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막무가내는 처음이지

저 여자친구 있어요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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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자친구 있어요 [단편]


🍈「아무 말도」- SOLE (쏠)


들어주신다면 내 사랑을 드립니다. 1000% 과몰입은 덤



[필력 딸림 주의, 정말 그냥 즉흥적으로 썼음을 감안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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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일곱. 이십 대의 끝을 향해 밍기적밍기적 걸어가고 있는 나에게, 유일한 지지자이자 존재 자체로 위로인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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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진짜 미친 듯이 보고 싶다."

박지민. 세상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던 스무 살, 그때 만난 우리는 참··· 다사다난하게 시간을 버텨왔다. 서로가 무너지려하면, 한 사람이 옆에서 잡아주고_ 늘 둘도 없는 존재였던.

"난 박지민 보고 싶어 죽겠다."

안 돼. 너 죽으면 내가 널 어떻게 보는데. 입술 삐죽 내밀던 너의 모습은 아직도 내 눈 앞에 생생하다. 데이트가 끝나고 각자 집으로 돌아와, 도착했다고 문자를 보내기 무섭게 통화를 하던 우리. 멀리 떨어져 직장 생활을 하던 우리가 만나기 위해서는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밤을 지새우며 서로를 만나던 우리.··· ···이런 날들이 계속될 줄 알았는데. 불과 1년 전만 해도 서로 좋아죽고 못 살던 우리였는데.

스물 일곱. 비로소 우리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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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흔히 말하던 권태기. 그런 단어의 존재 조차 우린 몰랐다. 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며 더 가까워졌으면 가까워졌지, 멀어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까.

···그렇지만, 그 권태기라는 건_ 어느 날 한 순간 갑작스레 찾아오는 게 아니라, 소리 소문 없이 찾아오는 거더라. 늘 변함없던 우리에게, 조금의 변화가 생길 때부터였나.

스물 셋, 제대를 한 너는 갑작스레 폭탄선언을 해버렸다. 자신은 군인을 해보겠다며. 원래 너의 꿈은 배우였거든. 그래서 연극영화과까지 왔고··· 그런데 갑자기 군인이라니. 자기가 정한 진로에서 뭘 꾸준히 해도 실패하는 이 시점에, 진로를 바꾼다는 건... 말려야 마땅한 일인 줄 알았다.

그치만 집안의 반대까지 무릅쓰며 기어코 직업군인이 된 너. 평소 운동쪽에 소질이 있는 건 알았지만, 소문에 의하면 부대 내에서 체력 갑으로 유명하다고도 했다. 심지어는 여군들에게도 소문이 퍼졌다나 뭐라나.

그렇게 너는 군인이 되며, 나와 한참 떨어진 곳에 있었기에 우리는 왕복 일곱시간에 걸쳐 서로를 만나곤 했다. 그때는 그게 번거로운 일인줄도 몰랐지. 그 정도로 좋아죽을 때가 있었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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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우리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한 건··· 내가 임용고시에 합격했을 때. 어릴 적부터 너무나도 바래웠던 꿈이자, 목표였다. 어린 나이임에도 하고 싶은 걸 바로바로 이루는 지민이 널 볼 때마다 동기 부여가 된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스물 여섯, 정식 고등 교사로 일을 하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아 고작 8살 밖에 차이 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내 모습도 기억나고, 뭐··· 마냥 좋았다.

그렇게 월 모의고사를 치는 학생들 진로 상담 하랴, 학부모 상담 하랴, 이번 년도 대학 각각의 수시 정시 비율은 어떤가··· 첫 담임이다 보니 무조건적으로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나 보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너와 연락할 일도, 만날 일도 없어졌고.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그때까진 연락이 한 통도 없던 너. 그게 결국은 이어져 기어이 한 달동안 연락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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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또 다시 일주일 넘게 연락이 되지 않은 너. 마냥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가만 보고 있을 순 없었다. 주말 이른 아침, 나는 너를 불러냈고_ 못 보던 한 달간 애탔던 마음이 널 마주하자 식어가듯 가라앉았다.

원래라면 반가워하고, 우린 서로를 향해 웃고 있겠지. 하지만 더이상 우리 사이에 그런 웃음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쩌면 내 사소한 감정 변화 하나하나가 오래 전부터 이별을 고하고 있었던 걸지도.





