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임무

[미리별유치원 : 호그와트] leō

몰입을 위한 BGM으로, 🎵 Hedwig's Theme 들으면서 읽으시기를 추천합니다 ✨️

마법이 존재하고 그에 따른 선과 악도 나뉘는 세상. 그 세상 중심에는 '호그와트'라는 학교가 있다. 만 11세부터 18세의 청소년 마법사를 양성하는 학교. 이제 막 생일이 지난 12살의 나는 호그와트 입학 초대장을 받았다.

최여주 [12]

"어..."

언덕 위에 위치한 엄청난 크기의 성, 학교의 휘장 아래에 라틴어로 쓰인 문구. 무슨 뜻인지도 모르지만 그 분위기에 압도 돼서 발걸음을 못 떼고 있다.

그때, 내 옆으로 성큼성큼 지나가는 남자. 나보다는 분명 나이가 많아보였고 이 지리를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서 말을 걸었다. 단지 길이라도 좀 묻고 싶어서였다.

최여주 [12]

"저기...!"

박지민 [15] image

박지민 [15]

"........."

최여주 [12]

"어... 그..."

생각보다 날카롭게 생긴 인상에 내가 불렀음에도 고개만 돌리고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게 무서워서 차마 말을 못 꺼냈다. 그 눈동자가 마치 뱀과 같았달까.

박지민 [15] image

박지민 [15]

".....뭐야."

최여주 [12]

"아...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그때, 내가 그 사람과 말을 나누고 있는 걸 본 신입생들을 안내해주던 선배가 호그와트 급행열차에서 급하게 뛰어내리시더니 내 팔을 붙잡고 그 자리를 급하게 떠나셨다.

왜 그러냐, 물어보니 저 사람은 순수 혈통 마법사 가문 출신인데 저 가문에는 악랄하기로 소문난 흑마법사가 있어서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원래 순리대로라면 야망을 중시하던 슬리데린 기숙사에 들어가는 게 맞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마법의 분류모자가 그리핀도르에 배정해버려서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게 벌써 3년 전 일.

조용히 숨 죽여서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저 사람을 둘러싼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결코 무시하지도 못 하고, 그 소문이 사실인 것 마냥 실제로도 무감정한 표정과 딱딱한 성격에 호그와트 전교생들이 기피하는 사람이라고...

"아직 3학년밖에 안 됐는데. 참 안 됐어, 그치?"

최여주 [12]

"...네, 그러네요."

저 사람은 얼마나 외로울까.

"그나저나, 너는 어디 기숙사 배정 받고 싶어?"

최여주 [12]

"음... 저는..."

"머리 잘 쓸 거 같이 생겼는데, 래번클로는 어때?"

최여주 [12]

"아무데나 좋아요! 잘 모르기도 하구..."

"그렇긴 하지? 아무래도..."

"늦겠다. 어서 가봐! 파이팅!"

최여주 [12]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는 연회장으로 들어가게 됐다. 여기서 그 유명한 모자로 기숙사 배정도 한다지... 괜시리 떨리는 마음으로 아무 빈 자리에 조용히 앉아서 음식을 먹으며 연회장을 둘러봤다. 마법으로 인해 허공에 떠있는 양초들이 제일 눈에 띄었다.

최여주 [12]

"...어?"

그 다음으로 눈에 띄었던 건 아리송하게도 교문 앞에서 마주쳤던, 얘기라는 걸 했다기에도 애매한 선배가 그리핀도르 책상에서 아무 말 없이, 무얼 먹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었다.

다른 선배들은 신입생들 온다고 본인 기숙사의 교복을 차려입은 반면, 그 선배만 어두운 색의 옷을 입었을 뿐 기숙사마다 있다는 퍼스널 컬러의 색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어둠의 기운이 뿜어져나오는 거 같았다. 왜 거리를 두는지 알 정도로 말이다.

 미네르바 맥고나걸 image

미네르바 맥고나걸

"지금부터 기숙사 배정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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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맥고나걸

"호명되는 사람은 앞으로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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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맥고나걸

"분류모자를 쓰면 기숙사 배정을 받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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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맥고나걸

"최여주!"

