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 너에게
보고싶다


덜컥

하지만 그 마법 같은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서연
"...!!"


원우
"어? 안녕하세요?"

서연은 그제서야 현실로 돌아오듯 화들짝 놀라 정한을 살짝 밀어내고는 벌떡 일어났다.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서 있는 사람은 원우였다.

이어서 대기실 뒤편에서 스태프들의 목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려왔다.

정한 역시 그 소리에 놀란 듯 눈을 번쩍 떴다.

자다 깬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그는 서연을 보자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이서연
"..아..안녕하세요!!!"

서연은 당황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깊게 숙이며 정한과 원우에게 인사한 후,

도망치듯 대기실을 빠져나갔다.

그녀의 귓불까지 붉게 물들어 있었고, 손은 떨릴 듯 가슴팍을 꼭 쥔 채였다.

원우는 멀어져 가는 서연을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원우
"어? 더 계셔도 되는데... 가버리시네. 챌린지 부탁드려보려 했는데..."

정한은 천천히 자세를 고치며 상기된 얼굴로 정신을 수습하려 애썼다.

아직도 손끝에 그녀의 온기가 분명히 있었던것 같다.

그렇지만 꿈인지 생신지 구분이 잘 안갔다.


정한
"...저 뭐...언제 오셨던 거야.."

정한이 물었다.


원우
"나야 모르지. 나 지금 막 들어왔는데. 형이랑 얘기 중이셨던 거 아냐?"

그 말에 정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방금 전까지의 일이 뭐가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생생한 꿈인지, 현실이었는지조차 헷갈렸다.

하지만 그녀의 향기, 품에 안긴 감촉, 무언가 있었던건 맞는 것 같았다.

정한은 조용히 가슴을 눌렀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이 감정, 이 떨림. 아무리 숨기려 해도 몸이 먼저 반응하고 있었다.

그 순간, 대기실로 들어온 스태프가 말문을 열었다.

???
"정한씨 원우씨!! 스탠바이 해주세요!!"

정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막상 피한다고 피했는데,

이렇게 잠깐이라도 가까이에서보니 더 보고싶은 감정이 커졌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직 그녀가 승철에게 줬던 마음을 다 정리하지 못한 상황일 수도 있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그런 어떠한 확신 및 감정도 없기 때문에 더 이상은 다가갈 수가 없었다.

심지어 예정에도 없는 키스마저 해버렸을때 얼마나 당황했으랴.

정한은 그렇게 생각하며 한손으로 머리를 헝크러뜨리려했으나

세팅되어있는 머리에 손을 가져가렸다 아차하고서는 손을 내렸다.

원우가 뭐해요 형? 하면서 물었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며 스탠바이하라는 PD의 얘기에 스테이지로 이동했다.


정한
'서연아 나 지금 네가 너무 보고싶다.'

***

백스테이지.

무대에 올라가기 전, 스페셜 MC의 멘트가 흘러나왔다. 서연의 목소리였다.

마치 가까이서 속삭이는 것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정한은 고개를 들고 모니터를 바라봤다. 밝은 얼굴로 멘트를 이어가는 서연.

그녀가 웃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심장이 아찔해졌다.

당장이라도 안고싶고 당장이라도 같이 있고 싶고 내 무대를 그녀가 보며 응원해주는 그 모습이 보고싶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만 하는지 마음이 무거워지는 정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