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람펴도, 넌 절때 피지마.
#.12 악몽



...

지금으로부터 6년전

유난히도 습한 비오는 여름이였다...








최연준
아아.. 이런날에 비까지...


김여주
그니까, 말이야..

솨아아..._

솨아아아아아..._

비는 바람과 함께 세차게 쏟아져내렸다.



김여주
왜 우산을 써도 안 쓴것 같냐..;;


최연준
...


최연준
...그야, 지금 너가 내 우산 같이 쓰고 있ㅇ


김여주
ㅎㅎ


최연준
우산 좀 가지고 다녀라..;;


최연준
장마라는데..


김여주
그니까, 내가 오늘 딱 깜박하고 말았지 뭐야..!ㅎㅎ..


최연준
깜박은 무슨,,


최연준
..귀찮은거면서


김여주
..아ㅎ


김여주
들켰네.


최연준
으이구..


김여주
아, 왜


김여주
나랑 우산 쓰기 아깝냐?


김여주
응? 그런거야??-.-

여주는 심통난 얼굴로 나를 향해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최연준
..


최연준
..붙지마, 찝찝하니까

...

나는 얼굴을 바짝 들이대는 여주를 보곤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최연준
...

하, 씨...

너무 가깝잖아..

너무 가깝잖아..//

나는 괜히 먼 곳을 바라 보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김여주
?


김여주
뭐야, 왜 피해


김여주
너 지금 부끄럽냐~~?

여주는 능청스러운 말투로 이런 나를 놀렸다.



최연준
...그럼, 너는..


최연준
...그럼, 너는.. 하나도 안 설레냐고오..//

이때는 여주와 막 사귀기 얼마 안됬을쯤 이였다.

그래서인지 여주와 함께 하는 모든게 부끄럽고 설레었다.



김여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연준
...


최연준
...야, 나 오늘 집 안갈래


김여주
응???


최연준
너희집 갈래


김여주
뭐?


최연준
오늘 너희집에서 자고 갈거야


김여주
허-


김여주
누구 마음대로?ㅋㅋ


최연준
응, 내맘대로..ㅎ

다다다닥.._

나는 여주의 어깨를 한팔로 감쌌고 반대쪽 손으론 우산을 꼭 쥐고 여주를 이끌어 마구 여주네 집으로 달렸다.



김여주
아아!!


김여주
아아!! 진짜 최연준..!!!ㅋㅋㅋㅋ


김여주
비 다 젖는다고옥..!!ㅋㅋㅋㅋㅋ


최연준
젖으면 어때, 내가 갈아입혀줄게

나는 여주를 끌어당겼고 우리는 함께 세찬 빗속을 뛰어갔다.







삐삐삐삑._

철컥._



김여주
아, 진짜ㅋㅋㅋㅋ


김여주
최연준 때문에 다 젖었어ㅋㅋㅋㅋ


최연준
그러게 누가 우산 안 가져오래


최연준
ㅋㅋㅋㅋㅋㅋㅋ


김여주
..이씨


김여주
아, 찝찝해..


최연준
옷 갈아입혀줘?


김여주
..!


김여주
허, 무슨..!


김여주
됐거든??^^


최연준
뭐야, 왜 사람 변태 취급해


김여주
...-- (의심의 눈초리)


최연준
그런 눈으로 보지 말랬지.-

화악._

나는 여주를 향해 달려들었다.



김여주
악!! 아 진짜!!ㅋㅋㅋㅋㅋㅋ


김여주
찝찝하다니까..!!ㅋㅋㅋㅋ


최연준
으응, 어디 더 찝찝해져라.-

나는 여주를 끌어 안아 얼굴을 비비며 질척거렸다.



김여주
아아 진짜 붙지말ㄹ

띠링._


김여주
!


김여주
어, 야야 전화..!!


김여주
안 받아?


최연준
으응,


최연준
어딜 내빼시려고ㅋㅋ

들썩._

나는 울리는 전화를 뒤로 한채 여주를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탁._




지잉.._

지이잉.._








김여주
야..너 지금 나 침대에 던져버리면 죽는다..?^^


최연준
왜, 안 돼?


김여주
침대시트 너가 빨거 아님, 내려놔라^^


최연준
..ㅎㅎ

스륵._

나는 들어올린 여주를 사뿐히 내려주었다.



김여주
일단, 씻자


최연준
..!


최연준
씻자고..?


최연준
같ㅇ..


김여주
아니, 뭐래


김여주
비 맞았으니까 씻고 오자고^^


김여주
각. 자. 알아서.^


최연준
..아

순간 기대했ㄴ.

...


그렇게 우리는 씻고 옷을 갈아 입었다.

