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반 BTS 完

EP 08. 립스틱 살인사건 (6)

호석에게서 전달 받은 주소로 도착한 여주와 태형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김여주

"안에 김석훈 씨 계신가요?"

똑똑똑.

김여주

"김석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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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김석훈 씨, 안에 계시죠? 아까 불 끄는 거 다 봤습니다. 잠깐 문 좀 열어주시죠."

몇 분이 지나도 단단히 닫혀있는 문이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태형은 여주 대신 목소리를 높이며 김석훈을 불렀다.

불 끄는 거 다 봤다는 태형의 말에 언제 또 그거까지 봤냐며 여주가 놀라 묻자 태형은 한 쪽 눈을 찡긋 웃으며 작게 속삭였다.

"사실……."

"거짓말이야."

그러고서 짓궂게 웃는 태형에 여주도 같이 웃음이 터지자 태형은 검지 손가락을 자신의 입술에 갖다대며 싱긋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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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쉿. 그러다가 들키겠어."

김여주

"아니, 거짓말이라면서요. 진짜 안에 안 계실 수도 있는 거 아니에,"

–달칵

"아, 죄송합니다. 샤워하고 있어서 못 들었네요."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여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문이 활짝 열렸고, 이제야 만나고자 했던 김석훈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살짝 젖은 머리카락에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소매.

샤워를 했다면 그 반대여야 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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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주야."

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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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주야. 여주야!"

김여주

"어, 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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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안 들어오고 뭐 해. 석훈 씨가 잠깐 들어오래."

김석훈의 옷차림을 의아하게 생각 중이던 여주는 그제야 태형의 부름에 답하며 집으로 들어섰고, 그와 동시에 문은 굳게 닫혔다.

여주와 태형을 집으로 들인 김석훈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며 사이다를 한 잔씩 건넸고, 여주와 태형은 감사하며 잔을 받았다.

"그… 다인이 사건 맡아주시는 경찰분들 맞으시죠? 그런데 여기는 어쩐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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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새로운 물건이 발견돼서요. 혹시 한다인 씨 남자친구인 김석훈 씨가 아는 것인지 여쭤보려고 왔습니다. 같이 서로 가 주실 수 있나요?"

태형은 입가로 가져갔던 잔을 내려놓으며 간단하게 설명했고, 옆에 있던 여주는 사이다를 홀짝홀짝 마시며 집 내부를 살펴봤다.

깔끔한 디자인의 따뜻한 색상의 집. 가족 사진이나 애인과 함께 찍은 사진도 없고, 심지어 자기 혼자 찍은 사진도 없다.

다음 달에 결혼하기로 했다면서 같이 찍은 사진이 단 한 장도 없을까?

괜한 의구심이 든다.

"그래요. 저 옷만 갈아입고 와도 될까요? 너무 급하게 갈아입고 오는 바람에 옷이 좀 젖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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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네. 뭐… 천천히 갈아입으세요."

김여주

"아, 저기! 저 화장실 좀 들러도 괜찮을까요? 너무 급해서…."

아무래도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화장실로 가는 동안 집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이 없는지, 그냥 사진을 잘 찍지 않는 사람인지, 아니면… 일부러 사진을 놓지 않았는지 확인해야겠다.

"네. 여기 이층으로 올라가시면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어요. 거기 쓰시면 돼요."

김여주

"감사합니다. 금방 갔다 올게요, 선배."

여주는 김석훈이 가리킨 쪽을 따라 걸어갔고,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며 집 안을 살폈다.

깨끗하고 먼지 한 톨 없는 바닥. 나무로 된 계단과 기스가 있는… 난간?

여주는 기스가 있는 난간 쪽으로 몸을 기울려 손가락으로 난간을 훑으며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을 올라가며 끊임없이 생각하는 여주.

저게 뭐로 긁혔을까? 만약 김석훈 씨가 범인이라면, 피해자 한다인 씨가 소지한 물건 중에 긁힐 만한 물건은…….

김여주

"…아."

여주는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굳게 걸어잠그고는 얼른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김여주

—반지 때문에 난간이 ㄱ

–촤악

김여주

"뭐, 뭐야."

미리 알아낸 태형의 전화번호로 난간에 대해 문자를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샤워기 호스가 켜지더니 하얀 분말 가루와 함께 뿌연 연기가 화장실을 가득 채웠다.

당황한 여주가 문을 열어보려 손잡이를 잡아당겼지만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빠르게 움직였던 손은 점점 느려지고 이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태, 태형 선배… 빨리…….'

움직이지 않는 몸과 스르륵 감기는 눈에, 여주는 그만 눈을 감았다.

한편, 여주와 같이 이 집에 의구심이 들었던 태형은 김석훈 몰래 집을 훑어보고 있었고, 10분이 지나도 내려오지 않는 여주에 이상함을 느끼며 계단 쪽을 바라봤다.

'…올라가볼까.'

혹시나 여주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 태형은 천천히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계단에 한 발을 걸쳤을까,

"다 갈아입었습니다. 가시죠."

마침 김석훈이 옷을 갈아입고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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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여주가 아직 안 내려와서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여자분 말씀하시는 거죠? 여자분은 아까 호출 받았다고 먼저 나가시던데요. 연락 안 받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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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호출이요?"

갑자기 무슨 호출이야.

뒤가 구린 것 같았던 의심이, 확신으로 바뀐다.

태형은 애써 미소 짓고 있던 입꼬리를 내리며 싸늘하게 물었다.

"개수작 부리지 말고."

"김여주 어딨어."

"하, 먼저 가셨다니까요. 누가 개수작을 부려요. 말씀이 좀 지나치십니다?"

김석훈은 왜 물어본 걸 자꾸 물어보냐며 기분이 상한 티를 숨기지 않았고, 화가 난 태형이 김석훈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아올리려던 그때.

–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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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립스틱 살인사건 열 네 번째 피해자 발생. 지금 바로 전달된 주소로 찾아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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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태형의 주머니에 있던 무전기가 울렸고, 태형은 정말로 호출을 받았다는 사실에 놀라 김석훈에게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제야 숨을 편하게 쉴 수 있게 된 김석훈은 옷깃을 정리하며 태형을 쳐다봤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태형은 주먹을 꽉 쥐며 빠르게 김석훈의 집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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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죄송합니다."

그 때문이었을까.

태형은 뒤에서 김석훈이 미소 짓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