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찌개 한 숟갈 뜨더니, 두 눈 크게 뜬 여주가 너무 맛있어요··· 작게 웅얼거리고. 그런 여주 보고나서야 자기도 숟가락 드는 태형이.
"태형이 이참에 요리사 한 번 해보는 건 어때요ㅎ"
"에이ㅡ 그정도는 아니에요."
뭐가 아니야. 진짜 맛있는데... 입 한 가득 밥 머금은 여주가 눈 지그시 감더니 으응~ 자꾸만 감탄사 내뱉는다. 엄마 밥보다 더 맛있어요. 진짜.

"어머님이 나 미워하시겠다."
"ㅋㅋㅋ 엄마는 너 못 미워하죠... 우리 엄마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결혼 못 시켜서 안달이잖아요. 여주가 쿡쿡 웃으며 태형에게 속삭이자, 그도 배시시 웃는다. 그치... 결혼해야죠,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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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태형이는 빨리 하고 싶어요?"

"······나는 누나가 원할 때요."
조금 뜸을 들이긴 했어도, 여주 눈 마주하며 말하는 태형이. 여주가 정말?이라며 재차 묻자 그렇다며 고개 끄덕인다. 여주 갑자기 의미심장한 미소 짓고. 내가 결혼 평생 안 해준다고 하면요?
아니나 다를까, 무척이나 조용해진 태형.
"·········."
"ㅋㅋㅋㅋ귀여워..."
"진짜 그럴 거예요?"
"으응~ 그럴 리가요."
"그러면?"
"일단··· 지금은 우리 둘 다 점차 안정되어가고 있는 시기잖아요ㅡ"
"맞죠."
"내년 안으로는 해요. 우리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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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 들은 태형이 어떻게 됐냐고? 말해 뭐해, 좋아죽는 중. 식사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빈 그릇 들고 싱크대로 가 고무장갑 집어든다. 자기가 오늘은 뭐든 다 할 수 있다면서.
"그 말이 그렇게 좋아요-?"
"안 좋을 수가 있겠어요."
그런 태형이 옆에 구경 온 여주. 덕분에 할 일이 줄어들어 좋아하는 중. 냉장고에서 생수 하나 꺼내 마시며 태형이 옆에 딱 붙는다. 야무지게 세제 거품으로 그릇 닦고 있는 태형이 지켜보며.
"아, 오늘 어디 다녀온다고 했었죠?"

"회사 잠깐 다녀왔죠."
그 잠깐 동안 누나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요. 나. 생긋 웃으며 여주에게 속삭이는 태형의 모습에, 덩달아 태형이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여주. 그때 마침 접어 올렸던 태형이 옷소매가 스륵, 풀리자 물에 젖을까 봐 여주가 다시 접어올려 주는데···
"···! 이거 뭐예요!"
"아, 그거···."
"뭐야, 어쩌다 다쳤어요... 아프겠다."
그러다 드러난 손목 안 쪽의 붉은 상처. 어디에다 길고 깊게 베인 것 같은 모양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서류 정리하다가 종이에 살짝 베인 것뿐이라며 지나가려는 듯한 태형이. 그런 태형이를 가만 보고 있던 여주는, 이내 고무장갑 벗기더니 그를 데리고 거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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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느은..."
"응?"
"·····제때제때 소독하고, 약 발라야 해요... 태형아...!"
"아···ㅎ"
"알았지이... 안 그러면 흉터 생겨요... 정말."
태형이 상처 위에 소독액 묻힌 솜 얹어준 여주. 태형이 표정 살피며, 따갑진 않은지 계속해서 살핀다. 그런 여주 보며 괜찮다며 웃는 태형이고. [사실 많이 괜찮지 않은데, 여주 앞에서 아프다고 내색하는게 자존심 상한댄다.]
연고도 바르고, 상처 위에 입김으로 바람까지 후후 불어준 여주. 시간이 좀 지나자 밴드도 붙여준다. 떨어지지 않도록 손으로 감싸 한 번 꾹 눌러주고. 흉터 생기지 마라... 생기면 안 돼... 홀로 웅얼거리더니 됐다며 약통 다시 집어넣지.
"앞으로는 상처같은 거 바로바로 소독하고 약 발라요. 알았죠?"
"내가 하면 아파요."
"그러면 나한테라도 와야지ㅡ"
"좋아요. 그래야겠다."
보기만 해도 좋은지, 여주 눈 마주하며 헤실헤실 웃는 태형이. 그런 태형이 가만 보고 있던 여주는 갑작스레 태형이 양볼 감싸며 짧은 입맞춤 선사한다.

"······이렇게 갑자기?"
자기가 시도때도 없이 뽀뽀할 땐 언제고, 여주가 먼저 할 때는 세상 부끄러워하는 태형이 모습 볼 때마다 여주는 귀여워 미칠 지경.
"태형아...ㅋㅋ 방 들어갈까요?"
이 한 마디 하면, 언제 부끄러워했냐는 듯이 두 손 내리는 태형.
"뭐 하려고요."
"아직까지 눈치를 못 챘단 말이야...?"
"·········."
"설거지는 뭐, 나중에 해도 되고."
"······가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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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침대로."
여주는 분명, '방'이랬지. '침대'라 한 적은 없다. 괜히 얼굴 붉어진 여주가 어버버-하고 있으면 누나가 먼저 말 꺼냈잖아. 하며 여주 손을 잡아 이끄는 태형이.
"어어··· 태형아! 잠깐만!"
다급하게 외쳐보지만, 여주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 하는 걸 끝으로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태형.
늘 존댓말 쓰는 건 아니고···
방에 들어갈 때만 말 놓는 남자친구.
시험 2주 전. ; 분량 짧음 주의 ㅎㅎ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