그리고 함께 침대로 뛰어들었다.


포옥.._



김여주
으하..-


김여주
개운하네..~


최연준
..


최연준
..내 옆에 아저씨 한분 있는것 같다?


김여주
..아저씨라니^^


김여주
네 여친이다, 인마^^


최연준
..여친,, (중얼)

나는 여친이라는 말에 새삼스레 얼굴을 붉혔다.



김여주
근데, 진짜 전화 안 받아도 돼?


최연준
전화?


김여주
아니, 아까 씻고 있을때도 여러번 울리더라고..


김여주
중요한 전화 아니야?


최연준
..그런가?

나는 누웠던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놔뒀던 거실로 향했다.








최연준
뭐지..

나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부재중이 여러통이나 와있었다.

그것도 모르는 전화로..



최연준
...?

뭐야..

나는 부재중을 그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띠리링.._


툭._


등장인물
📱 아, 최연준씨 맞으시죠?


최연준
..?


최연준
📱 네, 그런데요

등장인물
📱 여기 ##병원인데요, 할머니께서...

...

......

뚝._

나는 병원이라는 말에 허둥지둥 당장 집을 나와 그곳으로 향했다.



최연준
...







타닥._

타타닥.._


신발도 우산도 제대로 챙기지 않은 채 미친듯이 병원으로 뛰고 또 뛰었다.


최연준
...하,..하..

서서히 숨이 가빠왔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출 수 가 없었다.






나는 그렇게 병원에 도착했다.


최연준
...


최연준
...하, 어딨어요

나는 주변 흰 의사가운을 입은 남자를 붙잡고 물었다.


등장인물
?

등장인물
아, 혹시 최연준씨 맞습니까..?


최연준
..네, 제가 최연준...


최연준
ㅈ..저희 할머니요.


최연준
저희 할머니 어디계셔요..!!?

나는 그 의사를 붙들고 무작정 할머니를 찾았다.


등장인물
...

등장인물
일단, 따라오시죠


최연준
..(끄덕)

나는 따라오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따라나섰다.






의사를 따라간 곳에는 하얀 침대 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사람의 형체가 흰 천으로 덮혀져 있는 것을 보았다.



최연준
...

등장인물
..할머니께선 #월 #일 8시 52분 이만 눈을 감으셨습니다.

등장인물
사인은 교통사고로 인한 심한 골절과 타박상..입니다.


최연준
...


최연준
...왜요


최연준
...왜..


최연준
...왜 우리 할머니가..

등장인물
택시를 타고 가시다가 큰 트럭과 접촉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등장인물
빗길이라 차가 뒤집혀졌ㅅ


최연준
...그만,


최연준
...그만, 해주세요..

등장인물
..네


최연준
...잠깐 나가주시겠어요?

등장인물
..

의사는 조용히 병실을 나갔다.




최연준
..

스윽.._

나는 할머니를 덮은 흰 천을 슬며시 내려 할머니의 얼굴을 확인했다.



최연준
...

툭.._

투둑.._

할머니의 얼굴을 확인하자 나는 눈물 부터 흘러나왔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에 현실자각도 되지 않았지만, 할머니의 얼굴을 확인하니 그때서야 눈물이 흘렀다.



최연준
..흐읍,


최연준
미안해..


최연준
내가..


최연준
..내가 너무 늦었어


최연준
할머니..내가..미안..하읍..으..흑...

나는 할머니를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나는 장례식 지도사분께 서류를 받아 뭐라는지 들어오지도 않는 말들을 묵묵히 듣다가 잠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여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띠리링.._

딸깍._



김여주
📱 야, 최연준..!!


김여주
📱 너, 어디있는거야!!


최연준
...


김여주
📱 전화도 안 받고 갑자기 그렇게 나가버리는게 어딨어..


최연준
📱 ..여주야

나는 하도 울어서 다 갈라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김여주
📱 뭐야, 목소리가 왜 그래..무슨일이야..


최연준
📱 ..하, 나 어떡해


최연준
📱 나..진짜...

여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다시 또 눈물이 흘를것만 같았다.



김여주
📱 ..너, 어디야


김여주
📱 내가 바로 갈게.


최연준
📱 ##병원..

그렇게 전화가 끊기고 몇분 뒤 여주가 나타났다.



김여주
..하, 하..하..

여주는 급하게 뛰어온듯 했다.

그리고 가뿐 숨을 헐떡이며 나에게 다가왔다.



김여주
연준아


최연준
...


김여주
...


김여주
...너 왜 그러고 있어


김여주
옷도 다 젖고, 신발은 또 왜 이래..


최연준
...


김여주
..


김여주
..일단, 들어가자


김여주
응?


