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호칭


백현과 민석은 뒷자석에 올라타고 경수는 운전석에 올라탔다.

졸지에 백현과 덩그러니 남아버린 민석은 어제의 칼부림이 생각이나 창가 쪽으로 딱 붙어 앉았다.



변백현
보스, 아까부터 은근히 저 피하시네요.

언제 다가온건지 민석 옆에 딱 붙은 백현이 말했다.



김민석
나가 은제 피혔다고 그러냐. 글구 내가 왜 니 보스여.


변백현
계속 나랑 눈도 안 마주치시길래. 그럼 보스 말고 민석 씨라고 불러야 하나?


김민석
느 나이가 몇갠데.


변백현
나요? 올해 스물하고 일곱.


김민석
난 느 보다 두 살 많으니까 형이라고 혀라. 정 읎게 민석 씨가 므여.


변백현
정말요? 민석 형, 뭔가 친해진 기분이에요.

백현은 비실비실 웃으며 자연스레 민석의 손을 잡았다. 웃는 백현 페이스에 휘말린 민석은 잡힌 손을 빼지도 잡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자세로 있었고.


변백현
어차피 3일간 붙어 있을테니까 친해져요, 형.


김민석
그건 모를 일이고.

결국 민석은 손 한 짝을 백현에게 내어준 채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있었다.



도경수
도착했습니다, 보스.


변백현
형, 내려요. 다 왔대.


김민석
여가..으딘데?


변백현
클럽. 근데 아직 개장 전이라 직원들 밖에 없어요. 아, 카지노는 열려 있겠다.

밖에서 보기에 약 3층 정도 되어 보이는 건물은 짙게 썬팅되어 안쪽은 보이지 않고 유리창으로 바깥쪽만 반사되어 보일 뿐이었다.


변백현
1층, 2층은 이렇게 바로 되어 있어요. 단속 뜰지도 몰라서.


변백현
3층은 당구나 다트같은 걸로 작게 만들어두었고.


김민석
지하가 있나 보지?


변백현
지하가 메인이에요, 형. 보여드릴게요.

백현이 보안카드를 대자 지하로 내려가는 문이 열렸다.

계단에 불 몇 개만 달린 통로는 퍽이나 을씨년 스러웠다.


변백현
여기 이쪽이 클럽, 저 안쪽이 VIP룸입니다.


김민석
여가 지하 1층이믄 2층에 카지노가 있긋네.


변백현
거기는 아무나 못 들어가요. 불법이거든.


김민석
고렇게 당당허게 말해도 되는 거여?



변백현
에이, 같은 직종 사람끼리 그러지 맙시다.


김민석
여그넌 더 볼 거 읎고. 2층을 가 봐야 쓰겄넌데. 거그가 지금 핵심아니여?


변백현
역시 선배님은 다르시네. 그럼 더 내려갑시다.

백현을 따라 내려간 곳은 담배 연기가 자욱한 도박하우스였다.

칩들이 잘그락거리는 소리와 여기 저기서 들리는 함성 소리, 그리고 추악한 욕설.

그러나 백현과 민석이 들어오자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사장님 옆에 저건 뭐냐. 애완동물? 귀엽네.

여기 저기서 민석을 향한 추파가 쏟아지고, 민석의 눈매가 차츰 사나워지는 찰나 백현이 소리쳤다.



변백현
이 새끼들이 지금 이분이 누구신줄 알고 말을 지껄이는 거지? 도박이나 곱게 쳐할 것이지.

-아니 사장님, 애인이에요? 귀여우신데.

-어머, 사랑이 각별하시네.

백현의 외침에 되려 도박꾼들의 웃음이 커지자 민석은 백현 앞으로 천천히 걸어나왔다.

민석은 가까이에서 실실거리던 도박꾼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탁자 모서리에 내리 꽂았다.



김민석
아새끼덜이 겁대가리가 읎네.


김민석
아가, 느 나가 바다에 던진 드럼통이 몇 갠줄 아니?

-모, 모르는데요.


김민석
느가 들어가서 세서 오믄 되겄다, 그제?



변백현
형, 형. 그만. 내가 할게요.

민석의 모습을 넋을 놓고 거의 황홀경에 빠진 모습으로 보던 백현이 보다 못해 나섰다.


변백현
이 새끼 끌고 나가.

백현의 말이 떨어지자 거구 둘이 엎어진 도박꾼을 끌고 나가고, 하우스 안은 조용해졌다.


김민석
뭣해. 다덜 도박이나 계속 허지 않고.

민석의 말이 떨어지고 나서야 다시금 소란스러워지고, 백현과 민석은 가게 밖으로 나갔다.


변백현
형, 미안해요.


김민석
됐다.


변백현
이따 밤에 오면 재밌을 거에요.


김민석
나넌 여그 재밌을라고 온 게 아인데.



변백현
3일 동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해주셔야죠, 민석 형.

백현의 말에 하는 수 없이 알겠다고 답하는 민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