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막무가내는 처음이지

스물 다섯이면 아저씨야? 下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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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다섯이면 아저씨야? 下























복학생 전정국. 스무 살에 대학 입학을 하고, 스물 하나 겨울에 육군 입대. 스물 셋 봄에 제대를 하고, 제 멋대로 휴학을 해버린 전적이 있다. 그렇게 스물 넷, 다시 복학을 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재학 중.

이름 대면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기업의 막내아들. 위에 형 두 명있다. 재벌 집안의 자식이라면 누구나 탐낼 법한 그 후계자조차 관심 없는 그는, 재산 상속에도 뭐 그렇게··· 딱히 별 볼일 없어하는 사람. 늘 아버지께 하는 말이 먹고 살 만큼만 돈 달라는 말일 정도로.

남들이 흔히 말하는 그런 부와 명예에 대한 욕심도 없으며, 더군다나 사람에 대한 욕심은 더 없다. 저 얼굴을 가지고, 연애를 한 번도 안 해 본 모솔이라 하면 믿겠는가. 못 믿겠지만 사실이다. 걸음마를 떼고 어린이집 생일파티에서 여자 아이에게 느닷없는 볼뽀뽀를 받은 걸 제외하면... 여자를 가까이하며 살아온 경험이 없는, 쉽게 말해 모태솔로.

당연히 정국이 좋아라 몰려드는 여자들 많지만, 매번 오는 여자마다 차버리는 것도 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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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기... 제 취향이세요. 오빠!"

은근슬쩍 핸드폰 내밀며 번호를 달라는 듯한 여자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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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미안하지만 넌 내 취향이 아니세요."

그리고, 누구 마음대로 내가 당신 오빠야. 단호하게 선을 긋는 걸로 모자라, 말 꺼낸 사람을 수치스럽게 만드는가 하면


#2





"으응~ 오빠. 나랑 오늘 한 잔 안 할래?"

친구들끼리 온 술집에, 이런 식으로 대놓고 들이대는 여자가 있으면 자기 시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컨디션 급격하게 악화되곤 하는 전정국.  서서히 미간에 주름 잡히면··· 옆에 앉아있던 친구들은 그 여자에게 눈짓 한다, 얼른 가라고. 그치만 그런 눈짓을 알아들을 리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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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니 향수 뭐 쓰는데."

"아-ㅎ 이거 향 좋지? 나 오늘 백화점 가서 산 건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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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존-나 역하네. 좀 떨어져라."

난 니 모르는데 말 놓지도 말고. 결국엔 분위기를 돌이킬 수 없이 얼음장으로 만들어놓으며 종종 친구들과의 약속에서 빠지는 일도 대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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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한 사례들은, 말하지 않은 거에 비하면 뭐... 아기 수준. 그랬던 전정국이, 여자는 거들떠도 안 보던 전정국이.

첫 만남부터 저를 아저씨라 부른 스무 살한테 푹 빠졌대요.



















[09:0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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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입지."

이른 아침부터 죄 없는 지민이 불러다가, 몇 시간째 지민이 소파 위에 앉혀 놓고 입을 옷 뭐가 괜찮냐면서 반협박으로 물어보는 중. 살아생전 전정국이 누군가한테 잘 보이려 이러고 있는 모습 처음 접한 지민은 얘가 단단히 그 여자애한테 빠졌나··· 싶고.

이거는... 오늘 같은 날에 별로. 이건 너무 밝아. 그렇다고 이건 좀 너무 어두운데? 그냥 무난한 대학생 컨셉으로 가? 그래도 너무 어려보이는 건 별로인데. 조금 성숙하게 입어? 아... 어쩌지.만 반복하고 있는 정국이 보며 한심하다는 듯이 고개를 젓는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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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을 한다, 지랄을."

"아, 빨리 골라보라고. 좀."

지민이가 한숨 쉬면, 되려 제가 더 짜증난다는 듯이 소리 치는 정국이에 지민이는 단단히 빠진 게 아니라 단단히 미친 거구나... 싶다. 조금씩 정국이 눈치 살피며 옷 산더미 속에서 그냥 이거랑 이거 입어. 무난하네. 대충 보이는 거 골라주면,



"안 돼. 이건 나랑 안 어울리는 거."

고개 젓더니 니는 패션 센스가 그렇게 없냐면서 한 소리 하는 정국이에 지민이 기가 찰 지경. 아니 그럴 거면 나가서 사던가! 고함 지르니까, 그제서야 오케이.지갑 들고 집에서 나가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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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A.M.] 

