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색을 전해주러 왔어
🌸 74화


하나하나 계산을 하고 있는 도중

앞에 알바생이 바코드를 찍으면서도 나를 계속해서 힐끔힐끔 쳐다보는 걸 느꼈지만

나는 그 시선을 무시하고는 계산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계산이 모두 다 끝나고 석민이는 신난 얼굴로 음식들이 담긴 봉투를 들고는 얼른 가자고 재촉하였다


이석민
얼른 가자!


김여주
그래그래 얼른 가자~


이찬
진짜 못 말린다 저 형도 진짜..

우리는 계산한 물건들을 다 챙기고 편의점을 나가려고 하자

알바생
그., 저기요

우리를 부르는 소리에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이찬
저희요?

알바생
..그 여자분

알바생
혹시.. 전에 이 주변 중학교 나오셨는지 알고 싶어서..


이찬
그건 왜요?

알바생
제가 아는 친구랑 이름도 똑같고 얼굴도 좀 비슷하게 생겨서요..


이석민
아 여주 마침 여기 동네 다녔ㄷ..


김여주
아뇨, 저 여기 중학교 안 다녔는데요


김여주
..그냥 누구 때문에 잠시 놀러온 거예요


김여주
착각하셨나 보네요


김여주
가자

여주는 할 말을 마치고는 먼저 문을 열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석민
김여주 !!


이찬
누나! 같이가요!

그런 여주를 보고는 의아해하더니 정신을 차리고는 얼른 여주를 뒤따라 갔다


알바생
..진짜 닮았는데

" 김여주.. "



최민아
이름도 똑같고


최민아
얼굴도 비슷한데..



김여주
...

여주는 아무 말 없이 빠른 걸음으로 편의점 근처를 떠났다


이석민
여주야!!


이찬
누나!!

뒤에서 애들이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데도 불구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저 바닥만 쳐다보면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탁 -


이찬
누나 뒤에서 계속 불렀는데 왜 대답을 안 ㅎ..


이찬
여주 누나..?


김여주
어..?


이찬
왜 울어요,


이찬
왜 울어요, 무슨 일 있었어요?


김여주
아니야..

여주는 흐르는 눈물을 옷소매로 벅벅 닦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얼른 가자고 하였다


김여주
애들 기다리겠다.., 얼른 가자


이찬
누나,


이찬
누나, 진짜 아무 일 없는 거 맞죠?


김여주
..응


병원으로 가는 그 잠깐도 마음이 전혀 편하지 않았다

그 애를 잊었는데 몇 년 후에 바뀐 모습으로 다시 봐서 그런지

자꾸만 예전 일들이 다시 떠오르고 눈물이 터져 나오려고 하였다

하지만 여기서 울어버리면 애들이 걱정할 거 같아서 눈물을 꾹꾹 참고 병원으로 향했다


어느새 벌써 병원 건물 앞에 도착했다


김여주
..그 먼저 들어가 있어


김여주
나 여기 좀만 있다가 갈게


이석민
여기 추워서 감기 걸릴텐데


이찬
맞아요, 우리랑 같이 들어가요


김여주
잠깐 생각할게 있어서 그래..


김여주
진짜 잠깐이면 되니까.. 응?


이석민
진짜 잠깐이지?


김여주
응..


이석민
..알았어, 그럼 애들한테 이야기 해 둘게


김여주
고마워..!


이찬
빨리 들어와요, 기다릴게요


김여주
응응!

석민이와 찬이를 먼저 병원으로 들여보내고

나는 병원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그리곤 여태까지 참아왔던 눈물을 다 터트렸다

마침 시간도 많이 늦었던 터라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기에 소리 내어 울 수 있었다


김여주
이 동네 진짜.. 다시는 오기 싫었는데


김여주
마주치기도 싫었는데..


김여주
겨우겨우 힘들게 잊었는데 다시..

" 벌써 3년이 지났는데 너희는 나를 또다시 힘들게 만드네.. "


김여주
짜증나..

나는 괜히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를 발로 찼다

그러자 그 돌멩이는 힘없이 굴러가더니 이내 앞에 있던 벽과 부딪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예전의 내 모습과 같아 보였다


김여주
..진짜 나쁜놈들

날씨도 춥고 바람도 부는 터라 내 눈물을 금방 말라버렸다


김여주
추워..

울 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추운지 모르겠다


김여주
들어갈까..

하지만 막상 들어가기에는 그건 또 싫었다

어떻게 하지하고 생각하던 중 무언가가 떠올랐다

영화에서 체온을 올리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김여주
..무슨 술이야, 술은


김여주
아직 미성년자인데..


• • •


딸랑 -


최민아
어서오세ㅇ..

나를 보고는 놀랐는지 인사를 하다 마는 민아를 뒤로 하고는 술이 있는 코너로 갔다


김여주
..김여주 진짜 미쳤지

그래도 이미 온 걸 어째

나는 맥주 세 캔을 들고는 계산대로 향했다

그런 나를 보고는 또다시 놀라더니 얼른 바코드를 찍고는 가격을 불러주었다


김여주
' 얘는 민증 검사도 안 하네.. '

생각한 거 의외로 쉽게 맥주를 사서 아까 그 자리 그 벤치로 갔다

벤치에 다시 앉아서 한참을 그 맥주 캔들을 쳐다보고는 내심 갈등을 했다


김여주
이미 사왔으면서 뭘 고민하고 앉아있냐..

혼잣말로 중얼거리고는 캔을 따고 한 모금, 두 모금 마시기 시작했다


김여주
..맛있네

저번에 마셨을 때는 그렇게 썼던 맥주가 오늘따라 달고 맛있었다


맛있어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너무 속이 타서 그랬던 건지 맥주를 계속해서 마시다보니까

가득 차있던 맥주캔은 짧은 시간 안에 빈캔이 되었다

그렇게 한 캔, 두 캔, 세 캔을 다 비우니 조금씩 취기가 올라오는 동시에 몸도 따뜻해졌다


김여주
이제 좀 낫네..

그렇게 좀 취기가 올라와있는 상태로 벤치에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 김여주!! "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는 거 조차 귀찮아 가만히 앉아있었다


• • •


" 김여주! "


권순영
내가 부르는 거 못 들었어?


김여주
아니..


김여주
들었어..


권순영
근데 왜..

순영이는 말을 하다 말고 여주 옆에 있던 맥주 세 캔을 보았다


권순영
..너 술 마셨어?


김여주
아니..? 맥주 마셨는데..


권순영
맥주는 술 아니냐


김여주
술은 그거 잖아.., 초록색!


권순영
그래 그래..



권순영
맥주는 왜 마셨어


김여주
그냥 조금 힘들어서..


권순영
우리 여주 뭐가 그렇게 힘들었어


김여주
그게..

순영이는 여주 옆에 앉아서 여주가 하는 말들을 하나 하나 귀 기울여서 들어주었다

병원에서 나온 후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주의 과거 때 이야기 모두


김여주
그래서, 그래서 마셨어..


권순영
우리 여주 많이 힘들었겠네

꼬옥 _


권순영
이제 다시는 그럴 일 없을 거야


김여주
어떻게 알아..


권순영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