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의 완벽한 이별법
완벽한 이별법 07



강 의건
"아, 으.."

'초기에만 잡으셨어도 충분히 완치 가능하셨을텐데,.. 안타깝습니다.'

'뇌종양이시라니, 대리자 분은 없으신가요?'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텝니다.'

그럴 순 없었다.

You
"응, 왜?"

You
"무슨 일 있어?"

내가 어떻게 그래.

You
"에, 뭐야. 또 마셨냐, 술 좀 끊으라니까."

내가 이렇게 예쁜 너한테,


You
"덜렁이야-,"

어떻게 그래.

태어나길 잘 태어났다. 돈이든 무엇이든 넘쳐나는 집안에서 봉사하는 쪽은 나였으며, 모두의 선망이 되었다.

그럭저럭하게 학창시절을 보내었고, 우습게 나마 어린 마음을 이끌고 짝사랑이란 것도 해보았지만,

실수와 실패에,

"..나도 좋아해."

면역이 없었다.

성공 뿐인 인생이었으니.

두려움이 없었다. 어째선지 내가 무슨 짓을 하던 잃는 것은 없었다. 사고를 치건, 나쁜 무리와 어울리건간에 내 이름 하나 정도면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어영부영 살다 어느날,

너를 마주친다.

입학한 대학교 캠퍼스 정문에서,


누구보다 환한 너를 마주쳤다.

내 진부했던 삶의 반환점은 너였다.

참 독특한 아이였다. 주위에서 들리는 말로는 교내에서 가장 열심히 사는 학생이라며 만날 때마다 바쁘다했단다.

그 왜, 한 두어시간 만나면 아르바이트 뛰어간다는. 그런 애라고 했는데.

사교성이 없을 줄 알았더니만 꽤나 친구도 많았고, 소외되지 않고 다수가 좋아하는 그런 아이였다.

조그마난 것에 잘 웃고, 장난도 잘치는 밝은 아이였다.

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You
"어, 하성운.. 씨, 안 내놔?"



하 성운
"쫓아오시던가, 김 여주!"

너는 모르게 인기가 있었던 듯 싶다.

그래서 고백을 좀 서두르기도 했고.


강 의건
"내가, 많이."


강 의건
"..좋아해."

남한테 뺏기는 것도, 눈독 들여지는 것도.

너만은 안될 것 같았다.

도련님 근성일까나. 처음엔 거절당했던 그 간결한 문장이 너에게는 가깝게 다가가고 있었나보다.


강 의건
"오늘은? 싫나."

You
"..몰라."


강 의건
"응? 뭘."

You
"몰라. 사귀던지 말던지."

내가 기억 중에 가장 의미있던 말로 남은 그 날의 말들도 참, 귀엽게만 보였다.

근데 이제와서 어쩌자는 건데. 속으로 마른 침을 꼴딱, 삼키고 애써 진정시킨 마음이 끊임없이 부풀었다.

종양, 뇌종양, 시한부, 나.

그리고 너.

웃는 네 모습에 금이 가는 것은 죽어도 싫겠다.

그 역경 속에서도 웃었던 너를 잃기 싫었다.

설령 그것이,

잠시동안 너를 아프게 할지라도.


강 의건
"..승진. 승진을 조건으로 걸죠. 해외발령으로 승진시켜드리겠습니다."



배 주현
"..그럼, 김 대리님은."


강 의건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것 뿐이에요."

잠깐만 아프면,

나만 잊으면,

나라는 족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한 없이 여린 네가 우는 모습은,


상상도 하기 싫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