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생 그녀

ep. 14 수능

손님 집에서 공부를 했던 날 이후에도 우리는 많이 만났어

목적은 공부였지만,, 결국엔 그냥 사진찍고 뭐 먹고 있더라

그리고 오늘 기준으로, 수능이 딱 7일, 일주일이 남았어

이제는 손님보다는 인강선생님이나 과외 선생님의 힘을 빌리기로 했어

손님이랑은 수능이 끝나자마자 만나기로 약속했고

그 전까지는 예림이만 빼고 공부와 관련없는 거의 모두를 만나고 있지 않아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난 수능 꼭 잘 보고 말거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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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으.. 진짜 가슴 두근거린다

자고 일어나 습관적으로 디데이를 확인했어

17시간 13분 44초전.

1분 1초가 너무나도 아까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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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빨리 씻고 학교 가기 전까지 공부해야지!

그렇게 한 시간 정도 공부를 하다 학교에 갔어

학교가 끝나고 학원 몇 개를 간 후

집에 드디어 들어왔어

재빨리 씻은 다음 다시 공부를 시작했어

내일이 수능날이니까 컨디션 조절을 해야해

그리고 내일 시험장까지 가야하니까 우리 엄마 아빠, 그리고 예림이네 엄마 아빠가 우리 집에서 자기로 했어

부모님들이 오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9시쯤 간단하게 개념 정도만 읽어보고 일찌감치 잠들었어

이렇게 일찍 자는거.. 진짜 처음이다

그리고 눈을 뜨니,,, 아침!!

일어나서 간단히 씻고 다시 한 번 간단하게 개념을 읽은 후 부모님과, 예림이와 함께 시험장까지 출발했어

수험장에 도착하니 반가운 얼굴이 있었어

바로 손님!

얼른 달려가서 인사하고 싶었지만 부모님께는 아직은, 비밀로 하고싶어 눈만 마주치고 예림이와 손을 꼭 잡고 모두의 응원을 받으며 수험장으로 들어갔어

미리 정해진 내 자리에 앉았어

익숙한듯, 낯설은 책상에 앉아 시험은 시작되었지

운이 좋게도 예림이가 같은 교실에 배정되어 그나마 긴장을 덜 하게 되었어

중간중간 어려운 문제들은 조금 생각하다 가볍게 패스해버렸지

마지막에 시간이 남으면, 그때 풀면 되니까

그렇게 마지막 못 푼 문제까지 풀고 검토까지 다 한 다음, 5시가 조금 넘어 난 다시 예림이와 시험장을 나와 부모님과 인사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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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엄마아!

부모님

시험 잘 보고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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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움.. 잘 본 것 같은데 모르겠어!! ㅎㅎ

그리고 손님이 옆에 다가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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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안녕하세요, 여주 친구입니다!

어, 내 계획은 이게 아닌데

사실 우리가 사귀게 되면, 그때 딱 공개하려고 했거든

이 잘생기고 성격좋은 사람이 내 남자입니다, 하고 말이야

근데 뭐 손님이 먼저 자신을 공개해버렸으니 어쩔 수 없지

부모님

어어.. 안녕하세요..!

부모님

어디서 만났니? 이 동네에 친구 예림이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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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어..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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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학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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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편의점에서요..!!

부모님

? 어디서 만났다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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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그니까 학원에서 만나서 편의점에서 뭐 먹다가 친해졌다구요!

왜 거짓말 해? 하는 손님의 시선이 느껴졌어

부모님

엄마 아빠한테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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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ㅎㅎ..

부모님

그러면 우리 밥이나 먹으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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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엄마 아빠 나 이렇게?

부모님

아니, 예림이네랑 우리랑 그 새로 사귄 친구랑

부모님

예림이넨 괜찮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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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괜찮아요?

주어를 빼고 말했어

손님이라고 해야할지, 오빠라고 해야할지 혼란스러웠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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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난 괜찮아

다행히 잘 알아들었어

혹시라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말이야

부모님

그러면 ○○○식당 갈래? 우리 많이 가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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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웅웅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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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같이 차 타고 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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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냐, 나 차 타고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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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그 렌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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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그거 타고 갈게 주소 보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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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알았어요!

밥을 먹으러 이동하는 길

운전하던 아빠가 물어봤어

부모님

아까 그 친구? 그 친구한테는 왜 존댓말 사용하니?

아... 이걸 사실대로 말해야 해 말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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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나보다 나이 한 살 더 많아서..!! 아직 반말하기 쫌 그래서 그랬어!! 별거 아니야

예림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끝내 입을 닫았어

뭐, 나로써는 일단은 잘 된 일이지

뭐 편의점에서 처음 만났는데부터 시작해서 끝도없이 펼쳐질게 뻔하니까

우여곡절 식당에 도착하니 손님이 먼저 와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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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먼저 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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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많이 기다렸죠 미안해요!

