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남 꼬시기
25 [소문]



단정하게 입은 교복이 시야를 가린다. 키는 꽤 크고 듬직한 덩치가 남자같이 보였다. 자연스레 고개를 들어 보니 후광이, 아니. 햇빛이 빛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

백여아
뭐야, 누구...


김태형
난데.

'난데.' 이 두 마디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아 김태형이구나. 근데 뭐지. 알 수 없다는 생각만 들었다. 한참 생각에 빠져들어있을 때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태형
너 여기서 뭐해?

갑작스런 물음에 여아는 당연하다듯,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백여아
아 그냥 전정국 데려다 주러 잠깐 들렀어. 왜?

꽤나 당당한 모습으로 말을 하는 여아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한 듯한 태형이 혀를 찼다. 뭐 이리 당당해. 어이가 적잖이 없었다.


김태형
그래 뭐, 데이트라도?

여아는 가볍게 손사레를 치며 부정하였다. 전혀 아무 사이도 아니고, 그냥 가벼운 누나 동생 사이라며 태형을 안심시키는 꼴이 되었다. 태형은 그런 여아를 보곤 알겠다는 듯 대충 고개를 끄덕인 후 상가 안으로 유유히 들어갔다.

백여아
흠… 뭐야.

진짜 뭐지, 이런 게 친구 사이에 궁금한 건가? 흠. 정말 이런 게 궁금한 거라면 적어도 호감은 있는데 설마…? 여아는 괜히 생각하지 말자며 생각을 지우고 길을 나섰다. 굳이 생각할 필요 없었다. 상대는 그 유명한 철벽남 김태형이었으니까.

김태형은 누굴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 학교의 철벽남이니까.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지났다. 학교에선 쉬는 시간마다 다양한 이야기가 들려왔고, 종이치면 다들 조용히 반으로 들어가 수업 준비를 시작하였다. 이 하루도 늘 여전했다.

아니, 여전할 줄 알았다. 다른 소문이 내 귓가에 들려오기 전에.

여학생(들)
들었냐…? 김태형 걔…..

백여아
…?

엎드려서 한참을 자고 있을 때 다른 여학생들의 말소리가 귓가에 닿아왔다. 뭐지. 김태형 이름을 들은 것 같은데.

궁금증이 생긴 여아는 급하게 일어나 주변을 휙휙 둘러보았다. 그때 눈에 보이는 여자무리들. 아 쟤네들이 얘기하고 있나보네. 뭘까. 여아는 정말 궁금했다. 저 아이들 사이에서 나온 김태형의 일이.

백여아
하…

요새 도통 자신의 감정을 알다가도 모르겠던 여아는 답답함에 머리만 박박 긁을 뿐이었다. 좋아하는 건가? 그때 사탕은 왜 주고. 그런 거는 또 왜 물어보고. 진짜 머 어떡하자는 거야.

한참을 고민하던 중 뒤애서 크게 들려오는 여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학생(들)
뭐라고? 걔랑 사귄다고??? 그 철벽남이??!

…?

드르륵.! 순간 놀란 여아는무슨 일이 생긴 것 마냥 급하게 반을 빠르게 뛰쳐나갔다. 놀란 아이들은 조용해진 후 그저 빈 여아의 자리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곤 하던 얘기를 마저 더 털어놓는다.

다음 시간은 체육 시간이었다.




급하게 옥상에 올라온 여아는 숨을 급하게 헐떡였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게 정말 뭐지. 모든 상황이 다 거짓말 같았다. 아니 거짓말이 아니면 설명 할 수 없었다.

백여아
하… 씨, 빠지면 체육이 뭐라할 텐데.

도저히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정신상태가 아니었다. 머리를 후라이팬으로 한 대 맞은 기분은 어떻게 설명할 수 없었다. 지금은 잠시 머리를 식힐 시간이 필요했다.

원래 소문은 소문일 뿐 함부로 믿으면 안 된다. 하지만, 방금 들은 그여자애라면 말이 달라진다. 계세은.

대충 알기론, 서로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사이.

충분히 일리가 있는 것 같은 소문이었다. 그리고 또 확신하는 이유는 그 여자애들이 직접 어젯밤에 봤다는 것이다.

어젯 밤 나란히 같은 상가에서 나와 걸어가는데 그 분위기가 풍겼다고 한다.

마치 썸 타는 듯한 분위기.


옥상위는 바람이 불었다. 바람 때문인지 생각이 더 엉키고 꼬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