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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석카드] 花样年华 -2- <포쥬님 의뢰>


지우가 끌고간 서당의 훈장은 하필 얼마전 은퇴한 홍문관(조선시대 궁중의 경서, 서적의 관리. 문한의 처리및 왕의자문에 응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청)출신의 관료였다.

지우의 손에 이끌려 들어오는 호석을 본 그가 다급히 허리를 굽히려 하자,


정호석(세자)
훈장니이이임!!!!! 잘 부탁드립니다아!!!!!!

라며 넙죽 인사하는 호석에, 그 뒤로 따라오며 손짓발짓하는 지민을 보고 그도 그저 웃으며 먼산을 바라보았다.

그 후로 호석은 매일같이 서당에 찾아왔다.

그와 함께 비밀 외출을 해야하는 지민은 죽을 맛이었다.

김지우
호석아, 오늘 우리집 와서 부침개 먹고 갈래?



정호석(세자)
부침개? 좋지!


박지민
도.....! 후우...... 도련님? 제정신입니까?



정호석(세자)
금방 간다, 금방.



박지민
.......

워낙에 활달한 지우가 "호석"이라고 이름을 마구 부를때마다 지민은 심장이 땅에 떨어지는것 같았고.

호석은 이것저것 늘 자신에게 먹을걸 챙겨주며 웃어주는 지우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둘이 꽁냥거리며 노닥거리는 걸 꽃받침을 한 채 표정없이 지켜보며 지민이 작게 중얼거렸다.



박지민
저러다 결혼한다고 하겠네. 하겠어.......

그렇게 정체를 숨긴채로 서당을 들락거리던 어느날.




"지우야~~~~지우야!!!!"

김지우
어?? 순이아줌마, 왜 그렇게 숨 넘어가게 절 찾으신대요?

마을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는 지우에게 헐레벌떡 달려온 순이아줌마가 이마에 흥건한 땀을 닦으며 지우를 안았다.

땀과 흙냄새가 물씬 풍기는 정겨운 품이었다

"지우야! 이게 왠일이니?! 으이구...부모없이도 이렇게 잘 자라더니!! 신령님께서 복을 내려주신거지!!"

김지우
.....?? 왜요?? 무슨 일 있어요???

"글쎄! 놀라지마라... 이거 듣고 까무러칠수도 있다 너! "

김지우
아이 진짜 뭔데 이러실까??

"형조판서 나으리가 널 찾아오셨다!!! "

김지우
......뭔 판요?

"형조판서!!!! 너를 수양딸로 들이시겠다지 뭐니!!!!!"

김지우
........

"내 정신 좀 봐! 이럴때가 아니다!! 얼른 얼른!!!"



순이아줌마를 따라 집으로 들어간 지우의 앞에는 나이 지긋한, 인자하게 웃고 있지만 근엄한 분위기를 내고 있는 어르신 한분이 앉아있었다.

형조판서 김병찬
네가 김지우라는 아이구나.

김지우
아.....네..... 어...인사를..... 어떻게 해야되지......

순이아줌마의 눈치를 보며 절을 해야하나 그냥 허리를 숙여야하나 고민하는 지우를 보며 그가 껄껄 웃었다.

형조판서 김병찬
그냥 편히 앉거라. 절 받자고 온 자리는 아니니.

나름 다소곳이 앉는 지우를 보며 김병찬은 며칠 전 세자와 만났던 일을 떠올렸다.



형조판서 김병찬
부르셨습니까 세자저하.


정호석(세자)
아, 잘 오셨소! 다름이 아니라.......그 내가 형조판서께 부탁할 것이 하나 있어서.

형조판서 김병찬
신하에게 부탁이라니 당치 않습니다. 하명하시옵소서.



정호석(세자)
그럼 들어주는거요, 내 부탁?

형조판서 김병찬
하명하시옵소서.

호석이 뜸을 들이며 고민하듯 몸을 흔들거리더니,


정호석(세자)
에이 모르겠다!

라고 말하고는 벌떡 일어나 김병찬의 앞으로 걸어와 대뜸 그의 손을 감싸쥐었다.



정호석(세자)
아이 하나만 거둬주시오.

형조판서 김병찬
......예?



정호석(세자)
세자빈으로 삼을 아이입니다. 꼭, 그 아이여야 겠습니다.

형조판서 김병찬
....송구하오나....그 여식이 뉘집 자녀인지.....


정호석(세자)
그냥 평민입니다.

형조판서 김병찬
평.....허어...전하.....



정호석(세자)
부모를 일찍 여의고 마을사람들 손에 자란아이라 합니다. 김판서께서 그 아이의 아비가 되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고운 한복에 꽃신을 신고 머리를 땋은 지우가 김병찬과 함께 입궁했다. 처음 와보는 궁을 이리저리 눈치껏 구경하며 병찬의 뒤를 쫓아가고 있을때, 문득 그가 멈춰서는 바람에 등에 코를 찧었다.

김지우
아야......

형조판서 김병찬
내 잠시 세자저하를 만나고 올 터이니, 저기 연못 위 누각에서 기다리고 있겠느냐.

김지우
예- 아버지.

아직은 어색한 '아버지'라는 호칭에 김병찬은 흡족한 미소를 짓고는 휘적휘적 떠나버린다.

혼자 남은 지우는 물 위의 정자와 연결된 다리를 건너 누각 위에 섰다.

김지우
예쁘다- 여기가 궁이라는 곳이구나. 무슨 복을 타고나서 내 팔자에 이런곳을 다 와본담.

지우는 천천히 풍경을 눈에 담으며 불어오는 바람을 눈을 감고 깊이 들이마셔보았다.

비릿한 연못의 향과 함께 꽃향기가 섞여왔다.



정호석(세자)
여기서 보니 새롭구나.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지우가 깜짝 놀라며 돌아보았다.

김지우
........?


곤용포.....

황급히 허리를 숙이려던 지우가 멈칫하며 슬쩍 고개를 들었다.

........응??? 얼굴이 낯이 익는데.


정호석(세자)
궁은 마음에 드느냐?

김지우
.......



정호석(세자)
너무 멀어서 내 얼굴이 잘 안보이느냐?

그렇게 말하며 한 걸음 훅- 하고 가까워진 얼굴은.

김지우
.......호.....호.....


정호석(세자)
그래. 나다 호석이.

지우의 입이 천천히 벌어졌다.



정호석(세자)
사람들은, 정호세자라 부르더구나.

호석이 지우를 보며 웃었다.

훈훈한 바람을 타고 하얀 꽃잎이 팔랑이며 연못위로 떨어져 앉았다.



-엔딩BGM : 부용화(동이 ost)

[작가의 말] 쓸 얘기가 많은데 ㅎ 3회 분량에 담으려니 이야기가 제대로 다 담겼나 모르겠네요..... 마지막 장면은 비지엠 틀고 보셔도 좋아요 ㅎㅎㅎ 약간 드라마 엔딩같은 느낌? 이랄까ㅡ..ㅋㅋ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