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수사일지

Ep. 14 ° 강력 1팀, 신다희와 과거 (1)

지금으로부터 3년 전, 1999년. 유독 기하급수적으로 사건들이 늘어나는 시기였지만 제대로 처리할 유능한 팀이 없었다. 이상현상일 정도로 늘어나는 사건들에 골머리만 앓고 있었는데 1999년 7월. 임전동 관할인 BU경찰서가 최초로 대책을 내세웠다.

"저희 BU경찰서에서 각각 다른 팀에 흩어져있던 에이스들을 끌어모아 최상위의 강력 1팀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이상현상을 저희가 최고로 구성한 강력 1팀이 신속하게 처리해나가 국민들의 불안을 줄이고 국가의 안위를 보살피겠습니다."

그렇게 형성된 팀이 BU경찰서의 강력 1팀이었다. 지금 있듯이 강력 2, 3팀도 그때 있긴 했지만 여전한 탑은 우리였고 우리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우리에게 들어오는 사건들은 다 중대한 사건이었고 국민들도, 국가도 우리를 더 주의 깊게 봤다.

팀 총괄 김석진 경감, 증거품 탐색 민윤기 경위, 의료 정호석 경사, 정보통신과 자물쇠 해제 김남준 경사, 장비 관리 박지민 경장, 심리 취조 김태형 경장, 최종 체포와 범인 제압 전정국 순경.

이 일곱 명이 각기 다른 포지션에서 월등히 뛰어난 걸 알아본 경무관님의 덕이 컸다. 몇 년간 미제사건이었던 살인사건을 실험 삼아 넘겨주니 2주만에 뚝딱 해치우는 걸 보고 바로 강력 1팀으로 형성된 것이다.

근데 정말 딱 하나, 추리. 추리할 사람이 없어서 2주나 걸렸다는 강력 1팀의 투정을 들은 경무관님이 강력 3팀에서 두뇌 담당을 하고 있는 애를 뽑아왔는데 그게 '신다희' 순경이었다.

신다희 [25]

"안녕하십니까. 강력 3팀에서 이전 온 신다희 순경입니다!"

신다희 [25]

"열심히 하겠습니다!"

쾌활하고 예의 바른 성격에 일을 처리할 때에 똑부러짐. 경무관님이 왜 뽑아왔는지 첫인상 때 바로 알 수 있었다. 인력이 부족했던 우리 팀에게 다희는 정말 반가운 손님이었다. 그래서 더 밝게 맞아주었다. 하 순경을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더.

김석진 [29] image

김석진 [29]

"근데, 강력 3팀에서 왔다고?"

신다희 [25]

"네- 최 경위님이 보내주셨어요."

박지민 [26] image

박지민 [26]

"최 경위님 안 본지 오래 됐네. 안부 전해줘."

신다희 [25]

"네!"

김태형 [26] image

김태형 [26]

"앞으로 잘 부탁해-"

그땐 강력 3팀과도 사이가 좋았지. 술 한 잔 기울이며 살벌한 눈빛이 아닌 정겨운 눈빛을 나누는 사이였고 농담도 주고받을 줄 알았다. 다희가 그렇게 되지만 않았더라도, 그 방법을 계속 알고 있었을텐데.

다희가 강력 1팀에서 지낸지 어느새 세 달이 훌쩍 지났다. 사건이 꽉 차있는 것에 연속이라서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그래도 가끔씩 숨통이 트이는 순간은 다희랑 같이 수다를 떨 때였다. 잘 웃고, 웃긴 말도 잘하는 애라 같이 얘기하면 재밌었다.

박지민 [26] image

박지민 [26]

"ㅋㅋㅋㅋㅋㅋ 아~ 이런 날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

전정국 [24] image

전정국 [24]

"그러게요-"

신다희 [25]

"우리나라에서 사건이 이렇게 많이 일어나는지 몰랐어요..."

김석진 [29] image

김석진 [29]

"그래도 오늘은 유일하게 쉬는 날일테니까 즐겨라."

쉴 틈 없이 일해왔는데 특별휴가라며 서에서 에어컨 바람이나 쐬며 쉬라는 지침이 떨어졌다. 오늘만은 우리 팀에 사건을 안 넣어주겠다며. 다신 안 올 행복한 날이었지. 그리고, 그게 최악의 날로 변할 줄은 몰랐다.

띠리링_ 띠리링_ •••

김남준 [27] image

김남준 [27]

- "네, 강력 1팀 김남준 경사입니다."

김남준 [27] image

김남준 [27]

- "...지금요?"

김남준 [27] image

김남준 [27]

- "네, 알겠습니다. 지금 올려보내겠습니다."

정호석 [27] image

정호석 [27]

"왜, 뭔데."

김남준 [27] image

김남준 [27]

"신 순경, 호출이야. 경무관실로 가봐."

민윤기 [28] image

민윤기 [28]

"갑자기?"

신다희 [25]

"...뭐. 별 일 없겠죠. 갔다올게요!"

김태형 [26] image

김태형 [26]

"같이 가줄까?"

신다희 [25]

"괜찮아요~ 대신에 저 없이 맛있는 거 드시면 안돼요!"

