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색을 전해주러 왔어
🌸 19화


똑똑똑

여주 엄마
여주야 엄마야

여주 엄마
들어가도 될까?

이제 나도 더 이상 이러고 있을 수 없었기에

흔쾌히 허락했다

여주 엄마
이제 괜찮은거야?


김여주
네..

여주 엄마
정한이도 너랑 연락되면 다시 기운 차릴 거야


김여주
그럴까요..

여주 엄마
그러니까 너가 이러고 있으면 안되겠지?

들어보니 그랬다

정한이에게 걱정을 더 시킬 수 없었기에

나는 이제 정신차리기로 했다


김여주
알았어요..


여주 엄마
여주야, 엄마가 지금까지 생각해 봤는데

여주 엄마
그 동네 다시 한 번 가볼래..?

엄마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그 동네에 가면 전에 겪었던 일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김여주
언제요..?

여주 엄마
오늘

하지만 지금은 2년이나 지났다

조금은 무덤덤해지지 않았을까..


김여주
좋아요.

그 동네에 가면 정한이를 볼 수 있다


김여주
몇 시에 갈 거예요

06:37 AM
여주 엄마
8시쯤 출발하자


김여주
네, 준비하고 기다릴게요

오랜만에 정한이를 본다

지금 감정을 말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표현할 수 없을 거 같았다


그만큼 엄청 좋았으니까



06:58 AM

김여주
금방 끝났네..

할 것도 없는데 거기나 갈까


김여주
엄마 저 잠시만 나갔다 올게요

여주 엄마
8시 전에는 들어와


김여주
알겠어요


벌컥


김여주
...?

벽에 누군가 기대어 쭈그려 앉아있다

...

김민규..?


김여주
야.. 너 여기서 뭐 해..

여기 추운데

아마도 자고 있는 건지 내 부름에도 일어나질 않는다


김여주
이걸 어쩌지..

그렇다고 옆집 초인종을 누르자니 그때 너무 크게 운 이후 얼굴 볼 면목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집에서 담요 하나를 가지고 나와 덮어주고 쪽지를 남기고 왔다


김여주
괜찮겠지..?


마음에 걸렸지만 이렇게라도 하고 가야겠다


오랜만에 가서 그런건지

아니면 평소에는 몰랐던 건지

오늘따라 가는 길이 멀고 무섭게 느껴졌다


드디어 문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끼이익


오늘도 문은 요란한 소리를 내면 열렸다



김여주
여기는 언제와도 항상 좋은 거 같네


그런데 저 앞에 엎드려 있는 한 사람



바로 권순영


김여주
얘가 여기서 뭐 하는 거지..?

가까이 다가가니 얼굴에는 눈물자국이 있었다

아마 울다가 잠들었던 거 같다


나는 그 앞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그 소리를 들은 건지

순영이가 일어났다



권순영
으.. 누구야..


권순영
여주..?


권순영
내 앞에 있는게 진짜 여주가 맞아..?


권순영
아직도 꿈 아니야..?


믿을 수 없었던 건지 자기 볼을 꼬집으면서까지 확인한다


김여주
나 맞아, 순영아


권순영
너.. 여기서 뭐 해

그건 내가 할 소리 같은데


김여주
그럼 넌 왜 여기 와서 울고 있었어


권순영
내가 언제 울었다고 그래


김여주
너 눈물자국

할 말을 잃었던 건지 말을 더듬거린다


권순영
아.. 이건 그냥 꿈에서..

그러고는 얼른 닦는 순영이다

왠지 모르게 귀엽게 보여서 웃음이 나왔다


김여주
풉 ㅋㅋㅋㅋㅋ


권순영
..왜 웃어


김여주
너 못생겨서, 그래서 웃었다

오랜만에 웃어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


김여주
근데 여기서 왜 울고 있었던거야


권순영
그건..


김여주
아, 말 하기 좀 그런가


김여주
그럼 나중에 이야기 해 줘도 되고


권순영
..알았어

그러곤 자리를 뜨려고 하는데


권순영
갈 거야..?

라고 물어본다

그러곤 소매를 붙잡고


권순영
가지마.., 나랑 좀 더 있다가 가면 안돼..?

