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PORTUNITY : 기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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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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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진짜 죽고 싶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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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정도로 바보는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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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진짜야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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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스물 일곱이던 내가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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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근데 눈을 떠보니 아홉 살이 되어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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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도 여기에 몇 년 살고 있지만 진짜 적응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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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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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이씨. 네가 말하니까 진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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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말도 안돼는 소리 같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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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야, 그러면 왜 부자 안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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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말대로라면 미래를 다 알고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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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잘돼는 주식 같은 거 사서 부자하면 얼마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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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중학교 다니는 것도 따분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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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중학교 다니는 것도 나름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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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른들 사이에서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거 진짜 힘들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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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리고 네가 잘 몰라서 하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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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과거 그렇게 함부로 바꾸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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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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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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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잠시만. 스물 일곱이면 대학교도 졸업 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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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치. 나 좋은대학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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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럼 이 수학문제도 완전 껌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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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이차함수 ax2+b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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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너 벌써 이거 배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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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중1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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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뭐야, 못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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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야 내가 이거 배운지 몇 년이 지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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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 대학 들어가서 과외 해준 이후로 이차함수 본 적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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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게 몇 년 지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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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거의 10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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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기다려봐, 좀 보면 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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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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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거짓말이지?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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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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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 공무원 시험도 합격한 사람이야!

엄마

너무... 너무 미안하다 숙아...

엄마

내가 평생 갚을게... 진짜 미안해...

현숙

너도 나 어려울 때 도와줬잖아.

현숙

이걸로 퉁쳐!ㅋㅋㅋㅋ

엄마

숙아...

현숙

야. 그만 미안해해.

현숙

정 갚고 싶으면 치료 잘 받고 돈 많이 벌던가.

엄마

......

띠리리리리링- 띠리리리링-

현숙

- "진짜요? 네네. 제가 지금 갈게요."

현숙

- "네. 금방 가요."

현숙

지유야. 나 가봐야겠다.

현숙

알바 한 명이 빵꾸가 났다고 와달래.

엄마

......숙아... 나 때문에...

현숙

아 고만좀! 고만해라.

현숙

일하는 거 재밌어. 내가 언제 마트에서 알바해보겠냐고.

현숙

그러니까 넌 치료 잘 받고 얼른 나을 생각만 해.

현숙

안그러면 나 진짜 화내.

엄마

고마워...

크게 바뀌는 과거가 없어 안심했다.

신도 우리 엄마만큼은 살려주고 싶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우리 엄마만 살면 앞으로 절대 과거를 바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근데,

"환자입니다! 45세 여자고, 마트에서 일하다 큰 물류가 갑작스럽게 덮쳐서 일어난 사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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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모... ㅎ, 현숙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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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모... 제발 정신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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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모...!

그 마저도 바꾸면 안됐던걸까.

정말 나는 우리 엄마의 죽음을 손놓고 바라봐야 했던걸까.

"죄송합니다."

"2007년 4월 9일 오후 11시 2분."

"오현숙 환자 사망하셨습니다."

엄마

ㅎ, 현숙아...

엄마

숙아... 숙아 이러지마...

2020년까지 멀쩡히 살아계시던 분이, 대학교 합격했을 때까지만 해도 축하한다며 선물을 보내주시던 분이.

2007년. 다른 때보다 유난히 따뜻했던 그 날.

우리 엄마의 병원비를 보태주시겠다며 밤 늦게까지 마트에서 알바하시던 현숙 이모는,

과거가 바뀌어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