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멱목련 [尋覓木蓮]

1. 봄이 지나서야 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유난히 잘난 것 없이 조용히 살아왔던 나. 반에서 흔히들 알고 있는 일진이나 왕따도 아닌 그저 반 구성원으로 지내오던 너.

어쩌다 내가 너의 맘에 들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제부터인지 너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도 그런 네가 완전히 싫지는 않았다. 너를 웃을 때 예쁜 아이라고 생각하고 지내왔던 나였기에.

그러다 처음 고백을 받았을 때가 여름이었나?

너는 되게 부끄러워 했지. 나도 고백 할 거라는 것이 느껴졌기에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어.

백목련

저.. 의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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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응. 왜?

백목련

나랑 사귀자.

나는 당연히 흔쾌히 허락했고 우리는 꽤 예쁜 연애를 했다.

물론 그녀의 사정을 알기 전까지는..

백목련

나는 네가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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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나도 너 좋아해.

백목련

근데 있잖아.. 만약에, 진짜 만약에 내가 돈이 없어서 너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하게 되면 어떡할거야?

나는 그녀의 말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문제고 그런 '만약에'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 했기에.

백목련

진짜 우리집에 별거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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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그래도 너네집 가보고 싶은데?

어떤 한 아저씨 둘은 그녀의 집 문을 부실 수 있다는 듯이 큰 마찰음을 내며 두들기고 있었다.

아저씨

백화열 이 새끼 어디 숨은거야. 빨리 나오지 못해!

그녀는 그 아저씨를 경멸하는 표정과 동시에 두려워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나를 잠시 세우고 천천히 걸어가던 그녀는 점점 걸음이 빨라지면서 그 아저씨 앞에 섰다.

아저씨

하, 뭐야? 네가 백화열 그 새끼 딸이지?

백목련

네, 맞아요. 돈 갚을게요 죄송해요. 제발 살려주세요.

그녀는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손은 불이 날 만큼 싹싹 빌었다. 나는 그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뭐가 뭔지 몰랐으니까.

아저씨

야. 내가 몇 개월이나 기다렸는데. 얼마나 더 기다리라는 거야?

백목련

...

아저씨

그럼 네가 백화열 돈까지 내던가.

그녀가 무슨 생각으로 끄덕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90도 인사를 해가며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아저씨는 눈썹을 움직이더니 이내 돌아서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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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괜찮아 목련아? 저 아저씨 뭐야.

백목련

사실 나 빚 되게 많아.. 이런 나라도 사랑해 줄거야?

백목련

사랑해, 강의건.

나는 그런 그녀의 말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돈을 목적으로 만난 것은 아니지만.. 그때 이후로 설레는 감정이 안 느껴졌다.

결국 몇 주 뒤..

백목련

의건아 왜 여기로 불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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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목련아.. 미안해. 정말 나 나쁜 놈인가..

백목련

말을 해봐 의건아.. 불안하게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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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우리 헤어지자.

그렇게 그녀와 끝이 났다.

그녀와 헤어지고 난 10년 후, 지금.

나는 27살이 되었고 그녀도 거의 잊어갈 때 쯤이었다.

나는 편의점 알바를 해오며 열심히 살아왔고 여친이 있긴 있었지만..

백목련 그녀처럼 나를 사랑해준 사람은 없었다.

이제는 사랑이 뭔지도 잘 모르겠고.. 앞으로 결혼도 못하며 살아가겠지.

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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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어서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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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

어, 너 강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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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어.. 너는 누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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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

뭐야, 나 기억 못해? 나 수청고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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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아 맞다. 그랬지.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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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

너 진짜 하나도 안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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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

너 목련이 기억해? 네 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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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아.

그동안 잊고 살았는데. 다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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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

목련이 얘는 살아있는 거 맞는지.. 번호도 바뀌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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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그래? 나는 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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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

아 그리고 너 요즘 여친 없으면 소개팅 어플 깔아봐. 요즘 유행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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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나 주제에 소개팅은 무슨..

분명 그랬던 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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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이름이 럽유라고? 유치하게..

나는 유치하게 그 어플을 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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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그나저나 목련이.. 잘 있으려나.

겨우 가난하다는 이유로 내가 찼는데, 내가 다시 찾고 있다니.

나도 참 이기적이다.

[尋覓木蓮] 심멱목련

감사하무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