저렇게 간절하게 말하는데 어떻게 거절을 해


김여주
알았어

그래서 난 다시 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김여주
오랜만에 햇빛을 쐬니까,

좋다


김여주
항상 힘들때 찾게 되는 거 같아


권순영
나도


그리고는 둘 다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따뜻한 햇살을 느끼고 있었다



김여주
순영아


김여주
나 한동안 여기 못 와


권순영
뭐라고..?

지금 이게 무슨 소리야

오랜만에 만난 여주를 또 못 본다니


권순영
그게.. 그게 무슨..


김여주
나 예전 동네 갔다 오려고


김여주
거기 친구도 만날 겸


권순영
어느 정도..?


김여주
한 일주일?


권순영
그렇게나 오래..?


김여주
응, 다른 애들도 걱정할 거 같으니까 전해 줘


권순영
..해줘


김여주
어?


권순영
가서도 연락 꼭 해줘


김여주
일주일만 다녀오는 거잖아


김여주
오자마자 찾아갈게

약속해


권순영
알았어..

여주니까 믿어볼게

07:28 PM

김여주
이제 슬슬 가야겠다

가자 순영아


벌써 도착했다

근데 그 앞에는 아직도 민규가 앉아있었다


나도 모르게 뛰어갔다


김여주
야! 김민규 너 아직도 안 들어가고 뭐하는 거야


김민규
여주야..



김민규
오랜만이네

라며 웃는 민규에 혼내려던 마음은 다 들어갔다


김여주
너.. 추운데 여기서 뭐하는 거야


김민규
너 기다렸어


권순영
김민규, 감기걸려 들어가자


김민규
권순영도 왔네..


김여주
맞아 순영이 말 들어, 너 감기 걸려


김민규
보고싶었어 여주야

진짜 많이


김여주
..나도


김여주
이제 들어가, 너 감기 걸리면 안되잖아

하지만 오늘따라 더 어리광 부리는 민규다


김민규
안 들어가고 싶어


김여주
들어가, 진짜 감기 걸린다니까


김여주
너 지금도 충분히 오래있었어


김여주
너 아프면 안돼

걱정되니까


김민규
알았어.. 들어갈게..


김여주
착하다

칭찬해주니 아까 울상짓던 얼굴은 어디가고 강아지처럼 웃는 민규에 덩다라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김여주
얼른 들어가서 몸 좀 녹여


김민규
알았어,

그렇게 민규는 인사를 하고 들어갔지만 순영이는 들어가지 않고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김여주
..넌 안 들어가?


권순영
할 말 있어서


김여주
그럼 아까 하지


권순영
둘 만 있을 때 하는게 더 나을 거 같아서


김여주
뭔데..?

그러고선 나에게 다가오더니



갑자기 나를 안았다


김여주
그.. 순영아..?


권순영
미안.. 잠시만, 잠시만 이러고 있자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김여주
괜찮아..?

순영이는 나를 놓아주지 않는 상태에서 이야기 했다


권순영
있잖아, 내가 너무 앞선거 같기는 해


권순영
아직 너는 아닌거 아는데


권순영
니 주변에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어

그게 무슨..


권순영
그래서 빼앗길 거 같았어


권순영
매순간이 불안했어,


권순영
나도 언제부터 이런 감정을 느꼈는지는 모르겠는데


권순영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확실해

...


권순영
좋아해, 여주야


권순영
그것도 아주 많이


권순영
..그냥 알아달라고


권순영
사귀자는 말은 너무 이른 거 같아서 하는 소리야

그리고 나와 눈을 맞춘다

분명 고백은 내가 한게 아닌데

왜 내가 다 부끄러울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권순영
여주야


권순영
고개 들어

지금 얼굴 엄청 빨개졌을 거야

고개를 들지 않자

내 턱으로 따뜻한 손길이 느껴졌다

그리고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권순영
너 얼굴 엄청 빨간 거 알아?


김여주
..몰라

한동안 나를 쳐다보더니


볼에 따뜻하고 말캉한 무언가가 닿았다 떨어졌다


쪽


그 순간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나 느낀건

얼굴이 더 화끈화끈 하다는 거


권순영
볼에 하는 입맞춤은 무슨 의미인지 알아?


김여주
뭔데..?


권순영
당신을 정말 좋아해요


지금 이대로 있다가는 얼굴이 터질 거 같았다

그래서 내 앞에 있는 순영이를 밀어내고서는 얼굴을 식혔다


김여주
나.. 나 가볼게..



권순영
그래 ㅋㅋ 잘 가~

능글맞게 웃어보이며 손을 흔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