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의 완벽한 이별법

완벽한 이별법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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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안녕하세요, 대리님."

You

"...아, 네. 그간 어디 아프셨나 했어요ᆢ. 통 연락이 안 되셔서..."

몸 안 좋았던 건, 아. 아니에요. 돌아오는 답에 머쓱해진 채 조용히 헛기침 한다. 큼, 그럼 어디 다녀오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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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아,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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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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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그 애한테는, 알리지 마.'

이건 명령이 아니라,

부탁이야.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르는

신입사원에게 하는 상사로서의 부탁.

너에게 있어서 회사의 기밀사항은 이거야.

...부디 잘 지키길 바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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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잠깐. 본가... 다녀왔어요."

...부모님, 때문에.

You

"...아. 그렇구나. 세세하게 물어봐서 죄송해요. 그럼 천천히 일 마치고 조금 쉬세요!"

시간 넉넉해요. 파이팅!

....네.

어떡해.

ᆢ진짜. 어떡해.

You

"어? 하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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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ㅡ여보세요? 어, 야. 퇴근했지? 깜짝 뉴스. 진민선 결혼한댄다. 근데 너랑 연락 끊겼다고 나한테 닦달하잖냐. 너한테 빨리 전화하라고. 청첩장 꼭 보낼거니까 전달이나 하라던가...

You

"진짜? 진민선 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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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ㅡ어어. 누구였던가. 걔랑 결국 결혼한대. 그 과 캠퍼스 커플. 김...김재...

You

"미친.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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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ㅡ어, 걔 맞는 거 같아. 쨌든 전하라고 하십니다~. 다음 주 토요일이래. 너님 꼭 오라고 들들 볶더라.

You

"...나말고 누구누구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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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ㅡ...글쎄? 대학 때 진민선 건너건너랑, 김재환 쪽 건너건너는 다 오지 않을까?

You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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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ㅡ맞다. 진민선이 너 꼭 강의건이랑 팔짱 끼고 오래더라. 니네가 먼저 결혼할 줄 알았대잖아.

You

"...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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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ㅡ어 그리고ᆢ.

실은, 그 뒤로도 한참을 조잘대다 전화를 끊는 하성운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누구 이름 때문인지 진짜. 아직도 뱉기가 힘들다.

그냥 말하지. 편하게.

...헤어졌다고.

나는 안일하고 멍청한 사람이라서 그런가.

퇴근길 시내에서, 이미 끝난 연애를 되짚으며 억지로 기억을 헤집었다.

...집에 도착해서도, 계속.

되뇌였다.

우리가 왜 헤어졌는지.

...이별의 후폭풍을 왜, 나 홀로 맞고 있는지.

얼마나 비참한 하루에,

얼마나 슬픈 하루를

진득히도 버텼는지.

...다 누구의 잘못인지.

거슬러 올라가,

우리가 왜 사귀었는지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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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연락 받았죠."

You

"...네?"

주말이 지나고 어느덧 목요일이라는, 결혼식까지의 이틀이란 시간에 도달했을 때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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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진민선한테요."

...강의건은 내게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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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불편하세요?"

그럼 자리부터,

You

"아, 아뇨. 전혀요."

...말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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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공적인 공간에서 사적인 이야기하는 것도 미안하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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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이왕 미안할 김에, 사적인 상황으로 돌아가 보죠."

You

"...네?"

그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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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그래서, 연락 받았잖아."

어쩔건데?

너는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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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헤어졌다고 까발리면 분위기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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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남의 결혼식 가서 구라치고 오기도 이상하잖아."

너는 대체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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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급한 상황, 이잖아."

어떻게 생각하길래.

얼마나 나를,

하찮게 생각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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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네가 나보다 먼저 전해들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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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똑똑하니까, 있을 거 아냐."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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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오랜만에 만난 애들 앞에서 괜히 안 좋은 일로,"

You

"...저기요. 부장, 아니."

강의건씨.

You

"진지하게 묻는건데요, ...당신은 나를 어떤 인간으로 보고 있길래, 구연인한테 그딴 소릴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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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뭐?"

You

"플랜?"

허-

You

"지랄하네 진짜. 내가 회사에서만 해도 수 백번은 넘게 참았거든요?"

You

"남들처럼 안 맞아서 헤어진 것도 아니고, 댁이 좋아하는 여자랑 바람을 폈다, 뭐 그딴 이유로 찢어진 연애가 어디가 어떻게 떳떳하고,"

상대방인 나한테 당당하시냐구요.

You

"근데 지금 당신 이미지 메이킹이나 도우란 얘기잖아. 플랜이니 어쩌고, 그것도 내가 앞장서서."

You

"공적인 장소요? 그 대단하신 사적인 말?"

You

"그 정도 말하시려고 지금,..."

넌 어디까지 나를 상처주고

You

"...애초에 미안할 짓을 하지 마세요."

난 언제까지 너를

You

"플랜은 저보다 머리 좋으신 부장님께서 짜보시던가요."

미워해야할지.

You

"얼마나 구체적이고 획기적일지 모르지만,"

You

"남들 눈치 보면서 구라를 칠 생각이나, 분위기 흐리시면서 헤어진 걸 티내실 생각이나,"

그때 꽤 괜찮은 그 '플랜' 들고 오시면, 손을 꽉 붙잡던, 찬 바람 쌩쌩 불게 등장을 하던.

협조는 해드릴테니까.

You

"...다시는 이딴 걸로 말 섞지맙시다."

감도 잡히지 않아서.

부장실의 문을 닫고, 정말 쾅 소리가 울리도록 닫고,

사람이 없는 휴게실을 거쳐,

화장실로 향했다.

감정이 북받쳤던 것 같다.

내가 너에게,

내가,

얼마나.

도대체.

얼마나 더.

참아야 해,

의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