평소에도 옷에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몇 배로 신경 쓴 날. 무난해 보이면서도, 평범하지는 않도록 캐주얼하게 입은 그는 제 옷에 만족하는지 기분 한 층 좋아진 상태로다가 대학교로 향했다.

핸드폰을 꺼내 제 스스로가 정해둔 시간표 한 번 확인하고선 강의실로 들어선 그. 아는 친구를 만나 가볍게 인사하며 옆자리에 앉는다. 아직 내 이름 안 불렀지? 묻기 무섭게 '전정국' 부르는 교수님.

"네-"

그렇게 대답하자마자, 다시 일어나려는 듯 교수 눈치 살피기 시작하는 정국.

"아ㅋㅋㅋㅋㅋㅋ 니 또 출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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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약속ㅡ"

조용히 있어라. 옆 친구에게 언질 건네준 정국은 한두번 아니라는 듯, 익숙하게 자세 낮추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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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utro : Her」- 방탄소년단







[10:43 A.M.]



그렇게 서둘러 강의실에서 벗어난 정국이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대학로 편의점으로 향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건너편에 있는 편의점 유리창 창문 너머로 카운터에서 열심히 딴짓중인 여주 보는데···


눈에서 꿀 뚝뚝 떨어진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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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신호가 바뀌고, 한 달음에 걸어가 편의점 문 열며 들어서는 정국이.



"어서오세ㅇ,"
"어···!"

들어온 손님 보고선 적잖이 당황한 듯 두 손으로 제 입 틀어막은 여주가 눈 동그래져서 아저씨! 외친다. 그런 여주 보며 또 새어나오려는 웃음 간신히 참은 정국이 카운터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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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아저씨 되게 빨리 오셨네여."

차마 보고싶었다고는 말 못한 정국이. 그냥··· 할 일도 없고 그래서. 대충 둘러대고는 알바 언제 끝나요? 묻는다.

"저... 오전 알바니까, 11시에 끝나요!"

잠시만 기다리고 계세요, 덧붙인 여주가 참! 하며 정국에게 초코 우유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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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예요?"

"초코 우유요!"

저는 이걸로 해장해요! 아저씨도 해요! 환하게 웃는데, 정국이 또 여주 귀여워서 한동안 초코 우유에 시선 고정. 이걸로 해장이 되구나... 젊긴 젊네. 라고 생각했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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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여주 알바 끝나고, 근처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긴 두 사람. 창가쪽 자리에 마주 앉아, 서로 한동안 다정하게 메뉴 의논하더니 결국에는 같은 파스타 주문했다. 직원이 가고, 단둘이 남게 된 지금.

물티슈로 그게 뭐라고 손 열심히 닦던 여주가 정국이 보더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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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저씨는 제가 왜 이상형이에요?"

단도직입적으로 들어온 질문에, 순간 멈칫한 정국은 피식 웃더니 입 열지.





"말하자면 좀 긴데."

"그래도 말해주세요!"

두 눈 반짝이며 온전히 저에게 시선을 두고 있는 여자애인데, 정국이는 뭔들 해줄 기세.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인 정국이는 테이블에 턱을 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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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별 이유 없이. 그냥, 기존에 내가 생각하던 사람들과 다른 사람으로 와닿았나 봐. 그래서 더 마음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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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다 정국을 향한 의도를 품고 오는 여자들에게 둘러싸이다, 제가 보는 그대로 솔직하게 마음을 보이는 여주를 보니 새로울 수 밖에. 가식적인 태도도, 따로 목적이 있는 마음도 없는 순진무결한 여주가 웃는 모습에··· 그 순간부터 돌이킬 수 없이 빠져버린 거지.

혹여나 이 사람을 더 알아가다, 그녀의 다른 모습에 실망하게 될지라도 현재로써는 그런 여주의 모습이 정국에겐 새로움의 요소가 되기에 충분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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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이라도 감사해요오..."

근데 어떡해요. 금세 울상이 된 여주는 정국에게 말한다. 저는 아저씨가 이상형이라 좋아하게 된 것뿐인데... 아저씨 실망하셨죠? 그럼 정국이가 하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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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곧 나라는 사람 자체가 좋아질 거예요."

그렇게 만들면 되죠, 내가.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다만, 여주를 놓아주지 않을 것 같음은 분명. 전정국 자체를 좋아하게 만들 거라는 자신이 확고한 정국이 보며, 여주 여기서 백만번은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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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묘한 분위기 속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두 사람. 식당에서 나와,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오후라 그런지 사람은 꽤 많은 편이었다.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비눗방울을 누가 더 크게 불 수 있나- 경쟁하는 사람들, 그리고 연인들까지.