"요즘 잘 지내?"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카페 안에는 우리를 제외한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덕분에 내가 한 마디 꺼낼 때마다 밖의 빗소리는 대화 사이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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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너는?"

나도... 뭐, 그런 편이지. 일은 힘들지 않아? 서로 얼굴만 봐도 할 이야기가 넘쳐나던 우리였는데, 이젠 이 어색함을 무마하려 없던 말도 지어내게 생긴 내 모습이... 그저 씁쓸할 뿐이다.





"늘 하던 일인데, 뭘."

앞에 놓인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한 모금 삼키니, 그 말을 끝으로 또다시 정적. 컵에 맺혔던 물방울이 서서히 바닥을 적셨다. 아주 작은 웅덩이가 생겼다. 그 모습을 잠시동안 지켜보던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사실 오늘 할 말이 있어서 불렀어.



"우리... 이 정도면 충분한 시간 가진 거잖아."

뜻하지 않게 연락 안 한지도 오래 됐고... 지금도 그렇고. 어쩐지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는 듯한 네 눈빛. 그래, 그 눈빛 덕에 이별을 지금까지 미룰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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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만하는 게 어때."

차마 그 말을 뱉은 후의 네 표정을 볼 만큼 내가 용기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한동안 너에게서는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고, 난 계속해서 손가락 끝만 만지작거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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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시간을 좀 갖자."

"·······."

이 정도면, 너 혼자 마음 정리 다 끝낸 거 아니었어? 연락만 한 달동안 끊긴 거면_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난 거잖아. 도대체 날 데리고 어디까지 더 아프게 할 셈이야. 당장이라도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것들이 한둘이 아니었는데··· 정작 말하지도 못하고 벙어리가 되어있는 꼴이란.



"···언제까지?"

"······."

"난 시간 충분했다고 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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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간이 필요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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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또 바보같이 그를 한 번 더 믿기로 했다. 시간 낭비였던 대화 끝에 얻은 거라곤··· 눈물밖에 없었고. 혼자 사는 원룸 집에 돌아오자마자, 평소에는 그저 익숙하기만 했던 것들이 너와의 옛 기억을 떠올리게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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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뭐야 박지민? 너무 갑자기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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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도여주가 너무 보고 싶더라고."

한 날은,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와서 우리 집 초인종 누르길래 아, 박지민 나 없이 살 수 있긴 해-? 이러면 

"절대 못 살아."

반응속도 거의... 0.1초만에 대답해주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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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ㅡ"

"응?"

"나 단발하면 잘 어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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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한테 안 어울리는 거 찾기 힘들지."


혹여나 그게 빈말일지라도, 날 위해 아낌없이 예쁜 말 해주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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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늘 4주년이잖아ㅡ 진짜 우리 집에만 있으려고?"

"응. 안 돼?"

"응.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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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내 집 가자."


하루 종일 침대 위에서 날 놓아줄 생각조차 안 하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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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너 뭐하냐고 ㅋㅋㅋㅋ"

"쓰읍. 쉿. 요리 중이잖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거지, 이거?"

"···잘 모르겠다,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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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정성만큼은 세계 최고로 들어간 음식이야."


서툰 요리 솜씨에도 불구하고, 나 위해서라면 못 해주는 게 없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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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나 진짜 너무 힘들어."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먹고 살기만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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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열심히 해서 너 먹여 살리면 되지."

넌 힘들면 언제든지 그만 둬. 이럴 때마다 빈 말인 거 알면서도 늘 한결같이 새롭게 너에게 설레곤 했고.

너라면, 불확실한 미래를 뚜렷하게 만들어갈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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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곳곳에서 네 흔적이 묻지 않은 곳을 찾는 건 힘들었다. 결국, 그 긴 시간동안 나는 너에게 꽤 진심이었나 보다. 내 모든 걸 바쳐서 너에게 시간을 쏟을 수 있을 만큼. 그래서인지 마음 한 쪽이 공허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너에게 이별을 고하면, 모든 게 편해질 줄 알았는데. 나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너와 헤어진지 세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 정도라면... 내 앞은 예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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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3 PM]

결국은 그렇게 울다 지쳐 그대로 앉은 채 잠에 들었나 보다. 오랜만에 깊은 잠을 청했다. 눈을 떠 보니, 불빛 하나 없는 어둠이 날 맞이하는데··· 그게 그렇게 외로울 수 없었다. 한동안을 그 자리에서 정신 못 차리고 있던 내가, 일어나려 할 때면 어디선가 울리는 벨소리.

