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아픔보다
22.작별을 숨긴 품 안에서


그날 밤. 시연은 조용히 명호의 집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아무 말 없이 그의 손을 잡고, 자연스럽게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웠다.

작은 조명 아래, 따뜻한 이불 속.

명호는 시연을 조심스레 팔베개 위에 눕히고, 다시금 한 번 더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디에잇(명호)
“다시는… 그런 거 하지 마.”

작고 떨리는 목소리. 시연의 이마에 입을 맞춘 명호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디에잇(명호)
“진짜… 심장 멎는 줄 알았어. 상상보다 훨씬 더 아팠어, 시연아.”

그 말에 시연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파묻었다.

강시연
"미안해요...."

그 작은 사과 한 마디에 너무 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가에는 말없이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절대 떨어뜨리지 않았다.

그저, 명호의 품 안에서 살며시 숨을 고를 뿐이었다. 명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웃었다.


디에잇(명호)
“응. 됐어. 지금 이렇게 안겨있잖아.”

그 밤은 너무도 평온하고, 따뜻하고, 한없이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더 무너졌다.


디에잇(명호)
"시연아."

강시연
"응..?"


디에잇(명호)
“나 이번에 파리 패션쇼 행사 때문에 한 4일 정도 가게 됐거든. 같이 안 갈래?”

강시연
“…저기요, 명호 씨. 저 일해야 하거든요?”

장난스러운 시연의 말에 명호는 입을 삐죽였다.


디에잇(명호)
“에이~어떻게 안 돼? 그냥… 외근이라고 하고 나랑 같이 가자? 응?


디에잇(명호)
너랑 떨어져 있으면… 불안해서 미치겠단 말이야…”

시연은 그 말에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강시연
“분리불안증이에요? 진짜… 하하…”

명호는 장난스레 시연의 이마를 콕 찌르고 그녀를 꼭 안았다.


디에잇(명호)
“금방 올게. 기다려줘야 돼.”

강시연
"잘 다녀와요..."

차마 그럴거라는 확답을 줄 수가 없었다.

시연은 그렇게 말하며 작은 입맞춤을 전했다.

그리고— 그의 어깨에 기대며, 보이지 않게 속삭였다.

강시연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

명호가 파리로 출국한 날. 시연은 조용히 준비해두었던 사직서를 꺼냈다.

고요한 회사, 이른 아침의 회의실.

한 장의 종이를 책상 위에 조용히 내려놓는 순간, 마음이 조용히 내려앉았다.

강주아
"강시연씨..무슨 개인사정인지 모르겠지만…"

강주아 대리는 조금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강주아
“입사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갑자기…”

강시연
“죄송해요… 개인 사정이고, 꼭… 비밀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짧고 조용한 부탁. 그리고 꾹 눌러 삼킨 미소.

강 대리는 말없이 시연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강주아
"많이..안 좋아요?"

시연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주아
“그래요. 수리는 하겠지만… 그동안 일 정말 잘했어요.

강주아
나중에, 혹시라도 다시 돌아오고 싶으면 연락 줘요. 자리… 비워둘게요.”

그 말에 시연은 작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강시연
“…감사합니다.”

회사를 나서는 순간, 그녀의 눈에 입구 로비가, 책상 위 사진이,

복사기 소리까지도 낯설게 느껴졌다.

그리고— 눈물이 고였다. 모든 걸 그만두고, 그의 곁에서 떠나는 첫걸음.

시연은 조용히 걸어나오며 휴대폰을 꺼내 사진첩을 열었다. 명호와 함께 찍은 사진들.

웃고, 장난치고, 껴안고, 뽀뽀하고… 그 찬란했던 기억들이 손끝 아래에 줄지어 있었다.

강시연
"차마 지우지도 못하고 볼 수도 없어.."

그 말이 현실이 되어 시연은 결국 화면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