내 이름이 첫 번째로 호명되고 단상 위로 올라가 의자에 앉자 내 머리 위에 분류모자가 씌워졌다. 그러자 분류모자가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했다.

마법의 분류모자 image

마법의 분류모자

"흠...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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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분류모자

"슬리데린 빼고 다 잘 어울리는 애가 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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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분류모자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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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분류모자

"그리핀도르!"

모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리핀도르 선배들의 박수갈채와 함성이 쏟아졌다. 그 소음 속에서도 또렷하게 보였던 건 어딘가 자리를 잘못 앉은 듯한 이질적인 검은 기운의 선배였다.

박지민 [15] image

박지민 [15]

"....."

솔직히 속으로 그리핀도르는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되냐... 모자가 영 용하지가 않은가 보다.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호그와트에 입학한지도 세 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같은 기숙사에서 지내는 친구와 연을 맺기도 했고, 퀴디치 경기 대표로도 참여해서 수색꾼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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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우승 축하한다, 최여주!"

얘는 이번에 새로 사귄 친구, 동급생 그리핀도르 소속 전정국이다. 천진난만한 성격과는 달리 여러 과목에서 우등생으로 손 꼽히는 다재다능한 친구다. 얘도 원래 퀴디치 대표 선수였지만 이번 경기에는 부상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 했다.

아무렴 어떤가 싶었다. 이미 얘는 일반마법부터 마법약 제조에도 능했고, 산술점, 비행까지 모든 분야에서 뛰어났기 때문에 모든 교수님들이 탐내는 인재였다.

최여주 [12]

"너 지금 그 말 세 번째다?"

전정국 [12] image

전정국 [12]

"ㅋㅋㅋ 나도 알아~"

최여주 [12]

"그렇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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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당연하지! 퀴디치 경기 우승하기가 좀 쉽냐~"

최여주 [12]

"너가 나왔으면 더 쉬웠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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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어어? 그게 무슨 소리래..."

최여주 [12]

"넌 너무 겸손해서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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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에이... 너는 이번 산술점 과제도 1등 같아보이던데."

최여주 [12]

"저번 과제는 너가 1등이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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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알겠어~ 우리 둘 다 짱! 끝!"

최여주 [12]

"ㅋㅋㅋ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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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아, 맞다. 너 그거 들음?"

최여주 [12]

"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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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다음 퀴디치 경기 대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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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박지민 선배 나오신대."

최여주 [12]

"........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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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야, 야, 쉿..."

최여주 [12]

"아니... 갑자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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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몰라, 나오고 싶으신가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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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그 선배도 얼마나 심심하시겠냐. 찌라시들 때문에 친구도 없고."

최여주 [12]

"...하긴. 아니, 그래도 그렇지... 실력은 어떠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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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미쳤던데? 잘하시더라. 조지 형한테 들었는데, 3학년 비행 수업 1등이시래."

최여주 [12]

"진짜?! 그런 걸 왜 숨기고 다니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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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소문이 좀 무섭냐... 사람을 죽였다는 둥, 새벽마다 흑마법을 연마한다는 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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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나 같아도 제정신으로 학교 못 다녀."

최여주 [12]

"...되게 외로우시겠다. 나 입학 때부터 생각하던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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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그러게... 어, 야! 수업 늦겠다!"

최여주 [12]

"다음 시간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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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어둠의 마법 방어술! 스네이프 교수님!"

최여주 [12]

"야, 뛰어!"

무서운 교수님의 수업에 늦을 뻔 해서 오랜만에 얘기가 나온 그 선배에 대한 얘기는 거기서 끝이 났다. 다시 한 번 생각하건대, 분명 무슨 사연이 있으실 거다. 분류모자가 괜히 그 선배를 그리핀도르에 배정한 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 되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어쩌다 그 선배와 말을 할 기회가 생겼다. 때는 연회장에서 점심 식사를 할 때였다. 퀴디치 대표 선수들은 이 식사가 끝나면 퀴디치 경기 연습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나도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내 앞에는... 박지민 선배가 밥을 깨작대며 드시고 계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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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최여주, 파이팅?"

