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반 BTS 2

EP 18. 폐장 시간 아쿠아리움의 진실 (2)

총관리자가 일이 있다며 자리를 뜨고, 수족관 앞에는 세 사람이 남았다. 무전이 아닌 개인 메시지로 남준에게서 정보를 얻은 윤기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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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윤기 형, 무슨 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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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여기 위험해. 다들 조심해서 다녀야 해. 수족관 안은 될 수 있으면 보지 말고, 만약 보게 되면 확실하게 살펴보고."

연여주

"그게 무슨 소리야. 보지 말라는 거야, 보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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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냥 하라면 해. 되도록 혼자 다니지 말고."

왠지 평소보다 여유가 없어보이는 윤기에 여주와 호석이 눈을 마주치곤 어깨를 으쓱였다.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는 의미였다.

윤기가 먼저 앞서가고, 그 뒤를 여주와 호석이 따랐다. 윤기가 진지하게 분위기를 잡든 말든, 여주는 자꾸만 다른 곳에 시선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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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여주 씨, 재밌어요? 누가 보면 아쿠아리움 처음 온 것 같은데."

연여주

"처음 온 거 맞는데요? 근데 이름이… 아쿠아… 리움? 사실 아까 남준 씨가 말하는 거 듣고서 이게 뭔가 싶었거든요. 여기는 꼭 바닷속에 들어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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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엥…. 아쿠아리움이 처음이라고요? 어렸을 때 한 번도 안 왔어요?"

연여주

"전 태어났을 때부터 그곳에 있었는 걸요? 아저씨들이랑 생활해서 그런지 외부로는 횟집이나 노래방, 클럽… 뭐 이런 곳만 가 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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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

잠깐 잊고 있었다. 여주는 조직원이었다는 걸. 호석은 아이 같이 신기해하는 여주의 모습이 잠시 몸을 우뚝 세웠다. 조직원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건 아닌가 보다.

여주를 봄으로써 조직원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 거구나…. 내심 여주를 경계했던 호석의 눈이 풀어졌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야. 여기 지도 있… 뭐 하냐, 너희? 얼른 안 와?"

연여주

"갑니다, 가요–."

여주는 며칠 전과 다름 없는 태도로 호석을 대했다.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는 호석의 옷깃을 톡톡 건드려 "안 가요?" 라 묻는다.

뒤끝이 없다 해야 할지, 순수하다 해야 할지….

"갑시다. 여주 씨."

그 무엇이든, 좋았다.

연여주

"아씨…. 다들 어디 간 거야."

지도를 보며 길을 훅훅 뚫고 나가는 윤기, 호석과는 달리 여주는 수족관에 정신이 팔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그만 두 사람과 떨어지게 됐다.

결국 돌고 돌다 다시 돌아온 이곳. 수족관에 등을 기댄 채 바닥에 주저앉으니 아쿠아리움에서 길을 잃은 어린아이 같았다. 뭐, 길을 잃은 건 맞지만.

연여주

"아아. 들리나요? 들리면 아무나 대답 좀 해 주지."

언제부턴가 인이어도 휴대폰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큰 아쿠아리움에서, 손님도 적지 않은 이 아쿠아리움에서 통신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건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전정국 image

전정국

— 다들…… 니까.

중간중간 인이어에서 말소리가 들리긴 했다만, 단지 그뿐. 중간에 지지직 대는 소리가 너무 커서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귀에서 인이어를 빼 주머니에 넣고 눈을 감으니 귓가에 물소리가 웅웅거렸다. 조용한 곳에 혼자 이러고 있으니 참았던 졸음이 밀려왔다.

또각. 또각.

막 깊은 잠에 빠지려 할 때쯤, 물소리 넘어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휴장하는 날에도 청소하는구나– 하며 그냥 넘어가려 하니, 문득 청소부는 하이힐을 신을 리 없다는게 생각났다.

연여주

"……누구야."

여주는 느리게 눈꺼풀을 들어올려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의 얼굴을 확인했다. 하얀 셔츠에 몸에 쫙 달라붙는 원피스, 고혹적인 레드 립스틱까지. 처음 보는 여잔데.

"네가… 연여주?"

"아니, 봄베이라고 불러야 하나."

그녀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이름이 나왔다.

연여주

"…누구냐고 묻잖아."

여주는 앉아있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연여주라는 것도 알고 봄베이라는 것도 알고 있으면…. 카타르티시밖에 없었다.

앞에 있는 여자가 누구냐에 따라 여주의 반응이 바뀐다. 사이타라면 6년 전 조직을 무너트렸던 일과 2년 전 여주를 그 병실로 끌어들인 것에 대해 물어야 했다.

