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속 특별함
#26


여주와 민규의 아침이 밝았다

김여주
민규씨하고 사귀고 첫 날 아침이네..

여주는 생각만 해도 설레는지

이불을 머리 끝까지 쓰고 이불킥을 했다

김여주
하.. 진짜 행복해…

어젯밤 민규와 전화를 하다

충전도 못하고 그냥 잠에 든 여주가

충전기를 연결하며 생각했다

김여주
‘ 왜이렇게 폰이 뜨겁지..? ’

철컥_

쾅_


김민규
김여주!!!

김여주
아침부터 왜그래

김여주
오빠 출근 안 했어?


김민규
출근하다가 차 돌려서 왔어

김여주
오빠 그럼 회사는?

아무것도 모르는 여주는

태연하게 물었다


김민규
월차 냈어


김민규
그리고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김여주
그럼 뭐가 중요한데..

김여주
불안하게…


김민규
너 아무것도 못본거야?

김여주
그러는 오빠는 뭘 본건데

띵동_

김여주
누구 온 것 같은데?


김민규
이 판국에 누구야 진짜..

여주가 인터폰을 확인하러 가자

민규는 열애설 기사 댓글이 폭주하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밖으로 나가자마자 인터폰을 본 여주는

왠지 다급해보이는 민규가 보였다

철컥_

김여주
민규씨 왜이렇게 급해요

김여주
바쁜데 나 보고 가려고요?

민규는 여주를 보자마자 덥썩 안았다

김여주
왜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김민규
여주씨 괜찮은거죠?

김여주
뭐가요..?


김민규
일단 둘 다 들어와


김민규
형.. 출근 안 했어요…?


김민규
월차 내고 집 들어왔어


김민규
빨리 들어와


김민규
네..


김민규
너희 사귀기로 한거야?


김민규
네.. 사귀기로 했어요…

김여주
둘 다 무슨일이길래 그래..


김민규
근데 매제는 오늘 출근 안 해?


김민규
기사가 너무 빠르게 퍼져서..


김민규
회사에서도 오늘 하루는 집에 있으라네요..

김여주
아니 무슨 일인데..!


김민규
여주씨 당분간 핸드폰 하지마요

김여주
네..?


김민규
우리 열애설 기사 났어요

김여주
아니.. 무슨 근거로…


김민규
기사에 여주씨가 나한테 뽀뽀하는 거


김민규
그 사진이랑 같이 올라갔어요


김민규
지금 댓글이고 뭐고 너무 심각해요

김여주
정말이에요..?

여주는 10%밖에 충전이 안 된

핸드폰을 켰다


김민규
보지말아요, 이거 보면 여주씨 상처받아

김여주
어느정도로 심각한지 나도 알아야해요


김민규
어느정도 마무리 되면 그때 봐도 괜찮아

김여주
지금 봐야 사태파악이라도 할 거 아니야

여주는 곧, 기사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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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설 기사에 하나 하나 들어가본 여주는

오빠와 민규가 가장 걱정했던

댓글로 시선을 옮겼다

💬 입을 어디다 갖다대냐

💬 솔직히 별로 안 예쁜 거 같은데

💬 사실이면 탈덕함 ㅅㄱ

💬 저 년 상판떼기 제대로 좀 보고싶음 ㅋㅋ

💬 사생활 확인이 어려운게 아니라 그냥 맞는데?

💬 민규야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줘

💬 어떻게 꼬신거냐 ㅅㅂ ㅋㅋㅋ

💬 사귀는 사이니까 괜찮죠? ㅇㅈㄹ ㅋㅋㅋ

여주가 댓글을 하나 하나 읽고있자

세븐틴 민규가 핸드폰을 뺏었다


김민규
여주씨 이런 거 보지마요

처음과 비교해서 급격히 어두워진 얼굴인 여주를 보며

민규는 죄책감이 들었다

김여주
나 괜찮아요

김여주
이런 것도 각오 안 하고 민규씨 만나기로 한 거 아니예요

김여주
근데 다만.. 성인 남녀 두명이 만나는데

김여주
내가 왜이런 각오까지 해야하나 싶었어요

민규는 아무말도 건낼 수 없었다

여주의 말이 모두 옳았기 때문이겠지


김민규
매제 나랑 잠깐 얘기 좀 해


김민규
여주 잠깐만 혼자 있을 수 있지?

김여주
내가 어린 애도 아니고.. 얘기하고 와

민규는 여주에게 핸드폰을 주고는 여주의 오빠를 따라갔다

여주는 TV를 키고 연예뉴스를 시청했다

뉴스에서도 여주를 까내리기 바빴고

댓글에서도 여주를 생각해주는 이는 없었다

단지, 수위 높은 욕과 패드립이 난무할 뿐이였다


김민규
회사에 열애 인정 기사 내달라고 안 했습니까?

화가 난 민규는 차분히 높임말을 쓰며 말했다

말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함이였다


김민규
대표님하고 전화를 했지만..


김민규
그렇게 인정해버리면 손해가 너무 커서


김민규
안 된다고.. 그룹에도 손해가 갈거라고


김민규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전화를 끊으셨어요


김민규
이대로 가만히 있을 거예요?


