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색을 전해주러 왔어

🌸 64화

모두가 여주라는 말에 운동장 쪽을 쳐다보니 여주가 가방을 메고 교문 쪽으로 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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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근데 어디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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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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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전화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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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안 받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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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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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걸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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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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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저기 봐봐

여주는 걸음걸이를 멈추고서는 폰 화면을 보면서 가만히 서 있었다, 아마 받을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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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일부로 안 받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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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여보세요?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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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 오랜만이네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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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어? 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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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 보고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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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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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 여주는 나 안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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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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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야 그거 물어보려고 전화한 거 아니잖아;

탁 -

지훈이는 정한이의 손에 있던 휴대폰을 낚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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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 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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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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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 그래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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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 너 지금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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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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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그냥 잠깐 나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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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 그래서 어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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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

여주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내 입을 다시 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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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나 옥ㅅ..

여주는 뒤를 돌자 옥상에 있는 지훈이와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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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 너는 거기가 옥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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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우리가 옥상에 있을 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지 여주는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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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그, 나 이제 가봐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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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끊어!

뚝 -

여주는 전화를 끊고는 교문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이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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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야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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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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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어, 야 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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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쟤 권순영 아니야?

권순영은 또 언제 내려갔는지 운동장을 지나 교문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아마 여주를 쫓아가는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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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

저 형은 또 언제 내려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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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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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그럼 우리도 얼른 따라가자

그렇게 그 여섯 명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 쪽으로 잘 달려가나 싶었는데..

사회쌤

야 거기 여섯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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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우리 말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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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야 사회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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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이대로 그냥 교문까지 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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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그러고 싶은데 그러다 나중에 진짜 큰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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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야 내가 하는 거 봐라

사회쌤

너희 어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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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선생님께서 가끔 산책도 하시라고 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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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그 말을 새겨 지금 산책 중이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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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맞아요!

사회쌤

그럼,

사회쌤

운동장 10 바퀴 산책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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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선생님 사랑합니다..

딱 -

사회쌤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들어가서 수업 준비해

사회쌤

오늘은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에 또 걸리면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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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넵! 잘 새겨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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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와 이석민 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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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나 저 선생님이 저렇게 넘어가는 거 처음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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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한두 번 해본 게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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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그게 뭐가 중요하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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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

근데 그럼 저희 그냥 이렇게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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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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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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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반대편으로 나가서 거기 담 넘어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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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그게 더 혼날 짓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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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안 갈 순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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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하아.. 하아..

여주는 학교가 안 보일 때까지 한참을 뛰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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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힘들어..

여주는 잠시 근처 벤치에 앉아서 숨을 고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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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뛰었더니 더 아픈 거 같아..

그러고는 잠시 벤치에 앉아서 따뜻한 바람은 맞으며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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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내가 굳이 애들을 이렇게 피해야하나

아니지...

언제부터 이렇게 너희를 피해 다니기 시작한 걸까

피하고 싶어서 피한 건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그 애들을 보면 자동적으로 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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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러고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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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이렇게 생활하면서 지내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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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네..

참 많이도 지났다

이렇게 오래까지 이런 생활을 할 줄은 몰랐다

지금 당장이라도 박지민에게 이별을 고하고 그 애들에게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 후에 우리에게, 나에게, 권순영에게 올 일들이 너무 두려워서 그래서 못하고 있다

..미안하다

요즘 그 애들도 많이 힘이 없어 보였다

평소처럼 밝고 활발했던 애들은 어디 갔는지 없고 힘없고 우울해 보였다

그 이유가 다 나 때문인 거 같아서

그래서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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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미안해..

아까 옥상에서 잠시 그 애들의 얼굴을 봤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난 그렇게 바라보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그 애들에게 도움이 되는 게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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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이 놈의 눈물은 맨날 나와

여주의 눈에서는 투명한 눈물이 한 방울씩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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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늘은 울기 싫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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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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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진짜, 너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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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뭐가 그렇게 미안해

..권순영?

여주는 순영이의 목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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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왜 여기 와서 울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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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이게 뭐야, 예쁜 얼굴 다 망가졌네

순영이는 나를 보고 싱긋 웃어 보이더니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러자 주변이 내 눈물이 닦임과 동시에 예쁜 색들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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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순영아..

와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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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진짜, 너무 보고 싶었어..

항상 먼저 스킨십하지 않던 나였는데 갑자기 안기자 순영이는 잠깐 당황한듯했지만 금방 나를 더 꼭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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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나도 엄청 보고 싶었어

너무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품과 따뜻한 손길에 더욱더 서러워졌다

그런 나를 이해해주듯 순영이는 조용히 내 등을 토닥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