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2] 선사시대 로맨스

5화: 발각

여주가 자신의 방에서 눈을 떴다. 언제 여기로 왔었는지 기억조차 않났지만, 어제 있었던 일을 되짚어보며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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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아, 깜짝이야..."

일어나며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자 바로 제 옆에서 자고있던 지훈이 눈에 들어왔다.

제 아버지한테 자신을 감시하라는 말까지 들었는지, 하마터면 깨울뻔했다. 여주는 조심히 소리를 줄인채 집을 나선다.

다행히도 그때까지 지훈은 아직 소리를 듣지 못한채 곤하게 자고있었다.  

여주는 자고있는 지훈을 뒤로하고 고기들을 챙겨 숲으로 향했다. 

그저 진영을 생각했을 뿐인데도, 여주의 입가에는 자연스러운 미소가 사르르 번져갔다.

이제는 예전보다는 자연스럽게 숲길을 걷는 둘이었다. 여주는 어제의 일이 생각났는지 볼이 이미 빨개져있었다.

하지만 잊어버려 노력해도 설렘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걸 본 진영이 여주의 볼을 살짝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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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히히, 빨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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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아, 아니야!"

꼭 제 발저린 것처럼 진영이 말하자 제법 크게 아니라고 소리쳐버린 여주다. 자신이 말하고도 놀랐는지 순간 입을 막아버렸다.

이젠 여주가 말대신 손을 내저었다. 그러자 그 모습이 귀여운지, 나무에 기댄 여주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는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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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진짜 아니야? 지금 네 얼굴... 터질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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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으...응."

여주가 뜸을 들이며 대답하는 소리가 눈에 띄게 작아졌다. 진영은 살짝 웃더니 여주의 볼에 입을 살짝 대고는 천천히 일어났다.

여주는 여전히 눈을 찔끔 감고있었다. 아직까지 눈을 감고있자 진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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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우와, 내가 뭐 할거라고 생각한거야?"

진영이 웃으며 의미를 묻자 또 제 발저린 여주가 안그래도 달아오른 얼굴이 더 빨개졌다. 그러자 소심하게 대답하는 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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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아니... 그게 아... 몰라!"

말그대로 지금은 전세역전, 이었다.

처음 만났을때와는 다르게 여주가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진영은 여주가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리자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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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에이, 내가 너한테 그러겠어? 절대 안그럴테니깐 손 치우고 나 봐봐."

여주가 조심히 손을 치우고 진영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저 멀리서 달려오는 누군가가 눈에 들어온다.

외로운 남자

"여주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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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저게 또 왔어...?"

그러자 어김없이 숲으로 내달리는 그들이었다. 안쪽으로 뛰어들어가 주변을 재빠르게 살폈지만, 이번엔 마땅히 숨을 곳이 보이지 않았다.

당황했지만, 그나마 두꺼웠던 나무뒤에 둘이 들어가 숨었다. 그래도 좁았던지라 진영이 여주를 꼭 안은채 숨소리를 줄였다.

하지만 예상대로 남자는 돌아가지 않았고, 그들이 숨은 나무 근처에서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여주가 들켰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다른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여주가 조심히 고개를 빼어 지켜보니 그는 다름아닌 지훈이었다. 뭔가 큰일이 날거라는 예감이 머리에 스쳐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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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누굴 찾고있는 거야? 혹시 여주?"

외로운 남자

"그...그렇다!"

지훈이 다 알고왔다는 듯 남자에게 묻자 대답하는 그다. 서로가 경계하더니 남자가 먼저 도끼를 지훈에게 겨누곤 말했다.

외로운 남자

"여주는, 어디있지? 당장 말해!"

그러자 능청스럽게 연기하듯이 말하는 지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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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글쎄다? 나는 여기로 안 왔길래 서있었던 건데... 다른데로 갔나보지. 근데, 너 내가 누군지는 알고 얘기하는거야?"

이해못한 그가 지훈을 쭉 훑어보더니 놀라서는 뒷걸음질쳤다. 그러자 그럴줄 알았는지 지훈이 마무리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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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그러니깐 여주 귀찮게 하지 말고 꺼져."

남자가 부리나케 도망가버렸다. 지훈은 그 뒷모습을 지켜보더니 여주가 숨은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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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이제 나오지 그래. 어짜피 우리뿐이잖아?"

순간 당황하는 여주다. 설마, 여기까지 쫓아왔던 거였어? 이내 조용한 정적이 흐르자 지훈은 지루했는지 협박하듯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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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안나오면 손해일텐데. 이미 볼건 다봤고... 내가 어떻게 할지는 뻔하잖아?"

