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난 늘 응원해
매듭 (7)



정국
하아아....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 정국이었다. 자신의 눈 앞에서 슬픈 눈으로 웃음 짓고 있는 놈과 단 둘이서 얘기하게 된 상황이라니, 정말 피하고만 싶었는데.

하필 이 타이밍에 옷을 갈아 입으러 가버린 여주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그렇게 가지 마라고 했건만.


정국
「뭐.. 그래도 귀여웠으니 됐지.」

정국이 다시 한 번 피식 웃어 버렸다. 바로 눈 앞에서 그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이 보고 있는 태형을 잊어버린 채로.


태형
너무하네. 사람 면전에 대놓고 다른 사람 생각하기야?


정국
「맞다, 이 새끼가 있었지.」

태형이 입꼬리를 애써 내리는 척 하며 복도의 중간에 있는 한 방으로 정국을 안내했다.


태형
복도에서 서서 얘기하는 건 좀 그렇잖아?

정국은 여전히 태형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안내를 따라 방 안의 자리로 이동했다.

사실.. 이 방은 아까 태형의 석주와 만남을 가졌던 곳이었다. (딱히 스토리 전개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그냥 그렇다구요 ㅎ후후훟)


태형
............ 정장 입고 온다던 쪽은...?

그렇다. 막상 둘이서 마주보고 앉는 자리에 앉아 있으니 할 말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정국
... 나도 그게 궁금한데.

정장을 만들어서 입고 오나. 여주는 한참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태형
이번에 너랑 여주가 증인으로 서 준다며.


정국
그렇게 됐네.


태형
... 고마워.


정국
뭘, 천만에...

'천만에'. 그 단어는 영어로 'your welcome', 중국어로는 'bu keqi' 를 배울 때에나 언급되는 그 교과서적인 말이 정국의 입에서 나왔다.

이로서 상황은 여기서 더 이상 어색해질 수도 없을 만큼 어색해져 버렸다.


태형
와... 정말.. 할 말 없다.


정국
그렇겠지, 나랑은.

정국의 말인즉슨, '너는 나랑 할 말이 없지만 이여주와는 꽤 많을 것 같은데?' 와도 같은 뜻이었다.


태형
ㅎ, 걱정 마.


태형
오랜 친구.......


태형
... 그 선을 넘는 짓은 안 할거니까.


정국
오랜 친구....


정국
여주도 그렇게 말하던데.

또 다시 정적이 흘렀다. 태형이 눈짓으로 정국에게 커피를 권했고, 정국은 받아 들였다.

태형은 어색한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표정에서 감추지 못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 머신으로 다가가 에스프레소 원액을 추출해 내기 시작했다.


정국
「하.... 이제야 숨 좀 돌리겠네.」


태형
「커피머신느님... 그대가 없었더라면 아마 전...」


태형
「... 질식사 했을 겁니다.」

마침내 태형이 아쉽다는 표정으로 커피 머신의 전원을 끄고, 두 잔의 커피를 가져왔다.

정국은 태형이 내민 커피 한 잔을 받아 들고, 살짝 맛만 보듯 아주 조금의 커피를 삼켰다.


정국
「어우 시X 왜 이렇게 써!?1!?!??!?」


정국
「커피라도 안 마시면 못 버틸까봐 달라고 한 건데... 괜히 달라고 했나.... 돌겠네 하핳」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정국은 완벽한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다.

마치 그 커피 한 잔으로 화보를 찍는, 어느 서양의 한 귀족 같은 모습으로 눈을 감고 있는 정국에게 태형이 놀랍다는 듯이 물었다.


태형
쓰지 않아?


태형
신기하네. 이 원두는 웬만한 커피 광들도 다 쓰다고 피하는 원두라서.

정국이 눈을 뜨고 살며시 태형을 노려 봤다. 태형은 피식 웃으며 한쪽 어깨를 으쓱했다.


정국
「분명.. 나 쓴 거 못 먹는 거 알고 이러는 거야.」


정국
.......................... 이 새끼가..........

바로 그 때, 정국과 태형이 앉아 있던 방의 문이 쾅 하고 열리면서 여주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여주
아, 여기 있었구나!

여주의 하얀 피부색에 잘 어울리는 남색 정장은 여주의 차분한(뭐, 때로는 왈가닥이긴 하지만) 이미지와 잘 어울렸다.

... 그리고 태형과 정국의 눈길은 여주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그건 여주의 모습이 너무 빛이 나서인 것도 있지만, 아마 결정적인 이유는...


태형
「핳 타이밍 대박..... 여주야 네가 오지 않았더라면 전정국 저 시끼 분명 나한테 커피를 붓고 있었을 거야... 하하하」


정국
「핳 타이밍 대박..... 여주야 네가 오지 않았더라면 난 저 TH 도련님 시끼한테 커피를 붓고 있었을 거야...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