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뱀파이어와 동거중
04. 앙큼한 여우짓



임여주
'괜찮을까...?'

여주는 한숨을 푹 쉬며 태형이의 차에 탔다. 물론 이곳을 이렇게나 바로 떠난다는 생각에 걱정이 되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남의 집에 얹혀 사는 것도 불편한 일은 아니었다.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신 후부터 독립하기 전까지 이모네 댁에 얹혀 살았기에 그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쥐 죽은 듯 있는듯 없는 듯 살아가면 되니까


임여주
'다 큰 성인 남자랑 한지붕 아래에서 어떻게 사냐고....'

여주는 한숨을 푹 쉬곤 고개를 돌려 태형이를 바라보았다. 태형이는 그런 여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생글 웃기만 했다.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하기엔 지금 짐을 싸고 집을 나섰기에 돌이킬 수 없었다.


임여주
나 어떻게 할거에요?


김태형
네?

여주는 이럴 때일수록 더욱 당당해져야겠다는 생각에 팔짱을 끼고 태형이를 바라보았다.


임여주
그쪽이 저 책임지셔야겠는데요?

여주의 말에 태형이는 잠시 멈칫했다가 수궁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김태형
그쵸

태형이는 잠시 고민에 빠진 표정으로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무슨 좋은 수가 생각났는지 아주 방긋 웃으며 여주의 손을 덮썩 잡았다.


김태형
석진이형처럼 저도 여주씨를 후원해 줄게요!


임여주
후원...이요?


김태형
네, 조금 오래된 이야기지만요


임여주
얼마나 오래된 이야기인데요?

여주의 물음에 태형이는 잠시 멈칫했다가 말을 이어갔다.


김태형
100년 조금 넘었어요....


임여주
배, 백년?


김태형
아! 진짜 조금 밖에 안됐어요!!


김태형
하, 한 130년인가?


임여주
백삼십이요?


김태형
아, 아니!! 백, 백이십이요


임여주
백이... 백이십....


김태형
백...십...?


김태형
106....?


임여주
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임여주
백년이 넘었다고요?

태형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김태형
후원자의 개념은 없어진건가요?


임여주
아니... 없어지진 않았는데...


김태형
그럼 뭐가 문제죠?

여주는 자신의 이마를 잡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임여주
아니요..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아요


김태형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여주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임여주
고, 공부할 곳이랑 잘곳이요


김태형
좋아요. 필요한게 있으면 뭐든지 다 말해요. 다 사줄 수 있으니까


임여주
혹시... 이런말은 실례지만요


김태형
말씀하세요


임여주
다른 뱀파이어는 없어요?


김태형
있죠


김태형
물론 '뱀파이어'만 있는건 아니지만요


임여주
네?

태형이는 재빨리 말을 돌렸다.


김태형
아, 다 왔네요.



임여주
우와....


김태형
여기 잠시만 기다리세요.

태형이는 빠르게 집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여주는 태형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태형이가 황급히 안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태형이는 보지 못했다.


임여주
뭐야... 바쁜가?

그런 여주에게 누군가 어깨를 톡톡쳤다. 여주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어깨를 친 사람을 확인했다

교복을 입고있었는데 제법 낯익은 교복이었다.


임여주
세봉..고?


전정국
어? 저희학교 아세요?


임여주
모교여서요


전정국
우와 선배님이네요!!

여주는 살짝 고개를 까딱였고 정국이는 사르륵 웃기 시작했다. 정국이의 미소를 따라 여주도 살짝 미소를 지었다.


임여주
반가워요 후배님


전정국
태형이형 때문이죠?

여주는 살짝 움찔했고 먼산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전정국
푸핫


전정국
괜찮아요. 알고있거든요


임여주
아

여주는 머쓱하다는 듯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전정국
전 올해 구...아니 열 아홉된 고3 전정국입니다.


전정국
성은 전, 이름은 정국


임여주
올해 24살 된 이여주입니다


전정국
말씀 편하게 하세요!!


임여주
아, 그래도 될까?

정국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전정국
앞으로 잘부탁해요 누나.


전정국
앗... 선배님이라고 불렀어야했는데...

정국이는 살짝 자신의 머리를 콩 때렸다. 그 모습이 퍽 귀여워 여주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임여주
푸흐 괜찮아


전정국
엇, 또 웃었다.


전정국
웃으니까 진짜 이쁘네요


임여주
빈말이라도 고마워


전정국
빈말 아닌데...

정국이는 입술을 쭉 내밀며 중얼거리다가 눈웃음을 살짝 지었다가 순시간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전정국
왜 벌써 와요?


임여주
ㅇ..어?

어느새 여주의 뒤엔 태형이가 서있었다. 태형이가 여주의 어깨를 살며시 잡고 자신의 쪽으로 살짝 당겼다. 여주의 몸이 기우뚱하더니 태형이의 품에 안기는 모양새가 되버렸다.


김태형
전정국. 여우짓하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