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에피소드: 18

예쁘다니, 친구끼리 하기엔 조금 뭐한 말인 것 같았다. 아니, 내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까. 그래, 반응했다간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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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지랄하네.. 집이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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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오냐."

집에 도착하자 마자, 녹초가 된 몸으로 쇼파에 누웠다. 하루종일 놀이기구를 타니 재미는 있어도 어찌나 힘들던지,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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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좋아라 놀더니, 집오자 마자 뻗는 것 봐. 잘 하는 짓이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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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너무 힘들어.. 옛날엔 이러고도 밤새 놀았는데, 나이 좀 더 먹었다고 체력이 이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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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난 너 때문에 더 힘들었어. 여기저기 아주 날라다니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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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에이~ 재미있었으면서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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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됐으니까 씻고 들어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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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후으.. 꼭 저녁만 되면 씻고 자라는 말만 해, 나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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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말 안 하면 스스로 할 생각을 안 하니까 그렇지. 얼른 들어가, 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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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그럼 난 네가 사준 핸드폰이나 해야지, 흐히."

저번에 황민현이 별 거 아니라는 듯 건네준 핸드폰은, 4년 전에 비해 너무 발달한지라 사용하기 어려웠지만 너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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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렇게 좋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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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후흐, 완전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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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진작에 사줄 걸 그랬네. 알았다, 가서 조금만 폰하다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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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응응."

방에 들어오자 마자 아늑한 느낌이 드니, 힘든 것도 잊은 채 싱글벙글 웃었다. 요즘 황민현 덕분에 많이 행복한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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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 이건 또 누구람."

모르는 전화번호로 문자가 몇 개 와있는 것을 보고 갸우뚱했지만, 이내 문자의 내용으로 누군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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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 안녕하세요, 옹성우씨 맞죠? 아까 놀이공원에서 전화번호 얻어간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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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 혹시 애인있는데 내가 막무가내로 전화번호 딴 거라면 바로 번호 지울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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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 애인은 없는데, 그렇다고 취향이 그런 쪽은 아닙니다. 죄송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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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 동성애자 아니라고요? ]

문자를 보내주자 마자 바로 답하는 저에 조금 놀랐다. 아, 칼답이라는게 이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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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 네. ]

간단히 보낸 문자에선 1 표시가 사라졌지만, 몇 분동안 답장이 오지 않았다. 그에, 포기했겠거니 싶어 핸드폰 사용법을 익히던 중 문자음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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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 그럼 이성애자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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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 그건 모르겠고요, 어쨋든 지금은 연애에 관심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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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 이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도 모르는 거 보면 연애는 안 해봤나 보네요. 내가 너 동성애자로 만들어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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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이 어정쩡한 반존대는 뭐람."

그렇게 저의 연락을 가볍게 씹었다. 그리고는 몇 시간동안 핸드폰 사용법만 익히다가 졸음이 몰려오는 바람에 결국 그 상태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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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하아암..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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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어, 일어났어? 너 어제 안 씻고 그냥 잤지. 그러니까 내가 잔소리하는 거라니까. 아니, 말을 해도 안 씻으면 어떡해? 지금이라도 얼른 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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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너는 아침부터 뭐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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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보면 몰라? 청소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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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아니, 이 깨끗한 방에서 더 청소할게 뭐가 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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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너는 참, 태생부터 더러운 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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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와, 말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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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건 또 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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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말이 너무 심했다고. 이거 요즘 애들이 쓰는 말이래, 쿠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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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요즘 애들 따라하겠다고 그런 거나 배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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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맞긴 한데, 왜 눈으로 욕을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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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눈치는 빠르니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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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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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됐고, 얼른 씻고 나와서 밥이나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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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그럴 거다, 임마."

씻고 옷도 입고 거실로 나와, 황민현을 놀래켜주려 했건만 전화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뒤돌아있는 황민현을 가만히 응시하며 조용히 쇼파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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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놀이기구를 못 타는데 옆에 계시길래 의미없이 기댔던 겁니다. 오해하셨다면 죄송하네요.``

내가 쇼파에 앉아있는지도 모르는 건지, 스피커 통화를 하고 있는 황민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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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내가 오해한 거건 말건, 나는 그 쪽이 좋다니까요?``

목소리를 듣자 마자, 어제 놀이공원에서 황민현의 전화번호를 따간 사람이란 걸 알았다. 흔치 않은 목소리인 것 같달까.

사실상 지금 중요한 건 누군지 중요한게 아니였다. 황민현이 고백을 받았으니 말이다. 내 친구 황민현, 드디어 애인이 생길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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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하아.. 저 따로 좋아하는 사람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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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어제 같이 있던 그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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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

그 때만큼은, 나의 귀라도 막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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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네, 그 사람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