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가지 능력
일곱 가지 능력 2 01


박우진과 거리를 걷고 있었다.

김여주
우진아, 나 너무 추워.


박우진
손 줘.

작년 겨울 첫눈이 왔을 때처럼 핫팩을 주려고 하나?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더니 내 손 위에 덮었다.

김여주
핫팩 줄 줄 알았는데 아니네?


박우진
왜 핫팩 줬으면 좋겠어?

김여주
아니 그건 아니지만 작년 겨울엔 핫팩 줬잖아.


박우진
그땐 친구라는 선을 지키고 싶었어. 지금은 연인이잖아.

박우진은 그 말을 끝으로 잡고 있던 손을 앞 뒤로 흔들며 걸어갔다.

김여주
너 은근 오글거리는 말 선수다. 왜 난 네가 날 좋아하고 있는지 몰랐지?


박우진
지금 알면 됐지.

그래. 박우진 말처럼 지금 알면 된거지.

김여주
웬 영화관?


박우진
기억 안 나? 크리스마스에 약속했잖아.

..그러고보니 크리스마스에 약속하고 놀지는 못 했지.

그 때 공부를 되게 열심히 했구나. 이제 행복할 날만 남은 거겠지?

분명 그래야만 한다.




내 생에 첫 재판하는 날. 떨려서 우진이와 밤새 통화하다가 잠도 4시간 밖에 자지 못 하고 왔다.

근데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김여주
저 죄송한데..


김태형
네?


김태형
어! 안녕하세요. 또 보네.

김여주
아, 저번에 시험장에서 길 찾는 거 도와주신 분이구나. 안녕하세요.


김태형
합격하셨나 봐요 만난 것 보면.

김여주
운이 좋았죠 뭐. 그 쪽도 합격하셨나 보네요.


김태형
그럼 판사이신가? 저도 판사인데.

김여주
..아니요 부판사예요.

왠지 모를 수치심이 짜증나 괜히 입술이 말라왔다.


김태형
아.. 그러시구나. 그럼 제 부판사?

김여주
아마 그럴 거예요. 사건번호 2020고정023호 사건하러 가는 거거든요.


김태형
어! 나돈데. 그럼 제 부판사 맞나보네요. 이제 앞으로 많이 볼텐데 이름은 서로 알려주는 건 어때요? 전 김태형이에요.

나도 그냥 판사이고 싶다. 누구의 부판사.. 이런게 좀 싫네.

김여주
김여주예요.


김태형
근데 여주씨는 좀 딱딱한 것 같아요. 좀 더 부드러우면 안 되나?

김여주
그 쪽은 은근슬쩍 말 놓으시네요? 네 안 되겠네요.

판사는 헤실헤실 거리며 앞길을 앞장섰다. 뭐가 좋다고 저리 헤실헤실 거리는 건지.


김태형
사건번호 2020고정023호 사건 피고인 홍길동씨 사건 하겠습니다. 앞으로 나오세요.

이렇게 크고 넓은 마법 재판장은 처음이다. 누구를 사건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김태형
이름이 뭔가요?

남성
홍길동입니다.


김태형
주민등록번호 알려주세요.

그 남자의 확인 절차가 끝난 뒤 본격적인 재판이 이루어졌다.


김태형
피고인에게는 진술 거부권이 있습니다. 이 법정에서 진술한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공소사실요지 진술하세요.

검사가 일어나서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서은광
피고인은 1월 24일 식당에서 반찬을 직접 가져다 주지않고 셀프로 뜨게 했다는 이유로 10분 동안 큰 소리를 쳐 영업방해하였다는 것입니다.

겨우 그런 것 때문에 화를 내는 사람도 있구나. 법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이런 일에 변호를 하고 재판을 하고.. 은근 힘든 일이 많을 것 같다.

판사는 골똘히 듣다가 내 어깨를 툭 쳤다.


김태형
저기 귀걸이 떨어졌어요.

나는 판사가 눈길을 준 곳을 바라보았고 정말 그 곳에 귀걸이가 떨어져 있었다.

나는 귀걸이를 끼지 않으니 내 거는 아닌 것 같아 주변을 둘러보는데..

변호사가 귀걸이를 끼고 있는 것이 보여 그 귀걸이와 싱크로율이 맞는지 실눈을 뜨며 보고 있었다.


김태형
공소사실 인부하세요.


김지수
피고인은 반찬이 셀프라는 것을 몰랐지만...

판사가 눈길을 돌려주었을 때 얼른 자리에서 살짝 일어나 귀걸이를 주웠다.

하지만 일어나서 의자에 다시 앉으려고 할 때..

실수로 가운을 밟아 몸이 옆으로 쏠렸고 한 가운데로 아주 큰 소리와 함께 떨어졌다.

쿠당탕-

한참 변호인이 말을 하고 있을 때 빨리 주우려고 했는데.. 모두가 나를 쳐다보는 것이 너무 수치스러웠다.


김태형
부판사, 뭐하는 것입니까.

김여주
..죄송합니다. 귀걸이를 주우려다 넘어지는 바람에.


서은광
부판사 주제에 변명은..

김여주
..저기요 아무리 제가 잘못된 선택을 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해도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김태형
여기는 재판하는 곳입니다. 싸우는 곳이 아니라구요. 다들 엄숙해지세요.

김여주
죄송합니다.

{일곱 가지 능력}

법내용 다루기 힘드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