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의 마지노선
43화] 델피니움





스치듯 지나치던 유리창가에, 거짓말처럼 아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카페 문을 열고 나가면 조금 있는 공터,

그 공터를 가로질러 걸어가면 익숙한 거리와, 약간 멀게 있는 횡단보도.


..그 횡단보도 넘어 조금 길게 눈을 맞춰야지 보이는 자리

으레 지레짐작하여 그저 넘겨버릴수도 있는 시선이였지만....



그렇기엔 그녀의 모습이 마치 가련한 여주인공같아서랄까...?



윤여주
........


윤여주
...중얼)) ..결국 내가... 악녀라고,


마치 체념한 듯, 흘러가는듯한 목소리로 몇번 그 말을 되세겨보니

내가 정말 그런 년이 되는것같아 기분이 껄끄러워졌다.

그렇다고 마냥 아니라고밖에 할수없는 상황이 내 기분을 더 그렇게 만들었고,




윤여주
........


자꾸 그렇게 가만히 서있다보니, 가슴을 바늘로 쿡쿡 찌르는듯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돌려버렸다.

...결국 이딴게 사랑이라고..?



아니, 그럴리가





윤여주
......((빈 컵들이 쌓인 쟁반을 들고 빈 카운터로 걸어간다


야속하게도 순간 머릿속에 그려졌던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여주인공, 그래. 가련한 여주인공

...온 마음을 바쳐 사랑하던 사람은 정작 자신에게 마음이 없었고,

얼마나 무너지고, 또 다잡은 마음으로 그가 마음에 두었던 사람을 보러 왔을까


....그 이야기에 내가 담겨있지 않았더라면,. 일말의 동정이나 연민정도는 들었을텐데


다시 또 나는 결국 이정도밖에 안되는 인간이란걸 증명하듯 생각을 옥죄오는 또다른 의견들

이미 겪어봤다고, 그래 어차피 내 주제가 이만큼이란걸 알고 있으면서도 종국에는 그걸 알고 싶지 않았던거잖아



바보같이, 회피하기만 했어



윤여주


윤여주
....((물로 이미 씻어냈던 머그잔을 몇번을 계속해서 닦아낸다



윤여주
..........


윤여주
..........


윤여주
..........


윤여주
.......



윤여주
....흐흑,..


윤여주
ㅎ.....


헛웃음인지, 아니면 결국 깨달은 현실에 탄식하며 나오는 한숨인지

입꼬리가 쓰게 올라가졌다.






윤여주
......

솔직하게 얘기해보면....


사랑은 아니였어도, 그의 사랑에 나 또한 만족감을 느꼈으니까







_퇴근 후,

이제는 무언가를 떠올리는것조차 지겨워진 집 복도를 느릿하게 거닐던 여주.


별안간, 집 앞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몸을 흠칫 떨며 멈춰선다.

.....,



윤여주
........

살면서, 다시는 안 볼줄 알았는데

그럴수만 있다면 평생,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스윽

스윽–


윤여주
.....



윤이준
........



이젠 당신을 보고 꺼내야 할 말이 뭔지 떠오르지 않아




자신의 집 현관문 앞, 낯설지만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익숙한 실루엣이 그녀의 눈동자에 담겼다.

....

...유일한 내 혈육,


아 이젠 좀 벗어나고 싶었는데,




윤이준
......


윤이준
...아,


집 앞까지 다다른 그녀의 모습을 알아챈듯 외마디 탄식을 내뱉다 번뜩,

바닥에 내려뒀던 작은 꽃바구니를 쥐고 그녀에게 향하는 발걸음에 여주가 휴대폰을 꽉 쥐었다.




윤여주
...오지 마,


윤이준
여주야.....



윤여주
나 미행했어? ..그렇게 꾸역꾸역 내 집 찾아와서, 그 역겨운 낯짝 내비쳤어야 했어?


윤이준
....여주야, .. 오빠가.. 오빠말좀 들어ㅂ


윤여주
지금 당장 내 눈앞에서 안꺼지면 경찰에 신고할거야.


