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는 여주라는 소녀와 함께 시장을 돌아다녔다. 중간중간 여주에게 재지를 당했지만 그래도 후회없던 외출이라 생각하며 이젠 돌아갈 채비를 한다.
오늘 중앙시장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하며 여주의 보호와 함께 궁 근처에 까지 도달한 세자는 궁으로 돌아가기 전 여주를 보며 말했다.
"그대 눈은 참 보석같소. 그리고 장미를 닮았더군. 그냥 장미도 아닌 오묘한 매력을 띄우는 흑장미. 그대를 다시 볼 수 있을 날이 있기야 하겠냐마는 만약 다시 만나게 된다면 내 그대와 혼인을 약속해도 되겠소?"
그의 질문에 여주는 대답이 아닌 미소를 지으며 긍정을 표한다. 그리고 세자가 궁의 담을 넘어 들어가자 여주는 짓고있던 미소를 지우며 따분하다는 듯이 집으로 돌아간다. 마치 무언가 귀찮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무언갈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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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지나고 세자는 18살이 되었다. 이미 혼인 할 나이가 훌쩍 넘어버린 세자는 아직도 그날의 여주를 잊지 못 한다. 12살 때 중앙시장에서 곤란에 쳐해있던 자신을 구해주고 이후로도 자신을 챙겨주며 함께 걸었던 그 거리를 아직도 잊지 못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미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며 혼인을 미루었던 것이었다. 물론 주변의 반발이 심했다. 왕도 세자에게 어서 혼인 준비를 하라고 하였지만 세자가 흑장미의 여인을 만날까봐 차마 아무나 붙여줄 순 없을 노릇이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세자의 혼인을 미룰 수는 없을 터 결국 왕은 세자가 맘에 품고있는 그 여인이 대체 어떤 여인인지 만나보기로 했다. 알고 있는 그녀의 정보는 많이 없지만 권력과 돈이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했기에 왕은 세자 몰래 여인을 찾으러 다녔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떡 집 주인을 찾아가게 되었다.
"그래, 그대가 이여주라는 자를 알고 있다고?"
"ㄴ, 네! 물론입니다 저하...저희 동네에 살았던 아이인데 6년 전 그 일이 있고 난 다음부터는 통 보이질 않았습니다...지아비 없이 오라비와 함께 지내는 것 같았는데...짐승에게 잡아먹힌 것인지 참..."
"6년 전...? 6년 전 그 일이 무엇인가?"
"아마 그때 제가 떡장사를 하던 중이었을 것입니다. 어느 12살 정도 되어보이는 사내가 저희 가게로 오더니 글쎄 떡을 홀랑 집어먹고는 돈을 내지도 않고 가버리는 겁니다! 그 때 그 여주라는 아이가 돈을 대신 내줬고요..."
"그 사내가...어떻게 생겼었는지 기억이 나는가?"
"네! 기억납니다! 얼굴은...계집애 같이 이쁘장~ 해서는 자신이 이 나라의 왕인 것 마냥 행세를 하였습니다! 제가 얼마나 어이가 없었으면 그날 저녁에 혼자 헛웃음을 치며 웃었겠습니까?"
"아무래도 세자가 궁을 나갔던 그 날인 것 같군...그대는 나의 세자가 조롱거리인가?"
"네...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그대가 봤던 그날의 사내아이는 세자였다. 그리고 그대는 세자를 생각하며 저녁에 헛웃음을 치며 웃었다 하였지. 할 말 없는가?"
"허...허허ㅓ어?!?! ㅈ, 주,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저하!! 부디 목숨만은 살려주시옵소서...!"
"그대는 세자를 비웃었다. 하지만 내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하였으니 목숨만은 살려주지. 그 전에 그 여자아이가 어디에 살았었는지 알려다오"
너무 짧게 쓰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