김민규
그건 아니에요!!.. 어떻게 해서든…


김민규
꼭.. 열애 인정 기사 빨리 내겠습니다…


김민규
김여주는, 내 동생은 어떻게 할겁니까?


김민규
아까 상처 받는 거 두 눈으로 봤을 거 아니에요


김민규
민규씨가 잘못한 거 아니라는 거 알아요


김민규
다만, 민규씨의 위치가 그러면


김민규
더 조심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김민규
죄송합니다..


김민규
죄송하다는 말 말고 수습하세요


김민규
네.. 알겠습니다

둘의 대화가 한창인 사이

여주는 점점 몰려오는 자괴감에 방에 들어갔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사이를 밝히는게

누군가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있다고

여주는 그렇게 악플러들을 이해해 보려 했다

여주의 핸드폰이 점점 뜨거워지며

쉴 새 없이 진동이 울리는 폰을 부여잡고

충전기를 연결하면서 박주임의 전화를 받았다


박보영
( 대리님, 연차 중에 죄송해요


박보영
( 너무 걱정이 되서요..

김여주
( 박주임…


박보영
( 대리님 지금 어디에요?

김여주
( 집이에요


박보영
( 제가 갈게요 지금 잠깐 만나요

김여주
( 지금 오빠랑 같이 있어요 저 괜찮아요

점점 작아지는 여주는 스스로 괜찮다고 다독이며

자신과 자신을 걱정해주는 이에게 거짓을 말했다


박보영
( 김대리님.. 열애설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박보영
( 저 그런 거 관심 없어요


박보영
( 그저 5년 전 그날로


박보영
( 대리님이 또 그런 감정을 느끼면 안 돼요


박보영
( 이거 대리님이 잘못한 거 아닌 거 알죠..?

김여주
( 박주임..,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게

김여주
( 이렇게 욕을 먹어야하는 일인가요..?


박보영
( 절대 아니에요 이상한 생각 하지말고


박보영
( 김대리님은 그냥.. 신경쓰지 말아요

김여주
( 위로해줘서 고마워요 나 쉬고싶어서 그런데

김여주
( 전화 끊어도 될까요..?


박보영
( 네


박보영
( 김대리님 그냥 한숨 푹 자요

김여주
( 고마워요 박주임..

뚝_

전화를 끊은 여주가 생각했다

자신도 안다고, 이건 나도 민규씨도

아무도 잘못한게 없다고

하지만, 그런 여주의 생각과는 다르게

여주가 잘못이라며 손가락질을 해대는

사람들을 보면서 정말 자신이 잘못한 것 같았다




한참을 생각하다보니 눈물까지 쏟아졌다

방 밖에서는 이야길 끝냈는지

오빠와 민규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곧, 여주의 방 문이 열렸다


김민규
김여주 울지마


김민규
니가 뭘 잘못했다고 울어

어떤 위로도 도움이 안 되는게

힘에 부치는 말들이라는게

무슨 뜻인지도 다시 깨달았다

5년 전의 그 느낌에 비하면 결코 아무것도 아니지만

확실한 건 이것 또한 여주에게 상처가 됐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민규가 여주를 꽉 안았다


김민규
여주씨 나 지금 회사 갈거에요


김민규
이거 어떻게든 수습할게요 그러니까 울지마요

김여주
이걸 어떻게 수습해요..


김민규
열애 인정 기사, 그거 3일 안에 낼게요


김민규
아니, 오늘 안으로 낼게요

김여주
회사 앞에 기자들 있으면 어떡해요..


김민규
그딴 거 다 상관없어요


김민규
우리가 사랑하는 건 사실이잖아요


김민규
여주씨 나 믿어요

혹여라도 여주가 다시 동굴로 들어갈까

민규는 필사적으로 여주에게 말했다

김여주
나 민규씨 믿어요

김여주
조심해서 다녀와요


김민규
믿어줘서 고마워요


김민규
오늘 늦게 올 것 같아요


김민규
내일 아침 일찍 여주씨 보러 올게요,


김민규
열애 인정 기사 들고요

5년 전 그리고, 며칠 전의 여주는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죄책감과 자괴감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여주는 전보다 단단한 사람이 되었다

김여주
내 걱정 하지말아요

김여주
나 이제 그렇게 나약하지 않아요


김민규
사랑해요


김민규
어떤 일이 우리를 막고,


김민규
무슨 일이 있어도 여주씨 사랑해요

눈물을 닦으며 나약하지 않다고 말하는 여주를 보며

겨우 눈물을 참아내며 민규는 사랑한다 말했다

김여주
민규씨 무리하게 하지말고

김여주
천천히 해요, 나 정말 괜찮아

김여주
그리고 나도 민규씨처럼 사랑해요


김민규
나 다녀올게요

여주의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민규는 빠르게 회사로 출발했다

그리고 여주의 오빠가 여주의 옆에 있어주었다

어떤 일이 우리를 막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여주씨를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무리해야만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한 여자의 남자로서 이번만큼은

절대로 김여주를 동굴에 들어가게 두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