김석진 [29] image

김석진 [29]

"알겠어- 잘 갔다와."

윗선에서 건 호출전화를 받고 무슨 일이 생길 줄 알았더라면, 우린 다희 너를 절대 보내지 않았을 거야. 그날로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윗선의 지침이더라도 절대... 절대 보내지 않을거야.

경무관실에 도착해 문을 몇 번 두드리고 열어보니 자리에 앉아있는 경무관님과 강력 3팀 팀원들이 보였다. 거의 세 달만에 보는 옛 팀원들이었다.

최종호 [30] image

최종호 [30]

"...오랜만이다, 신 순경-"

신다희 [25]

"저도요- 최 경위님!"

경무관 [40]

"신 순경?"

신다희 [25]

"네, 경무관님!"

경무관 [40]

"강력 1팀에서 활약하는 거 잘 봤다."

경무관 [40]

"실력이 정말 탁월하더군."

신다희 [25]

"감사합니다. 강력 1팀 팀원들 덕도 큽니다."

경무관 [40]

"그래서 말인데-"

경무관 [40]

"다시 강력 3팀으로 복귀해라."

신다희 [25]

"...네?"

그래, 내가 갑자기 잘 나가니까 다시 데려오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그런데 날 보내기 전 강력 3팀에서 분명, 머리밖에 쓸 줄 모르는 나 같은 멍청한 년은 싫다고 말했고 그렇게 쫓겨나듯이 온 곳이 강력 1팀이었다.

강력 1팀은 돌변한 강력 3팀 선배들 때문에 받지 못한 따뜻한 눈빛과 소속감, 잃은 웃음을 다시 되찾게 해준 팀이기 때문에 굳이 내가 자처해서 그것들을 다시 잃을 필요는 없었다.

신다희 [25]

"...제안은 감사하다만, 전 지금 있는 강력 1팀이 저에게 더 잘 맞는 거 같습니다."

경무관 [40]

"...하, 봐라. 그냥 고집 피우지 말고 너네끼리 해라."

경무관 [40]

"들어보니 너네가 신 순경한테 못살게 굴었다면서 왜 이제 와서 다시 데려가려고 하냐."

손나은 [26] image

손나은 [26]

"저희 팀 인력 부족한 거 경무관님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경무관 [40]

"알지. 근데 내 입장에서도 성과가 더 좋은 강력 1팀한테 인력 몰아주는 게 더 이득일 거 같지 않니?"

송민기 [27] image

송민기 [27]

"저희끼리 이렇게 하면 팀 망하는 거 한순간입니다."

경무관 [40]

"그래- 너희 성과 못 내는 게 인력 탓이라고 느끼는 거지?"

이수담 [26] image

이수담 [26]

"당연하죠. 이 팀원들로 사건 하나 처리 못하는 게 말이 안 돼요."

경무관 [40]

"그래- 그래서 내가 가을에 들어올 총명한 신입 하나 꽂아준다고 했잖아."

경무관 [40]

"왜 꼭 신 순경을 고집하는데?"

최종호 [30] image

최종호 [30]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신입보다는 여태까지 합 맞춰온 신 순경이 낫지 않겠습니까."

최종호 [30] image

최종호 [30]

"요즘 강력 1팀 바빠서 신 순경도 힘에 부칠텐데, 강력 3팀으로 오는 게 더 신 순경한테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무관 [40]

"잘하고 있는 강력 1팀은 왜 건드려-"

경무관 [40]

"너네 무슨 강력 1팀한테 열등감 있니?"

경무관 [40]

"한 달 내내 신 순경 데려와달라며 조르고..."

경무관 [40]

"두 팀 사이 좋잖아- 서로한테 이러는 거 보기 안 좋아."

손나은 [26] image

손나은 [26]

"...신 순경."

신다희 [25]

"네...?"

손나은 [26] image

손나은 [26]

"그땐 우리가 미안해."

손나은 [26] image

손나은 [26]

"우리 한 번만 도와줘라... 응?"

안 흔들렸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 돌변하기 전까지는 나한테 누구보다도 따뜻했던 사람들이니까. 그래도, 옛 정이 있는데 상황이 힘들다고 말하니 한 번은 도와줘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내 머릿속을 감쌌다.

경무관 [40]

"...네 의견이 제일 중요하니까 신중하게 결정해."

경무관 [40]

"대신, 언제 강력 1팀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해."

신다희 [25]

"할게요. 도와드릴게요."

기뻐하는 강력 3팀 선배들과 한숨 내쉬며 강력 3팀 사무실로 가라고 지시하는 경무관님을 보며 이 선택이 부디 후회되지 않을 선택이길 바랐다. 다신 주워담을 수 없을 말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편, 강력 1팀 사무실은 난리가 났다. 경무관실로 보낸 신 순경이 1시간... 2시간을 훌쩍 넘기고 퇴근시간이 됐는데도 안 오는 신 순경에 불안해진 강력 1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경무관실로 다같이 향했다.

김석진 [29] image

김석진 [29]

"경무관님- 강력 1팀입니다."

경무관 [40]

"어, 그래- 퇴근시간에 무슨 일로?"

