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위 열일곱
7. 불안함의 불씨




민윤기
….

덜그럭,


“모든 학생들은 20분까지 교실로 이동해 주시길 바랍니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각자의 교실로 이동해 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모든 학생들은..”


매일 몇 번씩 듣는 방송에 없던 입맛도 다 떨어진 탓에 수저를 내려놓았다.

이번엔 또 무슨 피곤한 일일까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갑자기 부르긴 왜 불렀대? 밥도 아직 다 못 먹었는데”

“나야 모르지, 하여튼 짜증나게.. 밥이라도 제대로 먹게 해주던가”

“언젠가 지옥에라도 떨어지면 좋겠네”

“야 조용히 해, 들어온다”


뒤에서 쑥덕 거리던 애들의 말을 끝으로 담당 교사가 들어왔다.

평소보다 안 좋은 표정으로 우릴 훑어보곤 스크린에 사진을 띄웠다.





민윤기
…!


“이건 하루 전 b층 구간 쪽에서 발견 된 책입니다.”

“이 중 한 번이라도 봤던 학생이 있습니까?”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왜 여자아이의 자리가 비어있는지 이제야 조금 이해가 되었다.

내 옆을 지나며 나를 흘겨보는 선생의 시선에

가시가 나를 옮아매는 듯했다.


“…혹여나, 거짓말을 한다거나

방관을 하는 학생이 있다면.”

“학교 측은 후에 진실이 밝혀질 때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릅니다.”

“본인이 이 책과 관련이 있다면 A층 행정실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민윤기
….



하새벽
….


벌컥!



민윤기
하.. 하..

하새벽
…뭐야, 민윤기


민윤기
…괜찮아?

여자아이에게 성큼 성큼 다가가 몸을 살폈다.

나를 이상하게 쳐다봐도 내게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하새벽
괜찮아, 멀쩡해

하새벽
너 뛰어왔어?


민윤기
어, 아니.. 너 무슨… 너 알아?


민윤기
갑자기 이 새끼들이 점심 시간에.. 너 그때도 없었잖아, 왜,

하새벽
민윤기


민윤기
…

하새벽
천천히 하나 하나 말 해



하새벽
….그냥 넘어가면 될 문제야


민윤기
..너 지금 내 말을 제대로 듣긴 한거야?


민윤기
넌 무슨..

하새벽
괜찮다니까

하새벽
나랑 지내면서 이런 일 없을 줄 알았어?

하새벽
그런 것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불안해 해


민윤기
…


민윤기
…내가 불안해 하는 게 아니라 너가 너무 평온한 건 아니고?

하새벽
..그래서 뭐

하새벽
가서 사실 저예요~ 이렇게 자백이라도 하라고?

하새벽
말도 안되는 소리지, 그냥 모른 척 넘어가면 돼

하새벽
나도 심문할 때 잘 넘어갔으니까


민윤기
…하새벽

하새벽
난 거기 가기 싫어

하새벽
..거기 가기 싫다고

하새벽
문제아라고 취급 받고 옮겨지는 곳으로


민윤기
…


이런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한 건 아니었다.

난 그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몰랐고 지금도 모르겠다.

너도 무서운 거구나 싶다.

허공을 응시하며 난감한 표정에 다리를 잘게 떠는 모습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