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남
녤뭉ㅇ슈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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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백설공주와 사냥꾼



강 다니엘
"아, 오늘 너희 집에서 자고갈래!"

You
"..대체 허락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뜬금없이 룸파티는 왜 열자는건데?"


김 재환
"그래, 야. 얘도 여자야 이젠."

잠깐, 이젠? 나 이때까진 여자 아니었냐? 은근 사람을 무시하네 이게.


버스에서 내려 눈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흰 눈이 소복이 쌓인 모습이 꽤나 보기 좋았다. 가로등의 누런 빛이 조금 비치는 것 같기도 하다.

후, 한숨을 폭 내쉬고 그래. 오늘만이다. 하고 머리를 한 손으로 쓸어올렸다.


강 다니엘
"오오오!! 왠일이냐, 오늘? 무슨 일 있었냐?"

해줘도 뭐라하고 그래. 옷은 알아서 입고 자라. 강의건의 팔을 툭, 하고 건드리고는 인심 쓴다는 표정으로 한껏 생색을 내었다.


김 재환
"뭔데, 막차 끊겨서 그래?"

You
"막차 끊긴 줄도 몰랐거든. 그냥, 올해도 얼마 안 남았구나, 싶어서."

고개를 끄덕이고 신나하는 강의건이 조잘대자 시끄럽다고 나무라기를 몇 번 반복하고,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쌓인 눈이 제법 많아 푹, 푹 밟으며 빈방ㅡ예전에는 아빠의 방이었던ㅡ의 보일러를 돌렸다. 겨울에 보일러도 없었으면 정말 얼어죽었을텐데. 그래도 다행이랄지.



강 다니엘
"너희 집은 참 한결같다."

You
"돌려 까냐?"


강 다니엘
"아니이- 할머니 댁 같이 편안하고 그래서."

You
"우리 집인데 니 마음이 편하면 어쩌라는 거야."

유치한 장난이 곁들어진 채 투닥투닥 거리던 나와 강의건을 발로 건들이며 이불 속에서 꼼지락대는 김재환을 뒤로 돌아 째려보았다.

You
"야, 치지 마."

싫은데? 괘씸하게 약을 올리다니. 티비를 쳐다보는 김재환의 다리를 베고 그대로 누웠더니 평소라면 앓는 소리를 내며 엄살을 피울 김재환이 푸스스 웃는다.

미쳤나봐. 조용히 중얼대곤 강의건의 베개를 뺏어와선 편히 엎드렸다.


강 다니엘
"야, 벌써 이렇게 한 해의 막바지를 보내고 있다.우리가."

분위기 잡는 강의건이라니. 약먹었냐고, 소름끼친다며 나와 김재환이 미간을 찌푸리자 개구지게 빵 터진 의건이다.


강 다니엘
"간만에 멋진 척 좀 해보려했더니 아예 빌미를 안 주는 것 봐라. 나빴다."


김 재환
"그냥 누워서 쳐 자라-"


You
"오랜만에 옳은 말 하네. 티비 그만보고 자라, 이젠."

다 자자- 일렬로 누워선 이불을 어깨까지 끌어올리자 답답하다고 난리를 피우는 강의건을 가볍게 무시하고 눈을 감았다.

한 것도 없는데 피곤해, 하며 정말 빨리 잠에 빠졌던 것 같다.

아침이 되어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이제 두 꼬맹이들을 보내려 마중을 나오니 눈은 그쳤으나 겨울은 맞는지 연말이 하얗게 물들어져있었다.

문 앞에서 코트를 걸치고 검은색 목도리를 두른 김재환이 발을 조금씩 굴렸다. 추위도 잘 타는게, 옷을 조금 여며 주었다.

You
"춥게 가다 감기 걸려서 개고생은 하지 말고."



김 재환
"그래, 다음에 올 땐 이 오빠랑 데이트나 하자."

데이트는 무슨. 궁시렁대며 김재환의 이마를 콩 쥐어박곤 공부나 잘 하세요, 하고 쏘아붙였다.


강 다니엘
"갈게! 잘 있어라!"

손을 빠르게 흔드는 강의건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참 변함이 없어. 답으로 나도 팔을 뻗어 손을 크게 저었다. 허공에 떠도는 찬 공기가 닿았다.


김 재환
"새해 잘 보내고. 버스로 2시간인데- 가는동안 재미없겠다, 강의건이랑."

You
"다음에 오면 그땐 자고 가는 건 어림도 없을 줄 알아!"

세 명의 웃음이 조금씩 끊기고, 멀어져가는 둘이 점점 흐려지기까지 할 즈음.

You
"아, 몇 달만에 웃었네."

나도 현실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깨끗한 눈에 파묻혀서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