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아픔보다
23.사라지는 사람, 남겨진 사람


— 병원. 대학병원의 한 병실.

이름도, 연락처도, 그 어떤 정보도 남기지 않았다.

모두 삭제하고, 조용히 입원했다. 하얀 병원복, 고요한 병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항암제 투여.

온몸이 저리고, 입술은 바짝 말라왔다. 고통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강시연
"....아.."

명호가 너무 보고 싶었다.

그를 찾을 수 없기에 시연은 조용히 유튜브 앱을 켰다.

"디에잇 직캠” “서명호 파리 패션쇼” “SEVENTEEN 인터뷰”

하나하나 검색하며 그의 이름, 그의 웃음, 그의 눈빛을 다시 보았다.

화면 속 그는 늘 그랬듯 반짝이고 있었다.

***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사람은…

오늘도 세상에서 제일 빛나고 있다.

시연은 화면을 품에 안고 눈을 감았다.

눈물은 흐르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아픈 침묵이 조용히 그녀를 덮었다.

프랑스, 파리. 패션쇼 3일차.

마지막 일정을 마친 명호는 심호흡을 크게하며 조용히 숨을 몰아쉬었다.

드디어 끝.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간다.


디에잇(명호)
“시연이 뭐하고 있을까…”

그 생각하나로 머리를 정리해가며 호텔 방 안으로 들어왔다.

도착한 방, 늦은 시간. 명호는 소파에 몸을 던지고 몇 시간째 확인하지 못한 휴대폰을 켰다.

다른 알림들은 많이 와 있었지만 시연에게선...

알림 없음. 문자 없음. 전화 없음. 카톡… 없음.


디에잇(명호)
"...이상하네."

입이 삐죽 나왔지만, 곧 익숙한 미소를 지었다.


디에잇(명호)
“내가 먼저 해야지.”

그 순간, 카카오톡을 열었다.

시연의 프로필 창. 그 익숙한 창이— 낯설게 변해 있었다.

(탈퇴한 회원)


디에잇(명호)
“… …뭐야.”

그때, 울리는 세븐틴 단체방 알림.


(우웅)


(우웅)

한 줄, 한 줄씩 올라오는 메시지들. 그 안에 담긴 진실 하나. 시연이 회사를 그만뒀다.

명호의 손이 조용히 떨리기 시작했다.


디에잇(명호)
“말도 없이…?”

급히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찰나의 침묵. 그리고— 휴대폰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쿵 하고 떨어졌다.

명호는 두 무릎을 꿇은 채,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디에잇(명호)
“…없어.”

아무 말도, 아무 연락도,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시연은 그의 세계에서 조용히, 그리고 완벽하게 사라졌다.

눈물이, 의식보다 먼저 떨어졌다. 숨조차 쉴 수 없는 울음. 가슴을 짓누르는 고통.


디에잇(명호)
"...이거...이게...아니야...."

명호는 그 자리에 얼굴을 묻고 오열했다.

사라졌다는 그 한 문장이 세상을 무너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