식사 전에, 이미 고백 아닌 고백을 들어버린 여주는 식당에서 여기까지 오는 내내 붉게 달아오른 볼이 가라앉을 생각이 없었다. 그런 여주 보고 있는 정국이는 귀여워서 웃고.

마침내 큰 소나무 한 그루 앞에서 걸음을 멈춘 두 사람. 벤치 하나 없는 잔디밭에, 주변 한 번 둘러보더니 나무 그늘 아래에 제 겉옷을 펼쳐주는 정국이다. 여기에 앉으라며. 여주가 정말 그래도 되냐는 듯한 눈빛으로 정국이 쳐다보자, 괜찮다며 고개 끄덕이는 그. 여주는 제 겉옷 위에 앉혀뒀으면서, 정작 그는 그런 여주 옆 맨 바닥에 자리 잡아 앉는다.

그럼 여주는 어··· 몸둘 바 몰라 하며 안절부절 못 하고. 그런 여주에게 몇 번을 괜찮다고 타이른 후에야 여주도 수긍하고 얌전히 앉아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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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저씨는 뭐 하는 사람이에요?"

픽, 여주에 말에 웃은 정국이는 뭐 하는 사람··· 여주의 말을 계속해서 곱씹더니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띤 채로 말한다.

"대학생이요-"

"엇! 요 바로 앞에 대학? 저도 거긴데!"

아 그래요? 세상 환하게 웃은 정국이가, 정확히 말하자면 복학생이라며 여주에게도 묻는다. 무슨 과에요?

"경영학과요! 아저씨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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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체육학과."

허업- 대박. 진짜요? 멋지다! 리액션 3콤보까지 철저히 완성한 여주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을 올려다 본다. 여주 보던 정국이도 따라서 하늘 보고.



"날씨 대박이다... 구름 한 점이 없네."

"그러네요_"

머지 않아 시선을 하늘 보고 있는 여주에게로 돌리긴 했지만.





그렇게 한참을 그러고 있으니까, 여주도 시선 의식해서 뻘쭘하게 정국이 쳐다본다. 그런 모습 마저 정국이 눈에는 한없이 귀엽고. 그래, 이 정도면 콩깍지 씔 대로 씐 거다.


"ㅇ...왜 그렇게 봐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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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한 번만 만나줘요. 여주 씨."

자기는 더 이상 기다리진 못하겠다고, 은근 눈치보면서 여주에게 그렇게 말하는데··· 여주 여기서 빵 터진다. 그런 정국의 모습이 너무 의외여서. 자기가 여태 본 정국이라는 사람은, 늘 어른미 넘치고··· 남성미 있고··· 그럴 줄로만 알았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부끄러워 하는 소년미가 느껴지리라고는 전혀...

게다가, 어제 처음 본 사이인데 뭘 기다렸다고 말이야.




"······음!"

일단, 만나는 드릴게요. 최대한 도도한 페이스 유지한 여주가 빠른 시간 내에 대답해 주자, 좋아죽으며 잇몸 만개 웃음 짓는 정국. 정말이죠? 진짜죠?


"네!"

고마워요. 이제는 기쁨을 넘어, 감사까지 표한 정국은 상체를 살짝 숙여 여주와 눈을 마주치며 속삭인다. 정말 딱 여주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 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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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할게. 잘 할게요. 꼭."

여주 씨가 힘들어하는 일 없도록 내가 잘 할게요. 말 덧붙이니까, 의미심장한 미소 지으며 정국이 올려다 보는 여주. 앗, 그럼 이제 오빠라고 불러야 하는 건가요! 세상 당돌한 모습에 정국이는 급기야 고개 젖혀 웃고··· 한동안을 그 자리에서 깨 볶던 두 사람은 해가 진 후에야 자리를 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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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정국은 새로운 사람과의 새 앞길을 다짐했다. 여주도 마찬가지로, 갓 스무 살_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줄 좋은 사람을 만났기에 더 좋은 어른이 되기로 다짐했고.

그렇게 한동안 두 사람은 둘 다 처음이라 서툴지만, 예쁜 연애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비록 어설플지라도, 둘만에게는 온전히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 나가는.
















스물 다섯이면 아저씨야? 完




















[망개망개씌 사담]

단편에 외전이라 하면... 조금 웃기긴 한데, 외전 넣어요 말아요 그것만 딱 말해요😌 외전이라 하면, 두 사람 연애하는 모습이고 - 넣지 않는다면 새로운 단편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