최여주 [12]

"어? 어, 고마워! 먼저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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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응. 이따 봐-"

정국이와 인사를 하고 다시 밥을 먹는데 먹던 걸 멈추고 나를 가만 바라보던 선배는 나를 향해 두 번째로 입을 여셨다. 첫 번째는 3개월 전 내 입학식 날 교문 앞에서, 두 번째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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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야."

최여주 [12]

"어, 어, 네?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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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응. 너 퀴디치 나가지."

최여주 [12]

"넹...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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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연습 있는데 그렇게 먹으면 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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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천천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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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기다려줄 테니까."

최여주 [12]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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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왜. 싫어?"

최여주 [12]

"아, 아니요... 네... 얼른 먹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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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천천히 먹어, 천천히."

처음 보는 선배의 다정한 면모에 처음으로 선배가 인간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없던 정이 조금이라도 붙으면서, 다시 한 번 더 질문을 던져볼 용기가 생겼다.

최여주 [12]

"저... 뭐 좀 여쭤봐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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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뭔데."

최여주 [12]

"그... 혹시, 조금 불편하실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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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괜찮아. 너보다 무례한 놈들 많아."

최여주 [12]

"아, 그... 선배는... 그리핀도르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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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눈치 주는 건가. 안 어울린다고."

최여주 [12]

"아, 아니요! 그게 아니고..."

최여주 [12]

"그냥... 궁금해서요. 선배 성격에 슬리데린 같은 데 가셨으면 더 잘 적응하셨을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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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너, 분류모자가 무슨 기준으로 기숙사를 선별하는지 알아?"

최여주 [12]

"아니요...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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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학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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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그 특성으로 학생들을 어디에 넣을지 결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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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그 모자 딴에는, 내가 그리핀도르가 추구하는 거랑 같았다고 생각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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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그리고... 적응 못하는 게 비단 기숙사 뿐만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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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차라리 잘 됐다 생각해. 슬리데린 갔으면 내가 어떻게 됐을지 상상도 안되거든."

최여주 [12]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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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답이 좀 됐어?"

최여주 [12]

"네... 죄송한데 하나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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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물어봐."

어느새 입가에 미소를 띄고 있는 선배의 모습에 나도 한시름이 놓여서 질문 하나를 더 던질 용기가 생겼다. 선배는 그 질문을 처음으로 웃으면서 허락해주셨고. 오랜만의 말동무가 생겨서 신나셨나...

최여주 [12]

"예전에 기숙사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 그리핀도르는 용기 있는 자들이 들어갈 수 있다 했어요."

최여주 [12]

"선배는, 선배 스스로가 용기 있다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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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너는 내가 용기 있어보여?"

최여주 [12]

"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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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최여주 [12]

"선배는... 그 외로움 속에서 학교를 꾸준히 다니시고, 이렇게 퀴디치 경기까지 출전하신 거 자체로..."

최여주 [12]

"충분히 용기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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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다."

최여주 [12]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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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나는... 내가 용기 있는지 잘 모르겠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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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사실도 아닌 소문들, 아니라 하면 되는데 그것도 말 못하고..."

최여주 [12]

"사실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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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우리 가문, 그 흑마법사 빼고 다 머글들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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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악랄한 흑마법사... 진짜 악랄했거든. 그래서 소문이 좀 왜곡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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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나는 말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생각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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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다들 그냥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거일텐데..."

최여주 [12]

"...선배, 그러면 저랑 약속 하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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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무슨 약속?"

최여주 [12]

"이번 시즌 퀴디치 경기, 그리핀도르가 우승하면 소문 선배가 직접 해명하는 걸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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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뭐?"

최여주 [12]

"선배가 용기와 대담을 가졌기 때문에 그리핀도르에 왔다는 거라도 표현해야죠!"