김여주
너 이러다 감기걸려..


최연준
..돌아가셨어


김여주
..


최연준
우리 할머니..교통사고래


최연준
...큰 트럭이랑 부딪혀서 차가 뒤집


김여주
그만..


김여주
그만..해도 돼


최연준
..


최연준
..응


김여주
..


최연준
..여주야, 나 무서워


최연준
나한테 가족이라곤 할머니 밖에 없었는데..


최연준
..이제는 나 혼자야

..꾸욱.._

나는 지금이라도 당장 흘러내릴것 같은 눈물을 꾸욱 삼켰다.



최연준
내가..집에 일찍이라도 들어갔더라면..


최연준
그랬다면..


최연준
우리 할머니 안 돌아가셨겠지..?


최연준
...


김여주
...


김여주
네가 무슨 혼자야, 내가 있잖아..


최연준
...


김여주
내가 다 해줄게..


김여주
최연준 가족도, 여자친구도


김여주
내가 다 해줄게.


김여주
난 항상 네 곁에, 네 편에 있을거야.


최연준
...


김여주
너 혼자 아니야, 무서워하지마

꼬옥.._

여주는 불안에 떠는 나를 '꼬옥' 안아주었다.



최연준
..으응,

그리고 나는 그런 여주를 더 세게 끌어 안았다.


그렇게 나는 한참을 여주를 끌어안고 울며 서로 함께 밤을 세웠고 할머니의 장례식도 치뤘다.





하지만, 그것만이 끝이 아니였다.





"너 때문이야, 내가 널 낳지만 않았어도..!!"


최연준
...


나는 어릴적부터 엄마라는 사람의 학대에 자라왔다.

엄마는 아빠를 매우 사랑했다.

그렇지만, 아빠는 엄마를 자신의 흠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아빠와는 얼굴 한번 본적도 없었기에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유부남인 아빠와 불륜관계였던 엄마가 나를 낳았다는것, 그리고 엄마는 내가 생기자마자 아빠에게 버림받았다는 것도..다 알고있었다.

오고가는 얘기들을 다 들으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알수있었다.

그래서 엄마가 나를 볼때면 경멸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욕을 하는것도 이해가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엄마를 사랑했다.

그리고 사랑받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4살이 되던 해에 엄마는 돌아가시고 끝내 13년을 할머니 손에 자라왔다.

가족이라고는 할머니 밖에 없던 나에게..

그마저도 이제는 나를 사랑해줄 가족은 남아있지 않았다.

이제 혼자라는 생각에 두렵고,

혼자 남겨지게 될까봐

무서웠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흐아..!"


최연준
..하..하..

쏴아아아.._

창 밖엔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또 꿈을 꿨다.

악몽을.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에 비가 내리는 날마다 악몽을 꾼다.

자욱한 안개속에 홀로 서 있는 내가 뛰어간다, 뛰면 뛸 수 록 하늘에선 뚝._ 뚝._ 하고 비가 쏟아져내리는데 앞은 안개속에 시야가 흐려지며 계속 홀로 뛰고 있는 나만 존재한다.

이런 꿈들을 비가 오는 날마다 계속된다. 점점 심해지는 날에는 불안에 떨며 잠에 들지 못해 뜬눈으로 밤을 보내는 날도 수두룩 했다.



김여주
..연준아, 또 꿈꿨어?


최연준
...응


김여주
에고, 이리와..

나 때문에 잠에서 깬 여주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 양팔을 벌려 나를 꼬옥 안아주었다.

그리곤 천천히 등을 쓸어넘기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김여주
괜찮아..


김여주
금방, 지나갈거야..


김여주
괜찮아..괜찮아..


최연준
...

여주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 불안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비오는 날마다 악몽을 꾸는건 어쩔수 없었지만, 그래도 악몽에서 깨어나고 나면 여주를 안고 토닥여주는 여주의 온기를 느끼면 어느새 불안했던 마음은 금새 진정되곤 했다.


그렇게 나는 여주 없이는 버틸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인지 여주의 대한 집착과 애정을 더 갈구하게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못되게 굴어도, 상처를 줘도 항상 나만 바라보았으면 하는

그런 이기적인 마음이..





_

_

_



내용이 참 길었는데, 끝까지 보느라 수고하셨어요..

여러분, 근데 이래서 연준이가 막나가는건 아니구요..;;

따로 또 화근이되는 얘기가 있으니 진정쓰..해주십쇼..

..아아, 근데여

요즘 되게 기분 좋은 댓글을 봤는데요


저도 사랑합니다💓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너무 고마워요😊❤

힘이나서 계속 쓰게 되는 활력소가 됩니당..

그럼, 이만..-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