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의 완벽한 이별법

완벽한 이별법 13

You

"...후우."

회의 시작한다고 했는데 곧. 사람은 나밖에 없다. 텅 빈 이곳에 나 홀로 앉아 있다는 것이다. 슬기씨는 또 커피겠고, 아마 형은 강의건을 데리고 오겠지.

...주현씨는, 글쎄다. 한동안 본 적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나를 피하는 걸까.

You

"...피하긴."

온통 열등감에 찌든 나를 피할리가.

...부럽다.

진짜.

부러워죽겠다.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씁쓸한 향은 코끝을 찌르고, 싸한 분위기는 눈가를 누른다.

강의건과 나 사이엔 묘한 적막의 벽이 있다. 얼마 전에 생긴 것임에도 이미 단단히 굳어진 벽.

그것이 사적인 일에 있어서든, 단지 공적인 사무에 있어서든.

우리는 철저한 회사의 계급 내에서

처절하게 생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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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네. 회의 시작하죠."

무덤덤한 너와 달리 나는,

아직도 슬퍼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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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성

"이번에 홍보지디자인으로 꽤 욕 먹었지 않나요."

지적질하는 건 아닌데, 우리 팀에 컴플레인 들어올까봐서요. 안 그래요 슬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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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아, 네. 안 그래도 이번에 얘기 많더라구요. 굳이 그런 부정적인 말 붙여야했나로ᆢ."

눈이 먹먹한 걸 보면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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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유념하고 다음 전체공고에 건의해보겠습니다."

난 꽤나 슬퍼하는 게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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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저희 이번에, 상대 회사에서 소송 들어왔다는 소문 돌던데."

타격 별로 없겠죠? 대리님이 보시기엔 어때요?

You

"...대기업이 괜히 대기업일까요. 전문 변호팀만 서너팀이래요. 걱정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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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성

"그래. 걱정은 그만하고 밥이나 먹자."

어우, 형 어디서 나왔어요. 왜, 놀랐냐? 네.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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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성

"부도나도 삼 년은 멀쩡할 크기야. 망하긴 개뿔."

휴대전화를 잡은 채 무관심하다는 듯이 읊는 지성이 눈을 내리깐다. 하던 말은 계속 하시죠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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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성

"아니 뭐. 굳이 근심 안고 전전긍긍하지 말라고."

세상 그냥 살기도 바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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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하긴. 그렇죠?"

You

"네네. 이제 내려가서 밥 먹을까요?"

좋아요, 오늘 구내식당 메뉴 뭐래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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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미치겠다."

진짜, 어쩌지.

병원을 찾아도 차도는 없다. 그냥 진행 중이니 입원하라. 가고 싶은 곳을 다니는 것도 좋다. 뭐 단순한 이 정도의 진료를 들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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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짜증나게."

구차해. 내 자신이 짜증난다는 것이다.

미련 없이 놓아주고자 보냈는데

왜 자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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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사귈 때보다 더 신경쓰이면 어쩌자는 거냐고."

시발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