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남
집착남 : 13



상쾌한 토요일 아침, 민현오빠와 김재환은 회사에서 해야 할 것이 있다고 해서 둘을 기다리며 창문을 열고 흥얼거리고 있다.

김 여주
"..어, 대휘?"

창문 밖으로 보이는 대휘에게 "대휘야!"라고 이름을 외치며 손을 흔들었다.


이 대휘
"우흐, 누나!"

해맑게 웃으며 날 올려다보며 인사하던 대휘가 크게 소리쳐 얘기한다.


이 대휘
"저 지금 누나 집 들어갈게요! 문 열어줘야 해요!"

내게 그렇게 외치고는 사라졌다. 엘레베이터를 타려고 갔나 보다.

김 여주
"..멀리있어서 내 쌩얼 못 봤겠지? 빨리 화장이나 해야겠다-."



이 대휘
"누나~."

김 여주
"안녕, 대휘!"


이 대휘
"누나, 보고 싶었..-"

뒷말을 잇지도 않은 채 내 바지를 응시하며 살풋 웃는 이대휘에, 왜 웃나 싶어 아래를 보니 유치하고 웃긴 수면바지를 입고 있었다.

김 여주
"..아하하, 옷 좀 갈아입고 올게..-"

멋쩍게 웃어보이다가도, 금방 방에 들어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나왔다. 그러자 푸스스 웃으며 얘기하는 이대휘다.


이 대휘
"귀여운데 왜 갈아입었어요~"

김 여주
"그거 놀리는 거지..-"


이 대휘
"아닌데요, 누나가 입어서인지 완전 귀엽던데."

김 여주
"바.. 반존대하지 마."


이 대휘
"왜, 설렜어요?"

김 여주
"쓰흡, 자꾸 쪼그만게 까분다."


이 대휘
"으음, 172cm라 작은 편이긴 한데 그래도 누나랑 10cm 이상 차이나니까 됐죠, 뭐."

김 여주
"..씨이, 나 160cm거든."


이 대휘
"반올림하지 마요, 누나."

김 여주
"..그래, 나 155cm다! 어쩔래!?"


이 대휘
"후흐, 진짜 귀여워."

김 여주
"..흐흠, 그나저나 곧 너 성인되는 거네. 그치-"


이 대휘
"네, 그렇죠. 아, 그럼 나 성인되니까 뭐해줄래요?"

김 여주
"으응? 뭘 해줘-"


이 대휘
"흐음, 아 그러면 나 소원 하나만 들어줘요. 좀 나중에-"

김 여주
"..나 돈없어."


이 대휘
"진짜 자꾸 귀엽게 그럴래요? 내가 누나 돈이나 뜯어먹을 것 같아서 그래? 돈 바라는 거 아니니까 걱정마셔~."

김 여주
"그래, 뭐. 근데 그래서 내 집엔 갑자기 왜 온 거야?"


이 대휘
"사실 여기 옆 집이 친구집이라 집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내가 그냥 여기로 샜어요. 히-"

김 여주
"뭐야, 가야 되는 거 아니야?"

내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집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자 이대휘와 늘 다니던 남자애가 우두커니 서있는 모습이다.


라이 관린
"..아, 안녕하세요. 또 뵙네요."

김 여주
"안.. 안녕하세요..-"


라이 관린
"이대휘 목소리가 들려서 혹시나해서 온 건데, 진짜 있었네요. 그럼 쟤 좀 데려가겠습니다."

김 여주
"네, 마음껏 데려가세요."


이 대휘
"헐.. 누나."

김 여주
"장난이야, 장난."


라이 관린
"야, 얼른 와."


이 대휘
"흐잉.. 이따 연락해요! 아, 남자친구형 때문에 안 되려나. 누나, 아직 그 형이랑 사귀어요?"

김 여주
"..으응?"

헤어졌다고 얘기하면 왜 연락 안 했었냐고 물어볼까 봐, 내가 자길 싫어한다고 생각할까 봐 답을 못 하고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자 큰 키 때문에 허리를 한참 숙여, 내 귀에 대고 말하는 이대휘의 친구다.


라이 관린
"헤어졌는데 얘한테 연락 안 하셨죠?"

김 여주
"..어, 네?"


라이 관린
"얘한테 관심없으면서 가지고 놀려는 거면 그만둬요. 얘 진짜 여린 애라 안 그래도 상처 잘 받으니까요."


라이 관린
"..그러니까 쟤가 오해하지 않게 잘 행동해주세요."

경고하듯 마지막 말을 내뱉고는 다시 허리를 피더니, 이대휘의 가는 손목을 잡고 끌고 가듯 내 집을 나간다. 그 와중에도 내게 윙크를 하는 이대휘다.


이 대휘
"누나, 연락 꼭 해요! 갈게요, 뿅!"

"쾅-", 그렇게 나 혼자 덩그러니 남은 상태로 복잡해진 머리에, 괜히 마른 세수를 자꾸만 해보였다. 내가 헷갈리게 행동한다고 생각해보지 않았기에.

김 여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