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riage Blue (메리즈 블루)”

24화 | 사랑해요. 디자이너님

[BGM] 취향저격 그녀 OST - minimal warm (찬열)

꼭꼭!, 함께 들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알았져?, 꼭 들어야해요. 곡!!.

퇴근 시간. 6시가 되자마자 땡, 하고 우르르 회사 홀로 몰려나오는 직원들.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홀은 금세 사람들로 복작거렸다.

출입증을 찍고 바깥으로 나가면, 창 밖으로 보이는 굵은 빗방울. 멍하니 바라보다 무심코 핸드폰을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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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늘 비 온단 얘기는 없었는데.

직장인이라면 일기예보를 보는 것이 일상인데, 오늘만큼은 일기예보가 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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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내가… 계획없이 키스한 것에 대한 업보인가.

하긴, 이제와서 저질러놓고 후회할 순 없지. 그 키스… 정말로 좋았으니까.

비가 조금 멎을 때까지 회사 홀에서 기다릴 생각으로, 창가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검은 그림자가 회사 안으로 들어오더니, 내가 서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한쪽 손에는 우산 하나를 든채 다가오는 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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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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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또, 바보같이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릴 것 같아서.

마스크와 모자에 가려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긴 했지만. 바로 알 수 있었다. 목소리만으로도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전정국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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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데리러… 온 거야?.

마지막 만남이 그닥 좋지 않아서, 우리 사이는 28년만에 처음으로 서먹해졌다. 내 앞에 더이상, 티격태격하고 장난치던 전정국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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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응. 너 잘 하잖아. 기약없이 기다리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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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 녀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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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

기약없이 기다리는 걸 잘하다니?…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놓던 정국이의 얼굴은 굳은 결심을 한 듯, 그 어느때보다 진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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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말해줄게. 니가 궁금한 거 전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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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뭐야. 밖에 비 오네……

암막 커튼을 옆으로 제치면,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굵은 빗방울에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당연하다는 듯이 여주, 그녀였다.

우산은 가져갔을까, 비는 맞고 오는게 아닐까, 감기걸리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전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

현관문으로 향해 신발정에 넣어둔 우산을 챙기려던 그 순간. 울리는 현관문의 초인종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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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누구세요?.

우산을 향해 뻗으려던 손을 멈추고, 현관문의 문을 열면 보이는 어깨 주변이 비에 젖은채 서 있는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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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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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방해한 건 아니죠?ㅎ.

무해하게 웃는 그녀에도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비에 젖은 그녀의 어깨였다. 감기 걸릴텐데… 곧장, 어깨를 감싸고 집 안으로 들였다.

스윽,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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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감기 걸려요. 일단 안으로 들어와요.

그녀가 집 안으로 들어와 소파에 앉을때면, 난 화장실로 향해 수건으로 어깨에 있는 물기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눈높이를 맞춰 톡톡, 여러번 두드리고 문질러서 닦아내면, 내려다보는 시선에 나도 자연스레 고개를 들어올려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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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이제 나 안 밀어내기로 한 거에요?.

웃으며 밀어내지 않을거냐, 라는 물음에 움찔- 한 나는 벌떡 일어나버렸다. 그녀가 짓고있는 웃음이 왠지, 이미 다 알고있다는 얼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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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런 거 아니에요. 내가 언제 밀어냈다고.

자신에 대한 나의 마음을, 이미 알고있다는 것을.

여주의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에, 눈을 마주치고 가까이 앉는게 힘들어서, 멀리_ 떨어져 앉으려고 할 때면,

소파 끝자락에 앉아있는 나를 향해, 부쩍_ 다가와선 나의 왼쪽 어깨에 고개를 기울여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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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나, 싫어요?.

어깨에 기댄 덕에 긴장한 것은 물론이고_ 코 끝을 간지럽히는 머리카락의 샴푸 향기에, 심장 또한 급격하게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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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니요.

그녀는 나의 잊을 수 없는 첫 사랑이였고. 그녀의 어머니는 내게_ 꿈을 만들어준 사람이였다.

그런데, 어떻게 싫다고 말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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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당신은 진짜 몰라요. 내 마음이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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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내가- 정말 모를거라 생각해요?. 디자이너님_ 마음.

어깨를 기댄채 고개만 돌려 위로 올려다보는 그녀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말 아무것도 모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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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마음 모르면_ 디자이너님, 좋아하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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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 그런 말이 아니 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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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럼, 나 디자이너님_ 좋아해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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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

말렸다. 급격하게 떨리는 동공. 세상 예쁜 얼굴을 하고서 좋아해도 되냐고 묻는데. 단호하게, 좋아하지 말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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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진짜 너무한 거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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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ㅎ, 내가 생각해도- 조금 짖궃은 것 같기도 하고.

진짜 홀려도 단단히 홀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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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디자이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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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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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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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

그제서야 몸소 깨달았다. 샵에서 만난 그날 때부터, 난 이미 여주에게 단단히 홀려있었음을.

“……나도요.”

“정말로… 많이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