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101화. 악몽

sophie97
2026.10.17조회수 34
훈지 씨를 기다리다 소파에 누웠는데,
깜빡 잠이 들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아. 깜짝이야.
훈지 씨 왔나보다!!
그런데 왜 비번 안 누르고
초인종을 누르지?"
월패드 화면을 보니
훈지 씨가 아니었다.
"누구지?"
1층 현관에서 초인종을 누른 사람은
다름아닌 태형 씨였다.
나는 우선 현관문을 열어 주고
시계를 확인했다.
밤 12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이 늦은 시간에 태형 씨가 집에는 왜 온 거지?
전화도 없이...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나는 현관문을 열어 둔 채 밖으로 나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어. 정아야."
"태형 씨. 이 시간에 여기 웬일이야?
무슨 일 있어?"
"정아야. 겉옷만 챙겨 입고 나와.
나랑 갈 데가 있어."
"지금 이 시간에 태형 씨랑?
훈지 씨 촬영 끝내고 올라오고 있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무슨 일이야?"
"가면서 이야기해 줄께.
가서 옷만 챙겨 나와."
나는 태형 씨의 굳은 표정을 보고,
더는 묻지 않고 옷과 가방을 챙겨 나왔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동안에도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차에 타자 그가 곧바로 시동을 걸었다.
"잠깐만. 태형 씨.
무슨 일인지 이야기는 해 줘야지.
갑자기 찾아와서
어딜 같이 가자고 하는 거야?"
그러자 그가 시동을 껐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정아야..."
"왜? 무슨 일이야?
태형 씨한테 무슨 일이 있어?
아님 혹시... 훈지 씨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
"그게..."
나는 긴장한 채 마른침을 삼켰다.
"무슨 일이야...?
나 점점 불안해."
"그게... 훈지가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사고가 났어."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많이... 다쳤어?
...심각해?"
"나도 아직 정확히는 몰라.
지금 서울 병원으로 이송 중이래."
"오늘 저녁에 훈지 기획사 대표님을 만났어.
헤어지려는데 병원에서
대표님에게 전화를 했어.
서울에 있는 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했나 봐."
나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전화로 설명하고 오라고 하면
너 운전도 못 할 것 같아서...
내가 데리러 온 거야.
우선 병원에 가서 정확한 상황부터 알아보자.
훈지가 얼마나 다쳤는지도
직접 확인해야 할 것 같아."
"훈지 씨 집에는 연락했어?"
"누나한테만 연락한 거 같아.
부모님한테는 누나가 상황 보시고 하시겠지."
"얼른 출발해..."
병원으로 가는 내내 불안한 마음을
떨쳐 낼 수가 없었다.
"서울 병원으로 옮기라는 건
많이 다쳤다는 뜻일까?
그런 걸까?"
나의 불안한 목소리에
태형 씨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선 훈지 집이 서울이잖아.
상태가 아주 위급한 게 아니라서
서울병원으로 옮기기로 했을 수도 있어.
미리 너무 걱정하지 말고 우선 가보자."
"어...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빨리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지방 병원에서 했겠지?
큰 부상이 아니니까...
옮길 수 있는 거겠지?
나는 불안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서울에 있는 큰 병원으로 옮기라고 했다면,
지방 병원에서는 치료하기 어려워서
그런 거 아닐까?
많이 다친 거면 어떡하지?
의식은 있는 거야?
어쩌다가 사고가 난 거야?"
태형 씨는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상대편 차선에서 졸음운전을 하던 차가
중앙선을 넘어온 거 같아.
나도 옆에서 통화를 들은 거라서...
대표님도 나한테
자세히 설명할 겨를 없이 나가셨어.
병원 이름만 듣고 나도 너한테 바로 온 거야."
"그랬구나..."
두 손을 맞잡고 몇 번이고 기도했다.
아무 일이 아니기를...
심각한 상황이 아니기를...
훈지 씨가 많이 다친 게 아니기를...
그렇게 간절히 바라는 사이,
병원이 보이기 시작했다.
"태형 씨, 나 먼저 내려 주고 주차해."
"정아야. 아직 도착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
나랑 같이 이동하자.
너 지금 정신도 없잖아."
"어. 그래. 알았어.
그러는 게 좋겠다."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주차를 마친 후,
우리는 곧장 응급실로 향했다.
아직 훈지 씨는 도착하지 않았다.
훈지 씨 누님도 보이지 않았다.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나는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응급실 앞을 서성였다.
20여 분쯤 지났을 때였다.
가까운 곳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곧 훈지 씨를 태운 구급차가 응급실로 들어왔다.
잠시 후,
침대에 실린 훈지 씨가 구급차 안에서 나왔다.
대기하던 의료진은 침대를 끌고
어딘가로 급히 향했다.
내 옆으로 지나간
훈지 씨는 의식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온몸이 피범벅이었다.
"하아.... 훈지 씨..."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저도 검사할게요." <102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