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조각글 모음집

자극적

밖으로 나왔는데도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귀에 맴도는 이 곳.

클럽 옆 골목길이다.

친구에 이끌려 나와, 술만 마시고 가야지. 생각했는데 내 앞에 서 있는 이 남자 덕분에 그 좋은 계획이 깨져버렸다.

몇 분 전,

점점 시끄러워지는 소리에 내 인내심의 한계가 결국 무너져 버리고, 금방 온다던 친구를 버리고 나왔는데, 출구에서 나오는 날 보고 이제 막 입구에서 입장하신 이 사람이 출구로 다시 나와 나를 붙잡아 여기로 이끌었다.

여주

뭐하자는 거죠?

오, 눈을 그와 마주쳤는데 엄청나게 잘생겼다.

여주

이끌고 나왔으면 말을 하세요!

근데 여기서 말을 해도 내가 집중을 못하겠다.

...골목 더 깊은 곳에서 들리는 앙칼진 신음소리 덕분에.

김태형 image

김태형

흐음... 예뻐, 당신.

이 사람 뭐라냐...

여주

칭찬해줘서 고맙긴한데, 할 말 없으면 그냥 갑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클럽에 와놓고, 어떻게 나를 거부할 수가 있지?

여주

클럽에 당신 만나러 오나요? 춤추러 오지. 자뻑 대단하시네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너 되게 자극적이야.

여주

허...

더 이상 들을 가치가 없어 골목을 나가려는 그 때,

내 허리를 감싸고 거리를 좁혀오는 개새키 에게 니킥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만,

또 다른 개새키인 내 친구뇬이 입힌 짧은 치마에 결국 포기하고, 허리에 있는 손을 치우려 했으나,

김태형 image

김태형

도망갈려고?

힘이 너무나게 센 이 사람 덕분에 또 다시 나의 계획이 강을 건너 바다로 가버렸다...

여주

도망 가는게 아닌, 당신이 싫어서 가는 겁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나는 너 같은 사람 좋아해.

김태형 image

김태형

나 싫어하는 사람

여주

그 쪽 변태 취향 들어줄 마음 1도 없으니, 다른 사람 찾으세요. 얼굴 잘 나신거 알겠는데. 지금 제 허리에 당신 팔 두른 거 성추행 입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어차피 너도 니 욕구 채울려 클럽 온 거 잖아. 안 그래?

아무래도 이 사람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여주

제 욕구가 아닌 친구 욕구 때문에 저는 이끌,ㄹ...

입술이 닿을 듯 말 듯한 거리로 좁혀오는 그 덕분에 오해를 풀어주려는 나의 계획이 또 조각조각 나버렸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어떻게 되든, 니가 친구에게 싫다고 정확히, 단호박처럼 거절했다면 친구도 너 말고 다른 친구를 찾았겠지. 근데 너도 클럽이 궁금했던 거 아냐? 그래서 못 이기는 척 온거고.

오... 이 사람 나를 꿰뚫어 보나?

여주

크흠, 그, 그래도 이걸 원하는 건 아니었다고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그럼 뭘 원했는데?

김태형 image

김태형

너도 결국 날 원할 걸?

김태형 image

김태형

사람은 한 번도 경험 못한 거에 호기심을 느끼고,

김태형 image

김태형

저기서 들리는 신음소리처럼 더욱 자극적인 걸 원하지.

김태형 image

김태형

안 그래?

여주

...

김태형 image

김태형

아까와는 다르게 내가 이렇게 붙어있으니, 너는 점점 얼굴이 빨개지고 있고 말야.

김태형 image

김태형

나는 너의 이런 모습이 너무 자극적이야.

김태형 image

김태형

아까 말했듯이 더욱 자극적인 걸 나는 원해.

김태형 image

김태형

나를 풀린 눈으로 바라보며, 그 눈에는 눈물이 차있고, 눈가에는 땀으로 젖은 너의 머리카락이 붙어 있으며, 지금보다 더욱 붉은 너의 얼굴이. 얼마나 나를 흥분하게 할까?

여주

무,무슨 소릴!

김태형 image

김태형

ㅋ, 내 얘길 듣고 얼굴이 더욱 빨개진 너.

김태형 image

김태형

나한테 너무 자극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