그도 그럴것이, 오는 길이 되게 밀렸거든

앞에서 사고가 났나 당최 움직일 생각을 안 하는 거 있지

미리 연락을 해두기는 했는데, 걱정되고 미안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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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냐 별로 안 기다렸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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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안 막혔어요? 어디로 왔지? 우리는 가는 길마다 막히,

부모님

여주는 뭐 먹을래? 그 친구분도요! 메뉴 선택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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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음.. 나는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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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저는 여주랑 똑같은걸로 할게요

부모님

그래요, 예림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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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림

저는.. 이거 먹을려구요

그렇게 갑작스럽게 먹을 것을 고르고 음식이 나왔어

나온 음식을 먹고 우리는 이야기를 조금 나눴지

부모님

너희 둘 다 아직 사람 못 만났지?

엄마가 갑자기 연애 이야기를 꺼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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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림

에이, 공부하고 뭐하고 하느라 못 만났죠,, 여주면 몰라도

음? 나? 얘 지금 나 말한거야?

부모님

어머, 여주 만나는 사람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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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아니이이? 없는데..? 예림아 왜 그래!! 하하하.. 없어요 없어!!

엄만 미심쩍은 눈빛을 보냈지만 난 그 눈빛을 애써 무시했지

부모님

옆에 친구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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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저요..? 저도.. 아직은 없습니다,,

부모님

어머머, 그러면 여주랑 만나면 되겠네!

아이고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죠.. 나 성인 되고 그러면 연애 할거죠..

엄마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말이 많아졌어

심지어 나 어렸을 때 이야기까지 한 거 있지?

부모님

우리 여주 일곱살때인가? 그때 여주가 어땠냐면, 호호호 난 아직도 그 일만 생각하면 웃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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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엄마!!

다행히도 내가 막아 그런 일은 조금이라도 더 막을 수 있었어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저녁이 지난, 어둑어둑한 시간이 되었어

부모님

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부모님

이제 슬슬 일어나야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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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엄마 아빠 먼저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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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예림이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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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나 여기 있는 친구랑.. 좀 있다 갈게

엄마 아빠는 고분고분 갔어

부모님

그래 원래 저 친구랑 놀으려고 했는데 우리가 괜히 붙잡고 있었나봐.. 어여 가자 여보

하지만 예림이는 달랐지

왜, 그 이모티콘 보면 그 표정 있잖아!!

(😏)

그 표정으로 보고 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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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이, 별거 아니야!! 빨리 가서 집에 있어 알았지?

간신히 예림이를 집에 보내고 손님과 늦은 저녁 거리를 걸었어

말 없이 걷고 있다가 손님이 입을 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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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까 왜 거짓말 했었어?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했지만 손님의 목소리는 서운함이 가득 담겨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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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편의점에서 만났다고 하면 너 친구처럼 부모님도 생각하실까봐?

사실대로 말하기 어려웠지만 사실은 사실이니까, 손님한테마저 거짓말 하긴 싫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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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이라고 답했어

손님은 가볍지만 무거운 한숨을 한 번 내쉬더니 조금 뜸을 들였어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단듯이 활기차게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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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괜찮아! 너 부모님께도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닌 좋은 사람인걸 증명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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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냥 진짜 궁금해서 물어본거야 정말로!

손님이 괜찮은 척 하면서 미소를 지었는데, 그 미소가 굉장히 씁쓸했어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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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알거에요.. 우리 엄마 아빠도. 손님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걸. 자신보다 남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는걸.

내가 편의점에서 칼에 찔렸을 때 나랑 같이 있던 사람에 대해 부모님에게 자세히 말하지 않았어

말했더라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말할걸 그랬어

그러면 거짓말도, 걱정도 없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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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미안해요. 거짓말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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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ㅇ,아니..! 너 때문 아니야!! 그리고 나 진짜 괜찮다니까? 평생 속고만 살았나 왜 못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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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니 마음도 충분히 이해 돼! 괜찮아!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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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그건 그렇고, 넌 이제 뭐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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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나는 카페 차리고 싶어요. 내가 사장인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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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손ㄴ,

손님은요?라고 무의식적으로 물어보려다 퍼뜩 생각이 났어

아직 손님은 하고 싶은걸 못 찾았다는걸. 그래서 그게 걱정이고 고민이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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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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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아니에요! 말이 잘못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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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런데 나 카페 사장 잘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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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워낙 소심하고 그래서.. 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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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럼! 여준데. 여주는 뭐든 잘 하지!

언제나 나를 위해주는,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난.

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

수능 보기 전, 19년동안, 20년이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그렇다 할 굴곡없이 평탄하게 살아왔으니까

남들은 그렇게 살면 뭔 재미로 사냐고 하지만 난 달라

힘든 일들도 많고 기뻤던 일도 많은 것 보단, 단조롭게 비슷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사는게 나으니까

힘든 일이 많다고 해서 그만큼 행복했던 순간도 채워지는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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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ㅎㅎ.. 고마워요

여러 의미가 섞인 고맙다는 말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