만약 사이타가 아니라면….

"나?"

연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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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프시케… 라고 하면 알려나?"

죽인다.

쓱–!!!

여주는 발목에 있는 잭나이프를 재빠르게 꺼내 프시케를 향해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프시케가 하이힐의 굽으로 여주의 무릎을 찼고, 여주는 신음 하나 내뱉지 않으며 버텼다.

무릎을 밀린 바람에 팔이 프시케의 목에 닿지 않았다. 아, 시발. 욕이 절로 나온다. 무릎이 작살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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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교도소는 너무 시시하더라–. 별 것도 아닌 것들이 자꾸 달라붙어."

퍼억–!!

짓눌린 무릎을 붙잡고 뒤를 돌아 프시케의 얼굴을 향해 뒷발차기를 날렸다. 그 상태로 발차기까지 날릴 줄은 몰랐던 것인지 프시케는 인상을 구기며 얼굴을 부여잡았다.

연여주

"웃지 마. 정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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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허?"

프시케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여주는 잭나이프를 고쳐 잡고, 프시케도 허리춤에서 잭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연여주

"갑자기 나타난 이유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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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우리 귀여운 아기 고양이께서 너한테 경고 좀 하고 오란다. 아. 하룻 강아지는 고개 좀 숙이고 있으라는 말도 전해달랬어."

연여주

"시발. 너희는 보스를 다 그따위로 부르냐? 주인님에, 아기 고양… 하."

연여주

"너희 보스 취향 한 번 좆같다."

진심이었다. 어디 뭔 유흥업소도 아니고 시발 호칭이 그게 뭐야. 언제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여주는 이건 못 참겠다는 듯 진심을 다해 얼굴을 구겼다.

끼이익–!!!

두 잭나이프가 맞닿자 소름끼치는 소리가 아쿠아리움을 울렸다. 이번에도 프시케는 다리를 노리는 듯 굽이 높은 하이힐을 들어올렸지만, 여주는 멍청하지 않았다.

퍼억–!!!

프시케가 발을 뻗는 사이로 다리를 넣어, 마치 씨름에서 볼 법한 안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물론, 그 짧은 찰나에도 얼굴에 주먹을 꽂아주는 건 잊지 않았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프시케가 넘어지고, 여주는 프시케의 손에 들린 잭나이프를 쳐냈다. 잭나이프의 칼날을 손 아래로 향하게 고쳐잡고 그대로 프시케의 목으로 손을 뻗으니,

쾅–!!

연여주

"…하아……."

순간적인 힘으로 프시케가 여주의 복부를 차는 바람에 뒤로 밀려나 수족관에 등을 세게 부딪혔다. 저거, 하이힐 신고 온 거 노린 거였구나.

하이힐의 굽이 복부에 제대로 찍혀들어갔다. 장담하건데, 이건 진짜 갈비뼈가 부러진게 틀림없다. 숨을 들이마쉬고 내쉴 때마다 안쪽 무언가가 긁히는 듯 쇳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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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너… 일부러 얼굴만 노린 거지. 내 얼굴이 얼마나 값어치가 높은 줄 알아?!?!"

연여주

"후…. 그래보였어. 그래서 일부러 코는 피해서 쳐 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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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시발!!!"

콰앙–!!

제대로 화가 머리 끝까지 났는지 프시케는 여주의 어깨만 노리고 하이힐로 어깨와 쇄골 사이를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뒤로 계속 밀리는 충격으로 수족관이 흔들리는게 느껴졌지만, 프시케는 멈추지 않았다.

여주는 이를 악물어 비명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최대한 참았다. 이런 년들은 아프다는 걸 티내면, 오히려 더 좋아할 새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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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후…. 진짜, 난 너 같은 년들이 제일 싫어. 혐오스러워. 더러워서 소름끼쳐."

연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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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얼마 전에는 닉을 만났다지? 어때, 그렇게나 아꼈던 동생을 다시 만난 기분은?"

닉. 연준의 코드네임이다. 어렸을 때 영화 속 여우가 너무 멋있다며 그 이름으로 하고 싶다고 땡깡부렸었는데….

연여주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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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웃어? 뭐가 웃겨."

어렸을 적 연준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을 터트리니, 프시케가 기분이 상한 듯 여주의 뺨을 두어 번 치기 시작했다.

짜악– 짜아악–

하필 반지도 끼고 있어서 그런가, 뺨에 피가 흐르는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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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하도 봄베이가 그렇게 강하다길래 기대했는데, 이거 뭔 기대 이하잖아."