윤이준
......



윤이준
.....미안해...


윤여주
.....



강경하게 거부하는 그녀의 모습에 조금 주춤하다가도 곧 고개를 푹 숙이며 미안하다라는 말을 내뱉는 그에

여주가 기가 차는듯 헛바람을 쳤다.



윤여주
..오늘 내가 정말 인복이 뭣도 없나....


윤여주
꺼지라고..!!


윤이준
......



윤이준
...미안해,. 미안,....


윤여주
뭐가 미안한데, 어떻게 미안한데, 얼마나 미안한데,


윤여주
그냥 미안해? 그게 끝이야?



윤여주
....오빠는... ..양심이란게 있어.....?



윤이준
여주야, ..내가.... 내가, 진짜.. 마음 싹 고쳤어... 다시 시작할게.. 정말... 엄청 후회했어,


윤이준
....우리 여주한테.. 나는 못난 오빠밖에 못해준것같아서.....


윤여주
그딴 구질구질한 변명 치워버리고....!



윤여주
...지금 이거 그냥 오빠 죄책감 덜려고 온거잖아


윤여주
아니야....?


윤이준
......


차오르는 감정을 내리누르듯, 격양된 목소리로 한자 한자 찍어 발음하는 그녀의 말끝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그딴 변명 따위 이미 쉼없이 되풀이한거니까,


어쩌다 이번은 진심이래도...



윤여주
오빠가 생각이 있고 양심이 있으면.. 우리 집을 알았어도 찾아오지 말았어야지,


윤여주
...그렇게 집안 개박살내놓고, 맨날 찔끔찔끔 기어들어와서 하는 말은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없어



윤여주
근데 이게 지금 기어이 나를 찾아와서 할 얘기ㅇ...


윤여주
.......


벌게진 눈을 여러번 깜빡거리며 울분을 참는 그녀에 그가 조심히 다가가 포장된 꽃바구니 하나를 건내었다.

....그리고,


퍽

퍽—


윤여주
....((손에 닿은 꽃바구니를 거칠게 바닥에 던진다


오밀조밀 모여있던 보랏빛 꽃잎 몇개가 떨어져 흩날렸다.

어느세 흉물이 되어버린 꽃바구니는 처참하게 복도 바닥에 널부러져있고,



윤이준
......


윤여주
....


윤이준
...미안해,......


결국 마지막까지, 몇마디 말 덧붙이는것 없이 외마디로 뱉어낸 미안해 한마디를 끝으로

그가 여주를 지나쳐갔다.




윤여주
........


윤여주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는다




윤여주
아..... 아아... .....


윤여주
....흐으으........


....용서를 비는것조차 누군가에게 상처와 힘듦을 안긴다면...

.......


기꺼이 내가 용서를 빌어볼게,





윤여주
....((흐드러져있는 꽃송이를 뜯어 손으로 꽉 쥔다


윤여주
........



윤여주
.....((피식



내가 한번 파렴치한 악녀가 되볼테니까,

....당신은........





계속 그렇게 비련한 여주인공을 지켜봐.







...

..

.



작가
이번화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가
본의아니게 여러 일들이 겹쳐 뭔가 이 작 올리기가 망설여졌다는.....


작가
조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작을 썼는데.. 괜찮으려나 모르겠네요.



작가
먼저 작 얘기를 조금 해보자면, 이준이 여주에게 주려 갖고온 꽃바구니에 있던 꽃 품종이


작가
바로 오늘 제목이기도 한, 델피니움이라는 꽃입니다.


작가
꽃말에는 [왜 당신은 나를 싫어합니까, 변하기 쉽다, 거만, 청명, 자비심] 이 있다고 하네요 :)

작가
작 보시는데 참고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가
작중 혹여라도 이해안가시는 부분이나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편하게 댓글에 남겨주세요😊

작가
손팅ㅠㅠ 꼭 부탁드립니다ㅠㅠ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