최여주 [12]

"그래야 덜 억울하죠, 선배가. 이러려고 호그와트 온 거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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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그래, 맞지. 나도 너처럼 희망찬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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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알겠어. 그 약속 할게. 그 대신, 너도 나랑 약속 하나 해."

최여주 [12]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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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가끔씩 이렇게 내 말동무 해주는 거."

최여주 [12]

"에? 그건 당연하죠 선배! 저랑 안 보려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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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ㅋㅋㅋㅋ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최여주 [12]

"당연한 걸 선배는..."

그 날 나는 그렇게 선배와 대화해보고 알았다. 소문이 일부 거짓이라는 걸.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부풀려지고 있다는 걸. 조금만 대화해도 알 수 있었다. 선배는 사람을 죽일 사람도, 슬리데린에 걸맞는 인재도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모든 사람들에게 선배가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졌다.

그렇게 대망의 퀴디치 경기날이 밝았다. 상대는 우리를 경계하던 슬리데린 대표팀이었다. 특히 박지민 선배와 사이가 안 좋은 선배들이 많았다. 이기지는 못해도 다치지 말라며 안심 시켜주는 선배를 보며 두려움을 조금씩 떨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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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위험하면 피해. 맞서지 말고. 알겠지?"

최여주 [12]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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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12]

"그리핀도르 파이팅! 최여주!!"

어느새 경기장은 전교생들과 교수님들의 응원의 열기로 한껏 뜨거워졌다. 겨울 한파를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후끈한 열기였다. 모두의 응원을 한몸에 받아서, 꼭 선배와 했던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나는 수색꾼의 역할이었기에 스니치를 잡으러 비행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더 큰 긴장감에 빗자루를 꽉 쥐어서 땀이 날 정도였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 했다.

선배는 몰이꾼이었다. 선배가 나무 방망이를 들고 블러저를 쳐내며 우리 팀 선수들을 지킬 때, 나는 슬리데린팀 수색꾼과 스니치를 잡으려고 치열한 추격전을 벌였다.

슬리데린팀 수색꾼은 참 경기 방식이 비열했다. 스니치를 못 잡게 하려고 나를 빗자루가 아닌 손으로 밀치는 반칙을 빈번하게 하곤 했다. 몇 번이나 심판에게 싸인을 보내봤지만 심판은 그 싸인을 보지 못 했다.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퀴디치 경기가 이어지고 있을 때, 상대팀 수색꾼이 정말 나를 작정하고 밀치려고 스니치를 쫓는 나를 뒤에서 비정상적인 속도로 쫓아오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간 나도, 저 선수도 땅바닥에 고꾸라져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끝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나를 쫓던 상대팀 수색꾼이 결국 손으로 내 빗자루를 잡아서 옆으로 밀어버리려던 그때, 내가 두려움에 눈을 질끈 감았을 때,

비명소리와 둔탁한 소리만 들렸을 뿐, 나는 멀쩡히 하늘을 잘 날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건지 황급히 아래를 보자 선배가 몰이꾼 역할을 하다가 위험한 나를 보고 상대팀 수색꾼이 내 빗자루를 잡았을 때 그 수색꾼을 밀어버린 모양이었다. 덕분에 선배도 같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말이다.

경기는 즉시 중단됐고 나는 다급하게 빗자루에서 내려 선배의 상태를 살폈다. 상태는... 말로 이룰 수 없이 위독했다.

최여주 [12]

"선배...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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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여주야..."

최여주 [12]

"선배, 좀만 참으세요. 곧 의료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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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너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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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나도 용기라는 걸 내보고 가..."

최여주 [12]

"선배, 아니에요. 선배! 정신 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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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나... 정말 그리핀도르처럼, 용기 있고 대담한 애였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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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고마워. 알게 해줘서..."

최여주 [12]

"아니야...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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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약속은 못 지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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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이거... 꼭 간직해줘..."

그렇게 말하면서 선배는 자신의 안주머니에 있던 팬던트를 꺼내 내 손에 쥐어줬다. 정말로 숨이 끊기기 직전의 선배였기 때문에 고개를 도리질 치며 울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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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내 약속은 지켜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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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다음에 만나면, 그땐 내가 꼭 약속 지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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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지금은 절반만 지킨 걸로 하자..."