연여주

"…졸려서 그래. 졸려서."

졸리다는 말이 사실이라는 걸 증명하듯 여주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무릎은 부서진 것 같이 아프고, 숨을 쉴 때마다 복부가 긁히는 것 같다.

그러게, 2년 전만 해도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난 왜 갑자기 약해졌을까. 여주는 프시케의 말을 곱씹고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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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와, 진짜 이렇게 자는 거야?"

연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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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그래, 눈 딱 감고 기다려. 시원한 곳에 보내줄 테니까."

프시케의 말을 끝으로 허벅지에 주사기가 박혔다. 찌릿한 느낌에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것도 정말 한순간일 뿐. 여주는 무의식으로 끌어당기는 손길을 내치지 못했다.

…글쎄, 내가 왜 약해졌을까.

…이제는 지키고자 하는 게 없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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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

"푹 자. 봄베이."

무의식에 빠진 여주는 프시케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여주가 사라진 걸 뒤늦게 안 윤기와 호석은 아쿠아리움을 다섯 번째 돌고 있는 중이었다. 끊어졌던 통신은 갑자기 다시 돌아왔고, 다섯 번째로 돌아온 이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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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연여주. 연여주, 들리면 대답해. 연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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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아직도 못 찾았어? 아까까지만 해도 무전 잘 듣고 있던 거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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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갑자기 통신이 다 차단됐었어. 휴대폰도 먹통이었고. 근데 또 갑자기 다시 돌아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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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 여주 씨 위치추적 해 봤는데, 내가 아까 말한 한쪽 벽만 수족관인 자리야. 거기에 인이어 있나 확인 좀 해 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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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우리 지금 거긴데 여기에 아무것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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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어. 저거 아니야?"

윤기가 주변을 둘러보며 남준과 무전으로 대화하고 있으니, 옆에 있던 호석이 구석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보고 그쪽으로 달려갔다.

수족관과 바닥 사이 틈에 떨어진 인이어. 특수반이 사용하는 인이어가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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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인이어 찾았어. 근데, 인이어만 있어. 연여주는 못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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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 아직 여주 씨 핸드폰에는 위치추적 프로그램을 안 깔아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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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미친. 다들, 다들 이거 다 들어!! 거기 아쿠아리움 지난 주 월요일부터 아예 문 닫았대. 아쿠아리움이라는 인증서도 다 떼졌고, 그냥 거기는 개인 소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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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그게 무슨 소리야. 아쿠아리움인데 아쿠아리움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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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아쿠아리움이었던 거지. 지금은 그냥 돈 많은 누구의 개인 소유인 거고.

정국의 물음에 답하던 지민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 근데 왜 우리한테는 오늘 쉰다고 했을까? 그것도 아까 윤기 형이랑 호석이 형, 연여주가 들어가고 말해준 거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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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신고자들은 몰랐다 할지라도 그쪽 관계자들은 우리가 가기 전에 아쿠아리움 문 닫았다고 말해줄 수 있었잖아. 하지만 우리한테는 말이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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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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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우리가 낚인 거야!!! 윤기 형, 호석이 형. 당장 연여주 찾아내!!! 거기에 뭐? 총책임자? 그딴 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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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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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

이곳은 아쿠아리움이 아니고, 총책임자는 없다. 그럼 아까 우리한테 총책임자라고 소개한 그 사람은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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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시발."

"연여주… 당장 찾아내야 해."

"김남준, 전정국. 너희도 빨리 튀어와!!!"

마네킹. 붉은 물. 폐장. 그리고… 연여주. 최악의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여주는 아직 자신의 힘을 다 드러내지 않았어요... '그래. 난 백 번, 아니 천 번 쳐도 괜찮아. 근데, 내 것엔 손 대지 마. 그땐, 자비 따윈 기대도 못할 거야.'라는 마인드가 여주랍니다!

그리고, 저 결정했어요! 구독자 수 750이 된다면 댓글 수는 300으로 확 올려버리렵니다. 양심 없다고요? 네...

하지만 한 분당 2개씩 다시면 총 150분만 다셔도 다음 화가 연재되는 거예요. 이걸로 따지면 마냥 제가 양아치라고 할 순 없는 것 같지 않나요?!?! 5000자 쓰는데 2시간에서 3시간 걸립니다.

독자분들께서 2분에서 2분 30초 정도 읽으신다고 저도 3분 안에 다 쓰는 게 아니란 소리죠!! 네, 댓글은 최대 1.5개까지 작성 가능이고요. 댓글 도배 절대 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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