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라지기 직전에 만난 너는 내겐 행운이었다.

" 더럽다. "

" 나도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닌데, "
" 어쩌라는거야. "





내가 사라지기 직전에 만난 너는 내겐 행운이었다.





터벅터벅-

좁은 골목길에 한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울렸다.

집의 바로 앞까지 온 지호는 덜컥- 하고 열리는 문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왔다.


" ..휑하네... "


집이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공간이었지만, 아무래도 부모님과 떨어져 아무도 없이 혼자 지내려니 텅빈 느낌은 어찌할수가 없었다.

그런 기분이 드는것이 싫었지만, 어찌할수 있겠는가.
이 집엔 저 혼자밖에 없는것을.

괜히 또 공허한 느낌에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풀썩- 하고 쓰러지듯이 드러누웠다.


" 진짜.. 아무도 없고, "
" 텅 비었어.. "
" 반려동물이라도 키울까.. "


텅 비어있는듯한 느낌과 이런 상황을 어찌 할수가 없는 제 자신이 한심했고, 그런 생각이 드니 다른 좋지만은 않은 추억이라기에도 살짝 그런 기억들이 떠올랐다.


" 아아.. 또 시작이다.. "
" 글쎄 생각을 안하려고 했는데, 왜 자꾸 떠오를까.. "
" 다시 하고 싶어지게. "


지호는 점점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들에 저의 팔로 점점 시선을 내렸다.

그런 그의 팔에 새겨진 크고 작은 여러 상처들.

지호는 그런 저의 팔을 잠시 훓어보다가 피식- 웃고는 다시 침대에 드러누웠다.


" 할때는 진짜 짜증나 죽겠어서 고통도 안 느껴지는데,
  정신차리고 보면 정말 더럽게 아프다니깐. "
" 그걸 알면서 계속 하는 나도 병신이고. "
" 세상 한번 참 더럽다- "


지호는 혼자 중얼거렸고, 그의 작은 말소리는 공허한 방안에 작게 울렸다.

작게 울리던 소리를 조용히 듣던 지호가 일어나서는 가만히 앉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쓸쓸함.

그게 지금의 지호가 느낀 감정이었다.

공간이 크다보니 그 감정이 배가 되어 돌아오는 듯 했다.


" 지금 나 겁나 처량해 보일거 같다.. "
" ㅎ.. 진짜 평생 친하게 지낼수 있는 애는 없나.. "


'이렇게 사는것도 너무 지루한데..'


" 그냥 확 죽어버릴까- 라기에는 아직 젊고, 내가 하고
 싶은게 너무 많다 지금은. "

" 나중에 이루고 싶은거 목록이나 만들어둘까.. "
" 버킷리스트..? 였던가.. "
" 다 이루면 그냥 미련없이 끝내야겠네, 뭐.. "

" 어차피 죽을거 하고 싶은건 해보고 죽어야지. "
" 이 더러운 세상에 미련남을게 뭐 있다고.. "


지호는 오랜만에 앉는듯한 의자에 잠깐 몸을 기대고 있다가, 이내 자세를 바르게 고쳐앉고는 작은 수첩에 몇개의 문장들을 써내려갔다.

다 쓴 후에 짧고 긴 문장들을 다시 한번 훑어보더니 이제 됐다는 듯이 수첩을 덮고는 학교에 갔다온 후 그대로 입고 있던 교복을 하나둘씩 벗고는 집에서만 입는 편한 옷차림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러고는 다시 침대로 다이빙하듯 풀썩- 누워버렸다.


" 꼭 한번은 해봐야지. "


라며 엎드린 상태 그대로 스르르 감기는 눈을 따라 꿈속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