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님, 남의 일에 신경 꺼"

싸가지 전정국_02

그다음 날, 아직 그렇다 한 친구를 못 사귄 탓인지 터덜터덜 8반을 찾아 들어왔다.

1학년 때 같았으면 반문을 열자마자 친구들이 모두 인사해주었는데 지금은...

드르륵-

"..."

그럼 그렇지. 어제 앉은 그대로 자리에 앉아 평소 하지 않던 숙제도 꺼내 한두 문제씩 풀어나갔다.

드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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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인상 좀 펴. 어차피 1년 동안 볼 사이인데 편하게 지내야지, 안 그래?"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시며 한 말씀하시더니 A4용지 한 장을 펄럭이며 말을 이어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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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우리가 일단 반장, 부반장, 서기 세 명과 각 6개 부장을 뽑아야 하거든?"

[서기 - 어떤 모임이나 조직에서 회의나 형의, 토론 등이 있을 때 그 절차와 내용을 기록하는 일을 담당하는 직책] :보통 학급 회의가 이루어질 때 나온 의견이나 내용을 간추려 작성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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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자습 마치고 뽑도록 할 테니 관심 있는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지원해."

반장...?

1, 2학년 때 리더십을 가지고 활동하는 반장이 꽤나 멋있어 보였던 나이기에 반장이라는 직책에 솔깃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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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영

"반장해봐! 난 서기하려고. 반장, 부반장은 가산점에 생활기록부에 기록돼서 네가 손해 보는 일은 없을걸?"

정여주

"그래도 애들 관리하려면 좀 힘들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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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영

"세상에 안 힘든 게 어딨어. 지르고 보는 거지."

정여주

"그래 반장, 까짓 게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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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영

"쫄지 마, 이년아."

띵띠리리리리리-

정여주

"아, 나 반에 들어가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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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영

"다음 시간에 찾아와~"

애처롭게 손을 흔들고 각자의 반으로 돌아와 그 시간 교과과목 책을 준비했다.

드르륵-

첫 시간은, 담임선생님의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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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얘들아 수업하기 전에 반장, 부반장, 서기, 부장들 먼저 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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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일단 6개 부의 부장들 먼저 뽑는다. 체육 보건부 부장할 사람."

반장이나 부반장처럼 부담스럽지 않은 직책이라 그런지 친구들이 너도나도 손들어 부장을 하려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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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각 부 부장들은 명단 올려놓을 테니 열심히들 해라. 이제 반장, 부반장, 서기 뽑을 차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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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혹시 여기 지원하고 싶은 사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고, 한참을 고민하던 내가 조십스럽게 손을 들었다.

정여주

"선생님,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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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오, 이름."

정여주

"정여주요."

그 때 알았어야 했다. 지금 이 선택이 큰 후폭풍을 불러올 줄을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