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riage Blue (메리즈 블루)”

22화 | 리셋해요. 우리

손목에 가득 실어지는 그의 힘. 어디서부터 듣고 있던 거지,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그가 나와 우현의 사이를 떨어뜨렸다.

미간이 잔뜩 찌푸려지고, 평소와는 다른 낮은 목소리에 그가 무척 화가 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김여주 image

김여주

…언제 회사에 왔어요?.

회의 때문에 올거란 것 쯤은 알고 있었지만,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확인 해보니 제법 이른 시간.

언제 회사에 도착했느냐는 물음에도, 화가 잔뜩 나서 일까, 아무래도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였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이젠 회사까지 쫒아와?, 이거 병이야. 정신병.

자각하고 살란 뜻인 걸까, 정신병에 힘을 실어 말했다. 아까전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안 이랬던 것 같은데… 순식간에 살얼음판이 되어버렸다.

권우현 image

권우현

그건 내가 하고싶은 말인데.

권우현 image

권우현

그쪽이야 말로, 왜 여주 따라다녀요?. 남 말할 처지는 아니지 않나?.

욱- 한 마음에 주먹을 날리려던 그의 손. 난 다급하게 반쯤 올린 손을 붙잡았다. 왜, 막느냐는 듯한 얼굴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김여주 image

김여주

여기, 회사에요. 그것도 내 직장.

생각있으면 소란피우지 말아요. 소란 피워서 두 사람한테도 좋을 거 없어. 나의 직장, 이란 말을 듣고나서야 꽉- 쥔 주먹을 내리는 그.

박지민 image

박지민

…미안해요.

사과하는 그에 난 우현에게도 단호하게 말했다.

김여주 image

김여주

권우현씨도 마찬가지에요. 일 아니면 사적으로 말 걸지마세요.

권우현 image

권우현

……여주야?.

자신을 향해 손을 뻗어오는 우현을 뒤로 한 채, 지민의 손목을 붙잡는 여주. 그리고 우현에게 하는 말. 공과 사는 지켜요. 권 팀장님.

김여주 image

김여주

…디자이너님은, 나 좀 보고요.

박지민 image

박지민

…네.

무작정 끌고온 곳은 처음 계약을 체결한 회의실. 그날과는 사뭇 다른 무거운 분위기.

잡은 그의 손목에서 손을 떼고서, 한 걸음 멀어지면. 지민이 여주의 손목을 도로 잡고선 한 걸음 다가선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다시… 만나는 거에요?.

그게 디자이너님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말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차마 그런 말을 할 배짱은 없고. 입만 꾹- 다물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알잖아요. 그 사람이 여주씨한테 무슨 말을 했는ㅈ,

김여주 image

김여주

그리고, 디자이너님이랑은 상관없죠.

박지민 image

박지민

…여주씨, 제발…

단호하게 대답하는 여주에 반대손까지 잡아들고는, 애원하듯이 말하는 지민. 손을 빼내는 여주는, 다시 한 걸음 물러서고.

김여주 image

김여주

내가 너무하다고 생각해요?, 난 아직도… 당신이란 사람을 잘 모르겠어…

박지민 image

박지민

그게 무슨…

김여주 image

김여주

혼란스러운 이 감정의 정체를 알기도 전에 떠난다길래, 떠나라고 안 잡는다고 했잖아요. 이제 좀 마음 잡아보려는데, 왜 또_ 나를 흔들놓으려고 해요?…

아무것도 몰라도 좋다고 생각했다. 이미 과거는 과거일 뿐이니까. 다른 사람이 바보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박지민 image

박지민

여주씨, 나 미국으로 떠나요.

김여주 image

김여주

내가 그렇게 만만해요?.

김여주 image

김여주

떠난다고 하면 쉽게 보내줘야하고, 만나지 말라고하면 안 만나는 그런 사람이에요?, 내가?.

울컥, 하고 순간적으로 감정이 복받쳤다. 권우현과 헤어질 때도 슬프긴 슬펐지만, 이렇게까지 가슴이 답답했던 적은 없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여주씨, 그건 전부 다 사정이 있어ㅅ,

김여주 image

김여주

…내가 당신 사정까지 봐줘야해요?, 나도 내 감정 컨트롤도 못 하겠는데?…

마침내, 뺨에 떨어지는 눈물. 아, 안 울려고 이 악물고 버텼는데. 내가 참을 수 있는 한계는 여기까지 였나보다.

뺨에 흐르는 눈물에 놀란 눈으로 내려다보던 지민.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주려는데, 여주가 먼저 한발 앞 서 제 손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김여주 image

김여주

하…… 나 진짜 끝까지 구질구질하다.

붙잡지않고 보내준다고 했으면서, 괜히 눈물이나 흘리고. 입꼬리를 올린 여주. 입은 웃고있으나 눈은 그렇지 못하였다. 빨갛게 충혈되어버린 눈.

그 모습이 여주를 더욱, 불쌍하게 만들었고, 처연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사랑이란게 뭐길래.

김여주 image

김여주

…미안해요. 감정이 격해져서.

눈물을 흘리는 여주의 모습에 지민은 눈썹을 구길 수 밖에 없었다. 그날 내가 조금만 더 버텼다면, 내가 죄책감을 가질 일도_ 니가 이렇게 울지도 않았을 텐데…

김여주 image

김여주

오늘 일은… 못 본걸로 해요.

눈가 주위가 붉게 물들인 채 회의실 출구로 향하는 여주.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던 지민이, 여주를 향해 입을 뗐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나… 그렇게 좋은 사람 아니에요.

김여주 image

김여주

……

문으로 향하던 구두소리가 멈췄다. 당신이 몰라서 그러는데, 나 되게 비겁해요. 겁도 많고.

박지민 image

박지민

…근데요. 나도 이런 내가 싫어요.

박지민 image

박지민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탐내면 안될 걸, 자꾸 탐내는…

이런 내가 싫다구요. 숨소리에 가깝게 말하던 지민이, 미간을 찌푸린 채 깔끔하게 올린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그러니까, 제발… 날 흔들어놓지마요.

흔들어놓지 말라는 말이 왜, 잡아달라는 소리로 들리는지. 여주는 문을 향하고 있던 발걸음을 돌려 지민의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바로 눈 앞에 섰을 때.

김여주 image

김여주

리셋해요. 우리.

김여주 image

김여주

과거 말고. 현재의 나랑 디자이너님만 생각해요.

말도 안된다며 그게 가능할리가 없다 말하는 지민. 고개를 가로 저어버리는 그를 향해 여주가 말했다. 내가 리셋, 시켜줄게요.

박지민 image

박지민

그게 무ㅅ,

오른손이 지민의 목덜미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엇갈리는 코. 막을새도 없이 부딪혀버린 두 사람의 입술. 여주의 입술은 따뜻했고, 지민의 입술은 차가웠다.

아랫입술을 꼭_ 문채 여러번 키스를 거듭하던 여주. 어깨를 붙잡고 밀어내고 나서야 떨어졌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금 무슨…

김여주 image

김여주

나도 과거 안 물을게요. 그게 뭐든. 그러니까, 디자이너님도… 과거따위 지워버려요.

김여주 image

김여주

이제 누가 뭐라고하던, 브레이크따위 안 걸테니까.

++ 본격 로맨스 : ) 🥳🥳🥳 (˵ ͡~ ͜ʖ ͡°˵)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