박지민 [26] image

박지민 [26]

"오후에 경무관실로 보낸 신 순경이 어째서 퇴근 시간이 됐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겁니까."

경무관 [40]

"아. 너네한테 말 안하고 갔어?"

김태형 [26] image

김태형 [26]

"...네?"

경무관 [40]

"신 순경, 잠깐 강력 3팀으로 돌아가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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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28]

"그게, 무슨..."

경무관 [40]

"강력 3팀 요즘에 인력 부족하잖냐."

경무관 [40]

"그래서 한 달 내내 나한테 신 순경 좀 데려와달라고 떼 쓰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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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막무가내로 그냥 신 순경 보내신겁니까? 저희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요?"

경무관 [40]

"제안만 했는데 신 순경이 오케이 한 거야-"

경무관 [40]

"언제 다시 돌아오게 될 줄은 모르겠다만... 미안하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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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4]

"그렇다고 저희와 상의 없이 이렇게..."

경무관 [40]

"강력 3팀이랑 협의를 해-"

경무관 [40]

"해결되는 방식대로 하자고. 두 팀 사이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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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신 순경 퇴근했는지 확인 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경무관 [40]

"아- 아직 퇴근 안했던데? 불 켜져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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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9]

"가자."

강력 3팀 사무실에 돌아온지 6시간이 지났지만 다시 온 걸 후회하고 있다. 강력 1팀 사무실에 있는 짐을 챙겨오겠다는 나를 막아선 강력 3팀 선배들이 업무를 다 나에게 넘기고 내일 출근 때까지 해결하라며 본인들은 퇴근해버렸다.

그 말을 무시하고 업무를 처리 안해놓을시 어떤 불이익이 올지 너무 잘 알았기 때문에 꼼짝 없이 앉아서 졸린 눈을 비비며 야근을 하고 있었다.

신다희 [25]

"...역시 강력 1팀에 그냥 있을걸 그랬나."

후회는 더해지고 밤은 깊어질 때 쯤, 깜깜했던 사무실의 문이 열리면서 빛이 들어왔다. 눈을 찡그리며 문 쪽을 보자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강력 1팀 선배들이 보였다.

신다희 [25]

".....뭐야."

박지민 [26] image

박지민 [26]

"신 순경...!!"

신다희 [25]

"박 경장님...?"

민윤기 [28] image

민윤기 [28]

"너 뭐하는 거야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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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28]

"팀 옮기면 옮긴다고 말이라도 해줬어야지."

신다희 [25]

"다들... 퇴근 안하셨어요?"

김남준 [27] image

김남준 [27]

"당연하지. 너가 갑자기 사라졌는데 팀까지 이전했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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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27]

"넌 왜 여기서 혼자 야근도 하고 있는거야."

선배들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들이 어투가 어떻든 걱정으로 가득 차있다는 걸 잘 알았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잠시나마 선배들을 내 곁에서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대를 받던간에 도움을 주기로 한 건 줘야 됐으니까 집중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신다희 [25]

"...제가, 자의로 온 거예요."

신다희 [25]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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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6]

".....내가 이런 말까진 안하려 했는데-"

김태형 [26] image

김태형 [26]

"너 우리 팀으로 이전 오기 전에 여기서 완전 종처럼 굴려졌다며."

김태형 [26] image

김태형 [26]

"그래서 이전 온 거 아니야?"

김석진 [29] image

김석진 [29]

"...이건 또 뭔 소리야."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불분명 했지만 김 경장님의 눈에는 걱정과 같이 확고함이 가득했다. 이 팀이 진짜로 날 믿어주는 팀이었는데, 지금 나는... 무슨 길을 걷고 있는 걸까.

신다희 [25]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네요."

신다희 [25]

"여기 선배들, 잘해주십니다. 걱정 안하셔도 돼요."

신다희 [25]

"그러니까 얼른 퇴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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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4]

"너 지금이 바꿀 기회야. 내일부터는... 챙겨주고 싶어도 못 챙겨줘."

신다희 [25]

"괜찮아요.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이전갈게요."

신다희 [25]

"세 달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배들에게 활짝 웃어보였고, 선배들의 걱정 가득한 눈빛이 날 떠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 3팀 선배들의 폭력과 하대가 거세졌고 동시에 들어오는 3~4개의 사건들을 다같이 해결하면서 더 이상 쓸 힘도 없을 때 강력 1팀을 그리워하며 난 세상을 떠났다.

"손 들어, 경찰이다!!"

과거 회상을 반 쯤 했을까, HE카페에 도착했다. 식은땀을 흘리며 쓰러져있는 여주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여주를 옮기고 있는 카페 사장에게 테이저건을 겨눴다.

다희야, 이번에는 꼭 지킬게. 널 생각해서라도 지킬게.

널 외면했던 그때의 우리를... 부디 용서해줘.

늦어서 죄송합니다 🙇‍♀️ 과거편은 초등생 집단 실종사건이랑 추가적으로 한 개의 사건이 다 끝나고 나서야 더 공개될 거 같아요! 다음 편은 초등생 집단 실종사건이 연재될 예정이니까 재밌게 즐겨주세요!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디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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