최여주 [12]

"아니야... 지금 그냥 다 지키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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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안 다쳐서 다행이다."

최여주 [12]

"지금 그게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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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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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15]

"잘 있어, 여주야."

그렇게 말하고 선배는 꽉 잡고 있던 내 손을 서서히 힘이 풀리게 놓았다. 나도 그제서야 정신 없이 눈물을 닦아내고 선배가 준 팬던트를 확인했다.

Doceamus omnes pueros qui hoc nomine dignum animum ostendant. (그 이름에 걸맞는 용기를 보여주는 아이들은 누구나 다 가르치도록 하세.)

그 팬던트는 선배가 입학했을 때 제작된 팬던트였고 아마... 선배가 직접 산 거겠지. 남몰래 그리핀도르의 꿈을 꾸면서... 참, 선배는 어떻게 마지막까지 순수 그리핀도르인지.

선배, 제가... 선배 약속 대신 지켜드릴게요. 그리고 저도 배울게요, 그리핀도르의 사명이 뭔지.

😎 간단한 해석과 소감 ✨️

제가 맡은 기숙사는 '그리핀도르'였습니다! 🦁 우선 지민은 왜곡된 소문으로 인해 자존감과 정체성이 굉장히 떨어진 상태죠.

처음 호그와트에 입학했을 땐 직접 그리핀도르의 팬던트까지 사면서 마음을 다잡았겠지만,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행동으로 옮기진 못했습니다. 어쩌면 자신의 기숙사를 배정한 분류모자까지 원망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신입생 여주를 만나면서 그리핀도르가 추구했던 것이 뭔지, 그 분류모자가 자신을 그리핀도르에 배정한 이유와, 자신이 갖고 있는 용기와 대담이라는 그리핀도르의 특성과 모토를 끄집어내게 됩니다.

그러면서 지민은 자신을 구덩이 속에서 꺼내준 여주에 대한 은혜를 용기 없으면 전혀 할 수 없을 행동을 하며 갚았고, 끝내 자신의 그리핀도르의 정체성을 찾아내면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과 특성이 기숙사 선정 기준이라는 해리포터 내 설정에서 영감을 얻었고, 내면의 성장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제가 예전에 숙제를 1등 하면서 받았던 보상으로 정한 주제가 이번 주제인 거 같은데... 여간 힘든 게 아니네요 🥲 워낙 세세하고 규모가 큰 세계관이라 애를 먹었지만 뜻 깊었습니다!

초반에 여주가 입학할 때 휘장에 라틴어로 적힌 문구를 못 알아봤죠. TMI이긴 하지만 그 문구는, '결코 잠자는 용을 건드리지 마라.'라고 적혀있다 해요! 호그와트의 모티브가 '잠자는 사자'라고 합니다!

여주, 지민, 정국은 해리포터 스토리 내에 등장하지 않는 허구의 인물이구요. 중간에 나오는 여자 교수님과 정국이 언급한 조지 형, 과목명이나 담당 교수님, 그리고 기숙사를 배정할 때의 여자 교수님의 멘트는 모두 해리포터 스토리 내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지민의 팬던트에 라틴어로 적혀있던 문구는 그리핀도르의 창립 이념이고, 같이 첨부된 사진은 상징 동물인 사자가 그려진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대표 사진입니다!

이런 점들이 또 이 스토리를 보시는데 쏠쏠한 재미 포인트가 될 거 같아서 알려드립니다! 이번 숙제도 역시나 재밌게, 열심히 쓰며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참고로 이번 회차의 제목은, 라틴어로 '용기 있는 사람'인데 중의적으로 '사자'라는 뜻도 갖고 있다 해요! 그리핀도르에 너무 잘 어울리는 단어인 거 같아서 갖고 와봤습니다 🥰

_ 글자수 : 7992자

_ 미리별유치원 라벤더반 아지 2023. 11. 30 숙제 제출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