 하지 말자는 문자였다. 처음엔 거짓말이길 바랬다. 분명 몇시간 전 까지만해도 친구들과 잘웃으며 나랑도 이야기 했는데. 난 장난이라 믿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걸어도 지은이는 받질 않았다.두려웠다. 그녀가 날 떠날까봐.그렇게 다음날 난 그녀의 집에 무작정 찾아갔다. 무작정 찾아갔다고 그녀가 날 더 피하면 어떻하지 라는 걱정도 했지만 지금 지은이에게 무슨일이 생긴 것 일수도 있으니. 그녀의 집으로 뛰어갔다. 지은이는 날보자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있었다. 그녀는 돌아가라며 날 밀어냈다.지은이에게 무슨일이 생긴지 모르겠지만 절대 그녀와 모르는척을 할 자신이 없었다. 그때부터 였을까 난 그녀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연락했다.
어느날 밖에서 지은이를 만났다. 하지만 지은이는 다른 남자에게 웃으며 이야기 하고 있었다.그순간 난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와 입을 맞추고 있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지은이는 날 무서워하며 쳐다보고 있었다.사과 한마디라도 하고 싶었는데 그녀는 날 피해 도망가듯 가버렸다.내가 왜 이렇지.
연락을 받지 않는 날이 오면 그녀가 걱정되 그녀의 집에 찾아갔다.오늘은 그녀가 받질 않길 바랬다.왜냐하면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핑계로 만나 저번 키스한거 사과하려고 했거든.그래서 집에서 사과하는 법을 너튜브로 보며 연습했다. 옷정리 한번하며 머리도 괜쓰레 만지고 그녀의 집을 노크하며 내 이름을 밝히고 몇분 뒤 그녀가 머뭇거리며 내앞에 나타났다.

"지은아.왜 전화 안받아?"
나도 모르게 이런씩으로 말해버렸다.원래 이렇게 말하려던게 아니였는데.하지만 내 눈에 보이는건, 울었는지 충혈된체 부어있는 눈에 예전에 비해 더 마른 모습. 걱정된 나머지 그녀를 안았다.지은이는 내 품에서 나오려고 했지만 난 더 꽉안았다. 옷에 가려진 그녀의 마른 몸과 운게 다 내 탓 같았거든.
"왜이렇게 말랐어" 정국
최대한 그녀가 놀라지 않게 말했다.
"선배들이 이런식으로 행동 하시니ㄲ..." 지은
"우리가 이렇게 된건 너 때문이야.너가 아는척 하지 말자는 문자만 안보냈어도 안그랬을거야." 정국
'아니야.지은아. 너 때문이 아니야.야, 전정국 아니라고 말해. 제발.'
일단 옆집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난 그녀의 집에 들어갔고, 가자마자 난 풀어주었다 .
"차라리 태형선배가 나았어..." 지은
지은이는 들으라는 식으로 나에게 말했다.김태형이라는 이름을 듣고 한번 더 이성을 잃을 것 같았다. 그 ㅅ끼는 그 박지민 보다 위험한 얘라고.
"그자식 이름 부르지마.나 질투나" 정국
"선배 저 좋아해요? 좋아하는 것도 아니시면서 왜그래요"지은
"어 너 좋아해. 나뿐만 아니라 나머지 3명다 너 좋아해.아니지 사랑하지" 정국
내가 원한 고백은 이런게 아니였다. 이런 타이밍에 말하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나머지 3명다 좋아한다는 말을 왜 붙인거야 도대체.그녀는 한숨을 쉬더니 차갑게 식은 표정으로 말했다.
"...선배 그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에요." 지은
결국 잔인하게 돌아오는 말이였다.내가 집착을 한거라고?그녀는 날 밀어서 자기 집 밖으로 내보냈다.

"집착이라고?.."
한동안 문 옆 벽에 기대어 생각했다. 내가 한 행동이 그저 집착이였다니. 꽤나 충격이였다. 예전에 그저 집착하는 김태형 민윤기 박지민을 어리석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그들과 똑같은 처지라니.. 이지은 넌 도대체 날 어디까지 바꿀거야..
난 천천히 걸으며 우리집으로 돌아갔다.

"사과도 못하고 이게 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