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남의 매니저
정말 개새키



변백현
"너.. 내가 공연하던 2시간동안 대기실에 없었지?"

김여주
'아니라니까! 화장실 잠깐 들린 사이에 오빠가 온 거라고!'

하-! 콧바람을 쒸익 내뿜는 이 남자는 인기 가수 ′변백현′되시겠다.


변백현
"내 스파이가 있거든?"

갑작스레 내밀어 진 변백현의 휴대폰에 말이 뚝 끊겼다. 네놈 폰에 내가 찍혀 있는 이유는 뭘까.

어처구니도 없을뿐더러 정말 한순간이었던 장면을 사진으로 남긴 것에 대한 놀라움도 더해졌다.

인기의 절정을 달리는 중인 변백현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변백현' 석 자만 뱉어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난 그런 유명 연예인의 매니저로 두둑한 급여를 챙겨 간다. 애초에 변백현이 아무것도 모르는 코흘리개로 연예계를 돌아다닐 때부터 그 뒤를 지키며 키워나간 건 내 영향이 컸다.

그땐 나도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고 있었다. 심지어 지정된 금액도 아닌, 시급제에 불과했다. 변백현이 스케줄이라도 없는 날엔 무급으로 집에서 컴퓨터나 두들겨댔다는 소리다.

비참한 인생을 벗어나려 열정적으로 뛰어다니며 어떻게든 스케줄을 잡고 옷을 지원받으며 노력한 내 덕도 있으나, 워낙 본판부터가 잘생겼고 목소리면 목소리, 연기력뿐만 아니라 뭐든 빠지는 게 없는 변백현이라는 남자의 자체적인 피지컬이 좋았다.

또한 내가 일을 건네주면 고민 한 번 없이 알겠다며 끄덕이는 변백현이었고. 나 역시 놈이 뭔가를 하고 싶다면 온 힘을 다해 이루게 해주었다.

그야말로 환상의 팀워크 아니겠는가. 그런 우리 사이가 뒤틀어지기 시작한 건, 이 되지도 않는 변백현 놈의 고집 때문이었다.


변백현
"이 사진은 뭘까? 넌 대기실에 있을 시간이었잖아."

연애를 못하는 데에 머리가 미쳐버린 건지 뜬금없이 나를 구속하기 시작했다.

신고할 정도로 심각하고 괴로울 정도는 아니지만 꼬마 아이가 사탕을 뺏기지 않으려는 듯 애착하는 수준은 됐다.

어린애는 미워도 귀엽지만, 놈은 달랐다. 나보다 나이도 더 먹은 주제에 하는 짓이 꼬마 수준이라면 말 다한 거잖아.

대체 왜 내가 이딴 소리에 시달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만 이곳은 내 직장이고 밥줄이었다.

스펙이 좋다한들 어디를 가도 이만큼이나 좋은 급여는 받지 못한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나가는 변백현 덕에 스케줄은 언제나 가득 차있었고, 일이 늘어갈수록 보너스를 받을 때도 많았다.


변백현
"오빠 말을 무시하는 거야?"

김여주
'뭐래.'


변백현
"……"

김여주
'라고 제 속마음이 말했지만 저는 말하고 싶지 않았음에 도로 삼키겠습니다. '뭐래'라는 그 말은 방금 제가 삼켰으니 걱정 마십시오. '


변백현
"화가 나네?"

김여주
'잘생기셨으니 참을수 있죠?'


변백현
"후…. 본론으로 가면 오빠 말을 무시 하지 말고 대답하라는 거야. 오빠를 두고 다른 남자와 있었던 이유는 뭐야?"

이런 쉣. 이럴 때만 오빠유세를 떨며 지랄이다. 입을 꾹 다물고 변백현을 노려봤다.

어찌나 지독한지, 제 매니저가 아무리 방방 뛰어도 가소롭다는 듯 내려다보는 시선은 한결같이 그대로였다. 후우 - 쉼호흡을 하며 겨우 목소리를 끄집어냈다.

김여주
'요즘 인기 많은 방탄소년단 매니저분이셔 '


변백현
"하! 매니저고 뭐고 참 즐거운 만남이었나 보다? "

김여주
'그러는 너는 스케줄이고 뭐고. 사람 시켜 감시하느라 즐거운 시간이었겠다?'


변백현
"......"

김여주
'미안하다는 소리야'


변백현
"뭐가 미안해. 전혀 진실성이 없는데!"

지긋지긋한 말싸움의 굴레에 머리가 깨져버릴 것만 같다. 아니 내가 이놈 여자친구야? 왜 사생활에 간섭하고 그래!

맘 같아서 김치 싸대기라도 때려주고 싶지만, 내 밥줄. 내 어마무시한 돈줄이 달린 이 인생을 때려치우기엔 난 너무 젊었다.

진정해라 김여주. 듬직한 너의 급료를 생각해. 매달 마다 빈틈없이 꽉 채워지는 네 통장을 생각하라고.

그래.. 내 통장. 이번 월급도 얼마 안 남았군. 후후-.


변백현
"웃어?"

두 번 웃었다간 머리채라도 질질 끌어 당장에라도 내보내려는 듯한 태도다.

김여주
'코디분 안 오셔서 내가 옷 골라준 날. 그때 옷 말씀하시면서 센스 좋다고 칭찬해주신 거야.'


변백현
"그 사람이 왜?"

김여주
'오빠 옷이 너무 멋있었나 봐′

담담한 대꾸에 큰 한숨을 내 쉰 놈은 어딘지 화난 눈매로 허리를 굽혀 눈을 마주해왔다.


변백현
"여주야."

김여주
'어..?'

이 자식은 꼭 개소리 전에 내 이름을 달콤하게 불러 줄 때가 있다.

평소에는 졸라 떽떽거리지만 이럴땐 눈웃음도 살살 친다.


변백현
"그 사람이 널 왜 불러서 칭찬하겠어? 흑심이 있는 거잖아. "


변백현
"아주 까아아아아아아만!!!!!!!"

변백현이 두 팔을 귀까지 붙여 올리며 소리쳤다.


변백현
"남자는 다 늑대야. 이 오빠는 제외하고."

김여주
'....'


변백현
"김여주."

김여주
'알았어.'

김여주
'그것보다 내 사진은 누가 찍은 거야.'


변백현
"됐고. 너 여태 또 거짓말한 거 있으면 지금 지껄여라. "

히밤. 그딴 얼굴로 말하면 누가 ′네~′하고 넙죽 받아줄까 보냐!


변백현
"잘 들어. 누군가 너한테 뜬금없이 말을 건다든가. 대뜸 칭찬해 오면. 그건 레알 백퍼센트의 흑심..."

김여주
'아 진짜!'

듣기 거북한 소리에 자리를 벗어나려 하니, 줄곧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손을 꺼내어 연약하리 연약한 내 어깨를 무식하게 잡고는 단숨에 소파까지 끌고 와 사정없이 힘을 줘 눌러버린다.

풀썩- , 강제로 소파에 앉혀진 내가 눈을 부릅뜨자, 한다는 말이 또 가관이었다.


변백현
"남자의 친절은 모두 원하는 게 있기 마련. 남자들은.. "


변백현
"나 빼고 다 늑대야. "

김여주
'지랄.'


변백현
"

김여주
'알았다는 소리에요'

변백현은 진짜 개새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