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속 특별함
#54


여주는 민규가 퇴근 할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갔다

민규를 맞이해주기 위해 나갔지만

여주의 생각은 민규를 보면 오리발을 내밀 작정이였다

김여주
다시 들어갈까

여주는 새삼 누군가를 마중 나와 기다려본 기억이

단 한번도 없었기에, 혼자 있음에도 쑥스러웠다




1시간정도가 지날 때까지

여주는 똑같은 자리에서 계속 민규를 기다렸다

그리고 곧이어, 익숙한 차가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왔다

주차된 차 근처로 가서 서성거린 여주가

민규가 나올 것만 같아 긴장했다



드르륵_


김민규
내일 봐, 나 간다


최승철
조심히 가 ~


김민규
네 -

차 안으로만 고개를 돌려 인사하던 민규가

차 밖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여주를 볼 수 있었다


김민규
여주씨 왜 나와있어요?

김여주
그냥요


김민규
설마 나 마중 나온 거예요?

김여주
어떨 것 같은데요?


김민규
왠지 오래 기다렸을 것 같은데요

김여주
민규씨를 기다렸을 수도 있고,

김여주
뭐 그냥 잠시 나온 거일 수도 있고..


김민규
네? ㅋㅋㅋ 그게 뭐예요 ~

김여주
들어가요, 나 추워


김민규
하긴.. 이제 날씨가 많이 쌀쌀해지긴 했죠?


김민규
얼른 들어가요

민규는 여주의 양쪽 어깨를 감싸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김여주
민규씨 손 씻고와요


김민규
여주씨도 손 씻어야죠

김여주
난 아까 1시간 전에 집에 있었는데요 뭐..


김민규
나 1시간동안 기다린 거예요?


김민규
그러니까 춥죠, 그래도 감동이에요..

김여주
기다린 거 아니라니까요?


김민규
그럼 뭔데요?

여주의 잠시 뜸을 들이더니 입을 열었다

김여주
기다렸을 수도 있고,

김여주
그냥 1시간동안 거기 있고 싶었을 수도 있고…

당황한 나머지 여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김민규
ㅋㅋㅋ 그래요


김민규
여주씨가 1시간동안 거기 있고 싶어서 있다가


김민규
내가 나타난 걸로 해요 -

김여주
…놀리는 거예요?


김민규
아닌데요?

김여주
말투가 딱 놀리는 것 같은데요?


김민규
놀리는 거일 수도 있고,


김민규
여주씨가 귀여워서 그러는 거일 수도 있고 -

민규는 아까의 여주 말을 응용하며 억양까지 비슷하게 따라했다

김여주
둘 중에 뭐가 됐든,

김여주
일단 손 씻고 와요


김민규
같이 가요

김여주
그래요 -




화장실에서 같이 손을 씻다가

서로에게 물을 튀기면서

갑작스레 흠뻑 젖은 둘은 옷을 갈아입고는

침실로 와서 침대에 누웠다

김여주
갑자기 그렇게 물을 뿌리면 어떡해요..


김민규
헐 -, 여주씨는 샤워기까지 틀어놓고

김여주
시작은 민규씨였거든요 ~


김민규
난 기억이 안 나는 것 같은데요?

김여주
나게 해줄까요?


김민규
잘못했어요 여보님

갑작스레 여보라고 말을 한 민규 때문에

여주는 마치 일시정지 화면이 된 것 같았다


김민규
여주씨는 의외로 뚝딱거리는 모습이 매력적이에요

김여주
놀리지마요

김여주
갑자기 부르니까 당황해서 그랬죠..


김민규
그럼 여주씨 적응 될 때까지 기다릴게요

김여주
고마워요 -


김민규
나 이제 씻고 올테니까 놀고있어요

김여주
씻고 나오면 밥 같이 먹을까요?

김여주
아니면, 내가 만들고 있을까요?


김민규
같이 만들어요

김여주
그럼 빨리 씻고 나와요


김민규
네 ~

민규가 씻으러 간 사이

여주는 민규의 직캠을 보며

민규의 춤선을 감상했다

몇 개의 직캠을 다 보고나니

더 이상 할게 없어진 여주는

책을 읽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뒤에

여주가 잠에 든지 5분 뒤, 민규가 머리를 털며 나왔다

책에 머리를 박고 자는 여주의 모습을 보자

민규는 사랑스럽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는 책을 옆으로 치워서 편하게 눕혀주고

여주의 귀에 속삭였다


김민규
여주씨 밥 안 먹어요?

5분이라지만 생각보다 깊이 잠에 든 여주는

손사레를 쳤다


김민규
그럼 오늘은 나도 다이어트 할 겸 여주씨 옆에 있을게요

여주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민규는 여주가 읽던 책을 들고 침대에 앉았다

그리곤 여주가 평소에 어떤 책을 읽는지

따라서 읽어보고는 여주의 취향을 파악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2시간에 걸쳐 책을 끝까지 읽은 민규는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번져있었다

그리곤 이불을 제대로 덮어주고 속삭였다


김민규
잘자요 사랑해요

여주도 말을 들은건지

민규의 말을 듣자 미소를 지었다

민규는 여주의 얼굴을 보고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김민규
내일 아침에 얘기해주면


김민규
귀가 간지러워서 웃은 거라고 하려나.. ㅋㅋ

민규는 혼잣말을 하면서도 쿡쿡 웃었다

그리고 여주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는

여주의 옆에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