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여주
— 쌤!
박지민
— 여주 안녕.
윤여주
— 어서 들어와요.
초인종이 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나를 향해 미소를 띄어주며 들어오는 나의 과외 선생님이다. 우리 과외 선생님은 공부도 잘 가르쳐 주고 게다가 얼굴도 잘생겨서
집중을 매번 못한다.
박지민
— 여주 숙제는 다 해놨어?
윤여주
— 당연하죠. 쌤이 숙제 다 해놓으면 소원 들어준다고 했잖아요.
박지민
— 우선 보고.
윤여주
— 치··· 소원 뭐 빌지 안 궁금해요?
박지민
— 숙제 줄여달라 뭐 이런 거겠지.
윤여주
— 쌤.
박지민
— 응?
윤여주
— 그걸 누가 바보같이 소원으로 써요.
박지민
— 왜?
윤여주
— 고작 숙제 때문에 소원 들어달라고 한 거 아닌데.
박지민
— 그래?음··· 그래. 숙제도 잘 해놨고, 어디 한 번 들어보자. 네가 원하는 그 소원이 뭔데.
윤여주
— 저···.
‘카톡’
박지민
— 아, 잠시만.
윤여주
— 누구예요···.
봤다. 보면 안 될 걸 봐버렸다. 카톡음도 울리고 메시지까지 보이는 바람에 메시지로 눈이 향했는데 그 내용은
[ 오빠 오늘 저녁 뭐 먹을까? ]
딱 봐도 애인인 것 같았다. 웃으면서 답장하는 쌤에게
순간 화가 났다. 애인도 있으면서 나한테 살갑게 대해주고 다정하고. 정말 쌤은 내가 그저 학생으로밖에 안
보이는 게 맞는 걸까?
박지민
— 여주는 몰라도 돼.
연락을 다 했는지 쌤은 핸드폰을 다시 책상에 내려놓고 나와 눈을 맞추며 내게 물었다.
박지민
— 그래서, 소원이 뭔데?
윤여주
— ···됐어요. 없던 거로 해요.
박지민
— 왜 갑자기. 말해봐, 들어줄게.
윤여주
— 됐다고요!

박지민
— 여주야, 왜 화를···.
윤여주
— 죄송해요···, 쌤. 다음에 그냥 보충하면 안 될까요.
박지민
— 여주야, 어디 아프니?왜 그래, 갑자기.
열 체크를 하려고 나의 이마에 대려는 쌤 손을 살짝 밀쳤다. 그냥··· 지금은 쌤이랑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윤여주
— 그냥 가주시면 안 될까요? 오늘은 정말 죄송합니다.
박지민
— ···그래. 오늘은 이만 가볼게. 푹 쉬어.
그렇게 쌤은 결국 나갔다. 쌤이 나가고야 난 침대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눈물이 터졌다. 쌤이 애인이 있어서 슬픈 게 아니라 그런 것도 모르고 혼자 좋아하고 있던 내가 바보 같아서 슬펐다. 우는 소리를 막는다고 막았는데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갔는지 나의 방에서 얼마 나가지 않은 쌤이 다시 들어왔다.
박지민
— 여주야, 너 울어?
윤여주
— 아, 왜 다시 왔어요.
박지민
— 일어나봐, 여주야. 뭔 일인데.
윤여주
— 됐어요. 가보세요.
박지민
— 윤여주. 선생님이 말씀하시는데 그렇게 눈도 안 마주치고 계속 누워 있을 거야?
윤여주
— ······.
난 조용히 이불 속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전부 닦고 결심이라도 한 듯 아무렇지 않게 벌떡 일어났다.
박지민
— 이제 말해봐. 왜 그러는 건지. 갑자기 왜 그러는 건지.
윤여주
— 쌤이 좋아서요.
박지민
— 뭐···?
윤여주
— 좋다고요, 쌤이. 그런데 여친 있으시니까···.
박지민
— 여주야···. 쌤 폰 보고 그러는 거지.
윤여주
—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짝사랑한 내가 바보 같아서 울었어요. 이제 다 들었으면 나가주세요. 지금 이러는 것도 창피하니까···.
박지민
— 쌤이 뭐라 할 말이 없다···.
윤여주
— 쌤, 그 여자 안 만나면 안 돼요? 아니, 만나지 말아요.
박지민
— 여주야··· 넌 나에게 그냥 학생일 뿐이야.
윤여주
— 알아요. 아니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속상하니까.
“그러니까 왜 다정하게 그러냐고··· 사람 바보나 만들어 놓고"
난 혼자 조용히 소곤거렸다.
박지민
— 미안해, 선생님이···.
윤여주
— 왜 미안해요. 됐어요···.쌤이 나랑 만나 주지 않는 이상 여기서 쌤이 어떤 위로를 해줘도 닿지 않으니까 가줘요. 계속 잡고 싶어지니까.
박지민
— 그래, 그럼. 다음 주에 보자.
윤여주
— 과외···, 끊으려고요.
박지민
— 여주야,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윤여주
— 어쩔 수 없어요. 쌤에 대한 마음 접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서. 쌤도 피곤할 거예요. 내가 이렇게 안 하면.
박지민
— ···그래. 나 여기 계속 있으면 또 여주 바보 만들 거
같으니까 그만 가볼게. 잘 지내고, 공부 열심히 하고···.
쌤은 끝까지 나에게 마음의 틈을 안 줬다. 정말 그 여자를 사랑하나 보다. 난 안 되나 보다. 이렇게 쌤과 만남은 정말 끝인가 했다.
윤여주
— 잘 가요, 쌤···. 그동안 감사했어요.
마지막 인사를 하니 또다시 눈물이 볼을 타고 뚝뚝 흘러내렸다. 쌤은 그렇게 다시 방을 나갔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안 되겠어서 빨리 달려 나갔다. 또 바보 같은 행동을 하고야 말았다.
윤여주
— 쌤, 흑···. 그 여자 만나지 말아요. 제발···.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끝까지 잡고야 말았다. 쌤에게 달려가 백허그를 했다.
이러면 쌤이 곤란해질 걸 알지만, 이대로 끝이라는 걸
생각하니까 내 몸이 먼저 행동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쌤에 대한 마음이 너무나 커져 있었다.

박지민
— 여주야···.
쌤은 뒤를 돌아 내게 말했다.
박지민
— 여주야 나보다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만 해라. 나 때문에 이렇게 울지나 말고.
그러고는 두 팔 벌려 나를 크게 안아주고는 걸음을 뗐다. 쌤은 내 시야에서 점점 없어졌다. 울지 않으려 했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난다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인지는 겪어봐야 안다.
윤여주
— 쌤··· 좋아했어요, 정말 많이. 행복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