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꽃
1 • 천사



전정국
으으...


김 연
전정국, 너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니야?


전정국
아니거든...?


전정국
조금 과하게 마시긴했어도...


전정국
괜찮아...


김 연
허어...그러셔.


김 연
그럼 네 집까지 혼자 걸어 가.


전정국
아 왜, 데려다 준다며...!


김 연
멀쩡하다면서!


김 연
나도 늦었어...택시 부를테니까 알아서 들어가


전정국
치이... 알았어...


오늘은 동창회가 있던 날

정국과 연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서로 계속 연락하며 지낸 사이라

동창회에서도 어색할 일은 없었다.

오히려 둘이 사귀는 사이라나 뭐라나.


밤이 늦어지고, 계속된 술자리에 취한 정국은 연에게 기대어 겨우 정신을 버티고 있었는데

택시가 오기 전까지만 기다렸다 연도 집에 들어가기로 한다.


빠앙-!



김 연
어? 택시 왔나보다.


김 연
전정국, 정신차려!


전정국
어? 어...


전정국
택시 왔네...


김 연
얼른 들어가서 자.


전정국
그래야지... 너도 조심해서 들어가고.


김 연
응, 나중에 연락할게.


취한 정국을 보내고 난 뒤에서야 발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연.

시간은 어느 덧 자정을 넘어가고 있었다.


오늘따라 더욱 더 어두워보이는 골목

음산한 기운이 풍기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연은 골목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김 연
여기가 이렇게 무서웠나...

"...려 주세요."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한 남성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 놀란 연은 목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김 연
헉...! 괜찮으세요?


겁이 난 것이 민망해질 정도로, 온 몸이 엉망진창이였던 그의 모습.

연은 도망칠 생각도 없이 그를 부축했다.



김 연
ㄱ, 괜찮아요...?


박지민
ㅍ...가 부족ㅎ...ㅇ


김 연
...네?


결국 말을 다 잇지 못하고 기절해버린 그.

이대로 그를 두고 갈 수 없었던 연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자취방으로 그를 데리고 가기로 결정한다.


덜컥!

방문을 급하게 열고 들어온 연.

데려온 남자를 자신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마에 손을 댔다.



김 연
...헉, 왜이리 차가워?


김 연
이 사람 괜찮은 게 맞나...?



박지민
ㅇ, 으윽....


박지민
ㅇ, 아...파...


김 연
ㅎ, 헉 괜찮아요?


김 연
기, 기다려봐요, 상처 치료할 수 있는 것 좀 가져올게요!


급하게 밖으로 나가 치료할 것들을 가져오는 연.

다시 그에게 달려온 그녀는 붕대와 밴드, 이것 저것을 꺼내들어 상처들에 감고, 붙이기 시작했다.

소독할 때마다 끙끙 앓는 소리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지만

치료가 다 끝나자 그나마 편한 얼굴로 잠이 든 그의 모습을 보니 연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 연
후우... 다행이다, 그래도 조금은 편해졌나봐...


박지민
....


김 연
...그나저나, 이 사람 어디서 다친 걸까.


김 연
이 정도 상처면 일방적으로 맞은 것 같은데...


누워있는 그를 빤히 쳐다보는 연

얼굴은 천국에서 내려온 천사같이 생겼으면서

상처는 전쟁터에 나간 것보다 더 심한 그.

그의 사정이 너무나 궁금한 그녀였지만

내일 물어보기로 하고 침대에 기대어 잠을 청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