아침에 가지고 나갔던 가방 안에서, 벨소리가 울리길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발신자는··· '지민이🐣'

처음에는 받을까 말까··· 조금, 아니 어쩌면 많이 고민했지만 그래도 이대로 가단 벨소리가 끊길까 두려워 급하게 전화를 받았다.

"···응."


-"안녕하세요, 혹시 지민이 여자친구 분... 되세요?"

당연히 네 목소리가 들려올 줄 알았지만, 그런 내 예상을 빗나간 낯선 목소리에 아직 비몽사몽하던 정신이 번쩍 들더라.


"···아, 네. 그런데요."










-"지금 원율대학 앞에 있는 주점으로 좀··· 와주셔야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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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목소리의 그가 말한 곳은, 예전에 지민이와 둘이서도 꽤 가본 적이 있던 곳이기에_ 전화를 끊자마자 서둘러 집에서 나와, 택시를 잡았다. 자기 집 가려면 세 시간이 넘는데··· 이 동네 술집에 있는 건 무슨 생각인 거야, 대체. 그렇게 머지 않은 시간이 지나··· 주점에 들어섰고,

창가 쪽 구석진 테이블, 혼자서 테이블 위에 엎드려 있는 너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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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박지민 여자친구분?"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니까, 아까 초저녁부터 자신을 불러내서 소주병 세 개를 박지민 혼자서 비웠다며 한숨 쉬는 그. 군복을 입고 있는 걸 보아, 같은 동기겠거니··· 생각했다.

저는 가봐야 해서, 무튼 어떻게 좀 잘 데려가달라고 부탁하더니_ 그렇게 가버리는 그였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옆으로 다가가, 쓰러져있는 술병들을 한쪽으로 치워서 그의 등을 조심스레 두드렸다. 지민아, 일어나.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머지 않아 상체를 일으켜 서있는 나를 올려다보는 너였고.


"······일어나, 집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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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자친구 있어요···."

"······."

얼마나 마셨으면 나도 못 알아볼 정도. 다 풀려가는 눈으로 그렇게 말하는데, 그 아무것도 아닌 말에 마음 한 켠이 먹먹해졌다. 일단 그의 옆에 앉아 다시금 엎드리려는 그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어... 도여주 향수......"

그러기 무섭게, 여주를 단번에 알아차리는 지민이었고.

"여주... 여주야......"


여주가 손 쓸 새 없이, 여주에게 안기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여주의 어깨에 고개를 묻은 지민이가 품속을 파고들었다. 나 너 없으면 안 되는데...


"······."

"나는 널 위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괜히 내가 너에게 방해되는 건 아닐까 싶어서 그랬어. 널 잊은 것도, 놓아주려는 것도 아니야. 내가 잘못 생각한 거야. 다 내 탓이야... 울먹이며 여태 자기가 잘못했던 행동들을 한꺼번에 말하는 지민. 어쩌면 그도 그 일들에 대해 사과할 기회를 잡으려 했던 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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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여태 힘겹게 단정 지었던 내 결심이 허무하게 결말을 맺는 순간이었다. 어쩔 수 없이, 여태 내가 했던 감정 소모들이 한순간에 잊힐 정도로 너를 좋아하나 보다. 바보같게도.














[망개망개씌 사담]

이건... 사실 이렇게 한 편으로 끝낼 계획이었슴미다. 근데 끝이 약간 애매모호해서 [이 상황 뒷이야기 그냥 둘이 잘 지내는 모습]으로 외전 하나 시원하게 때릴까(?) 생각 중이에요. ((시간 나면...)) 

아 그리고 눈치 빠른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여주 이름 도여주고 고등 교사인데다가 지민이 직업 군인이고... 😏 답 나오져? 네. 펰럽 세계관입니다.후후. 만약 두 사람이 결혼을 안 했고, 첫만남도 다르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 써봤어요. 두 사람이 이별할 뻔한 계기도 비슷하게 넣어봤구여.

마지막으로 이 단편은 앞에 말씀드렸던 「아무말도」노래를 듣고 생각난 소재임미다... 총총! 그러니 노래를 들으면서 읽어야 진짜··· 읽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혹시나 노래 안 들으신 분들은 들으면서 다시 한 번 읽어보는 것을 강추드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