그래, 뻔하다말고. 분명 아버지한테 가서 말하게 되면 나는 외출금지라도 당하게 되겠지. 아님 진영의 이름이 들닐지도 몰랐다.

지훈에게 당당하게 맞설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엔 자신을 안고있던 진영이 눈에 밟혀 그럴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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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저 사람은 누구야...?"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표정이었다. 그런 진영과 자신에게 나오라고 하는 지훈을 번갈아 바라보며 고민하더니 진영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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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아니야, 걱정하지말고 여기있어. 쟤가 뭐라고 하든 나오면 안돼. 알겠지?"

진영이 고개를 살짝 끄덕거리자 진영의 품을 떠나 길에 서있었던 지훈의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지훈은 한걸음다가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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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그래서, 아버지한테 들키는 건 죽어도 싫다는 건가?"

협박당하는 상황에서도 여주는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 지훈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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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너였어도 그랬을거다. 넌 다 알고도 그런 말로 협박하겠다는 거야? 끊질기네."

그러자 점점 다가오며 여주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여주가 물러서지 않자 코앞에서 말하는 지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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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나한테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서. 내가 욕심많은 건 닮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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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하지만, 이건 용서해줬으면 좋겠어."

조용히 여주에 귀에 속삭이더니 이내 여주의 목을 거칠게 잡아 여주를 들어올렸다. 여주가 놀라 지훈의 손은 붙잡고는 힘을 줬지만 무리였다.

발버둥치다 힘이 빠진 여주가 축 늘어졌다. 지훈은 그제야 손에 힘을 빼고는 여주의 상태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준 압박때문에 숨을 못쉬어서 그런지 살짝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아직까지도 깨어있는 여주를 내려놓곤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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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아직까지 버틸 줄은 몰랐는데, 이제 나올 것 같지? 이 방법밖에 없어서 안타깝네."

지훈이 고갯짓으로 진영과 함께 숨어있었던 곳을 가리켰다. 여주는 힘이 부족했던 그 순간에도 지훈을 노려보며 발버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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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으, 미친... 놈."

숨이 넘어 갈듯 말듯 위태롭던 여주의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눈이 풀려 저절로 감겨지던 여주의 눈에 진영이 비춰졌다.

하지만 여주는 그 누구의 이름도 부르지 못한채 정신을 잃어갔다. 끝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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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여주야... 정신 차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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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으윽, 여긴...?"

여주가 겨우 눈을 뜨자 진영은 바로 여주를 안아버렸다. 깨어난 여주가 진영의 등을 쓸어주자 여주에 눈에는 앉아있던 지훈이 눈에 들어온다.

순간 놀랐지만 진영은 그대로 꼭 앉은채 지훈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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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쟤가 여기 왜 있어? 혹시 쟤가 때렸어?"

진영이 고개를 내저었다. 여주가 의아해하는 표정을 짓자 지훈은 변명같은 말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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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저 형은, 내가 건드리면 진짜로 훅 갈것 같아서 건들지는 않았어. 간신히 살아있으니 다행이네."

여주는 안에 깊이있던 것이 솟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당장이라도 지훈의 멱살을 쥐고있어도 마땅했지만 일단 놀랐을 진영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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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얘까지 건드렸으면 넌 나한테 죽는거였지. 그래서, 진짜 죽일생각은 아니었나보네? 일부로 세게 안누른거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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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아까 진짜 죽어버렸으면 내 편은 아무도 없거든. 단지 그것때문이니까, 형제우애같은 걸로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다."

서로에게 단어 한 마디라도 지지않으려는듯 기싸움이 치열했다. 그 사이에서 여주에게 안겨 있던 진영은 여주목에 난 자국이 신경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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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둘이 대체 무슨 사이인건데? 그리고 여주를 이렇게까지 했어야할 마땅한 이유따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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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그래, 들어놔보자. 내가 뭘 해주길 바래서 이런 일을 벌여놓은 건데?"

그들이 지훈에게 앞다퉈 묻자 지훈은 잠깐 생각을 정리하는 듯 했다. 정적이 잠시 흐르고, 지훈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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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일단 나는 박여주 동생이고, 아무래도 내가 이렇게 했어야 이 형이 나올 것 같았어. 여주누나가 분명 나오지 말라고 했을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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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그래서 죽지 않을 만큼만 조른거야. 그러자 기가막히게 나오시더라고. 목 조른건 미안한데, 둘한테 제안하고 싶은 게 있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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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그, 그게 뭔데?"

진영이 그런 그가 무서웠는지 몸을 덜덜 떨며 대화의 흐름을 이어갔다. 지훈은 냉정한 눈빛으로 여주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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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난 저 망할 아버지를 죽이고 족장이 되고싶어. 그걸 도와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