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뛸 수 있도록
Ep. 1 / 권태기


[여을의 시점]

신여울
아니, 필요 없어.


전정국
나 모처럼 쉬는 날인데..

신여울
어쩌나? 그날이 오늘인걸.


전정국
야, 너 요즘 진짜 왜 이러는 건데.

신여울
나 바쁘다고. 나가라고.


전정국
내가 다시는 네 집에 오나 봐,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이었을까, 이렇게 싸우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맨날 조직에 일 있다면서 나랑은 놀지도 않고, 서러운 게 쌓이고 쌓여 원치 않았던 모진 말들을 내뱉어버렸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렸다.

우리에게, 아니 나와 그에게 있어서 한 달이라는 시간은 꽤나 길었다.

그 한 달간 그가 마지막으로 거칠게 여닫았던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고, 우리의 대화창도 시간을 멈춘 듯 그대로였다.

마감 및 메일 전송. 드디어 퇴근이다.

이놈의 마감마다 그의 생각이 나서 미치겠다. 서로의 자존심 때문에 그는 내 자주 사용하는 연락처 목록에서 자동 삭제 처리되었다.

'띠리링-'

맑은 종소리와 함께 전화가 울려왔다. 4OC 조직 김태형. 내 친구이자 그와 나를 이어준 연결고리 중 하나이다.

신여울
-어 왜,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태형의 목소리는 꽤나 다급하고 흥분해있었다.


김태형
-야, 네 남친 말이다 네 남친...!

신여울
-어? 전정국? 전정국이 왜?

거리 둔 척하려고 애칭인 국이가 아닌 성까지 붙여서 불렀다.

아직 무슨 미련이 있었는지 톤을 나름 낮춘다고 낮췄지만 아까 전화를 받을 때보다는 높아진 톤이었다.

내가 성을 붙여 부르자 그가 다시 되물었다.


김태형
-싸웠냐? 성까지 붙이게,

신여울
-아니 뭐 딱히 싸운 건 아니고, 뭐랄까 그ㄴ..

싸웠다고 말하기는 내 자존심이 허용하지 않았기에 그냥 권태기라고 말하려고 했다.

근데 그 말들을 다 듣지도 않은 채 내 말을 끊었다. 얘 원래 안 이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