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이 아니야!
가까워진 거리


경찰서 안.

조심스레 서류를 가지고 들어선 교은은 직원에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교은
"...하교은인데요. 고소장 관련해서..."

???
"네, 잠시만요."

직원은 서류를 확인하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
"...이건 취하됐는데요?"

하교은
"네??"

교은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하교은
"지..진짜요?? 정말요?"

직원은 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
"네 처리 끝났어요 가셔도됩니다."

밖으로 나온 교은. 한참 동안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교은
"하아... 다행이다, 진짜 다행이야..."

몇 주 동안 목을 죄어오던 두려움이 처음으로 풀리는 느낌이었다.

교은은 잔뜩 긴장됐던 어깨를 내려놓고 햇살 아래 서 있었다.

그때. 폰이 울렸다.

???
[새 메시지] '오늘 컨택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작업실에서 뵐 수 있을까요?'

• 발신자: 세븐틴 이지훈님(우지님)

교은은 멈춰 섰다. 두근.

심장이 조심스럽게, 하지만 확실하게 울렸다.

하교은
'...왜. 왜 이러지...'

교은은 잠시 숨을 고른 뒤 짧게 답장을 썼다. '네, 알겠습니다.'

작업실. 그곳은 아직— 교은에게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조금은 무서운 곳이었다.

하이브 지하 작업실. 낯선 공기에 조심조심 발을 들이는 교은.

작업실 안.

우지는 이어폰을 끼고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다. 창밖이 어두워지는 것도 모른 채, 몰입한 표정으로 곡을 다듬고 있었다.

교은은 뭔가 압도되는 분위기에 말도 못 걸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몇 분, 아니 몇십 분이 흐른 뒤. 우지가 느릿하게 인기척을 느꼈다.


우지(지훈)
"아, 언제 왔어요?"

우지는 이어폰을 빼며 고개를 돌렸다.


우지(지훈)
"왔으면 말을 하지. 오래 기다렸어요?"

하교은
"어, 아...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교은은 조심스럽게 손사래를 쳤다.


우지(지훈)
"이 쪽으로 와요."

우지는 옆자리를 가리켰고, 교은은 작게 끄덕이며 다가가 의자에 앉았다.

긴장한 숨결. 우지는 책상 옆에 있던 자료를 꺼내 교은 쪽으로 밀어주었다.


우지(지훈)
"일단 이거.앨범 겉표지 디자인이에요. 저희 멤버들이랑 제가 같이 참여한 거거든요."

하교은
"아, 네...!"


우지(지훈)
"...그리고."

우지는 잠시 말을 멈추고, 교은을 바라봤다. 그 눈빛은 어디까지나 진중하고 신중했다.


우지(지훈)
"우선, 미안해요. 알아보니까...교은 담당자님 아니었더라고요. 제가 고소하려 했던 사람."

하교은
"...아, 네..."


우지(지훈)
"그 사람이 저를...정말 오래, 다른 사생보다도 훨씬 악질적으로 괴롭혀서. "


우지(지훈)
"정보를 추적하다가...담당자님으로 잘못 접수된 것 같아요."

우지는 고개를 숙였다.


우지(지훈)
"다시 한번, 정말 미안해요."

교은은 조심스레 손끝을 만지작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교은
"괜찮습니다. 오해가 풀려서 다행이에요..."

그러면서 용기 내어 우지를 슬쩍 바라봤다. 그의 눈빛에는 더 이상 차가움도, 경계도 없었다.

미안함과...조심스런 따뜻함만이 묻어나 있었다.


우지(지훈)
"제가 한 말에...상처받으셨을 것 같아서."

우지는 낮게 말을 흐렸다.

하교은
"...아니에요. 정말 괜찮아요. "

교은은 작게 웃어보였다.

하교은
"이렇게 직접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교은이 살짝 웃는 모습을 보자, 우지도 따라 웃었다.

짧고, 조심스러운. 하지만 분명 서로를 향한 미소였다.

둘 사이의 거리가 조금, 아주 조금 가까워진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